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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할아버지께서 또 뭐라고 하셨어요?”

문득 그 말이 생각난 김초현이 말했다.

“주로 의경에 기재된 무학에 대해 얘기하셨어요. ‘금강신통’이라는 절학을 연마하면 칼에 찔리고 총에 맞아도 끄떡없다더라고요. 하지만 난이도가 높아서 의경 상권을 보조로 사용하라고 했어요. 전에 용천장에서 당신이 그랬죠. 특수 재료 옷을 입어서 칼에 찔리지 않았다고. 그건 약물로 체내 세포구조를 개변했기 때문이에요.”

김초현은 예전에 참 미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경 하권을 본 강서준은 이미 방어 무학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련할지는 완전히 터득하지 못했지만 무술 천재인 할아버지는 의술도 능통하니 분명 김초현에게 얘기했을 거라 믿었다.

김초현이 말을 다 할 때까지 듣고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또 그러셨어요. 이걸 연마하려면 먼저 전신 경맥을 뚫고 진기가 온몸을 돌아다니게 해야 한다고요. 그러면 몸 겉면에 철통 같은 보호막이 생기는데 금강신통까지 연마하면 삼척의 기벽을 형성하면서 진정한 금강불괴를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김초현은 강천이 알려준 대로 전달했다.

열심히 듣던 강서준이 다시 책을 들여다보았다.

신기한 절학 속에 잠겨 차근차근 터득해갔다.

김초현이 침대에 누워 한참이나 기다렸지만 강서준이 의자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너무나 졸린 나머지 하품을 하며 불렀다.

“여보, 그만 보고 와서 자요. 내일 일찍 일어나서 보면 되잖아요.”

강서준이 책을 내려놓고 침대 쪽을 바라봤다.

김초현은 온몸을 이불로 가린 채 작은 머리만 쏙 내밀었다.

“나 좀만 더 볼 테니까 먼저 자요.”

“여보, 오라니까.”

김초현이 유혹하듯 하얀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하지만 강서준이 피식 웃으며 무시해버리더니 다시 의경을 들고 보기 시작했다.

흥이 깨진 김초현은 더는 유혹하지 않고 뒤돌아 잠들었다.

한편, 백운그룹 최고층 회의실에 정장을 빼 입은 사람들이 둘러 앉았다.

한근명, 홍준태, 모용우 그리고 C 박사도 자리에 참석했다.

그들의 중심에 앉은 사람은 18, 19살밖에 안 되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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