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철혁이 강영을 짝사랑한 시간은 꽤나 오래되었다.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그녀의 집으로 달려왔다.비록 4대 가문의 관계가 미묘하긴 하지만 강영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그치만 현재 구씨 집안과 지씨 집안은 DN 그룹과 연합하여 강한 그룹에 압력을 가할 생각이었다.그래서 지씨 집안의 지철혁이 강한 그룹을 찾아온거다.지철혁이 강서준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강영이 강서준을 보호하는 게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남자면 앞으로 나서. 정정당당하게 한 판 싸우자.""오빠, 신경 쓰지 마요." 강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서준은 지철혁과 충돌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철혁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그는 지철혁과 강무현을 무시하고 갈 길을 갔다."멈춰."지철혁은 매우 빠른 속도로 강서준의 앞을 가로막고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무서워? 그럼 내 다리 사이로 기어가. 그럼 오늘 널 살려둘게."그는 두 다리를 벌렸다."오빠,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 강영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서준 오빠를 보호하라고 하셨어요. 저희를 더 괴롭힌다면 저도 가만 있지 않을 거예요.""강영, 네가 감히 강한의 죄인을 위해 나랑 맞서겠다는 거야?" 지철혁은 인상을 쓰며 말했다. "널 위해 못할 일이 없는 나한테 반기를 들다니.""우리 일은 서준 오빠랑 상관없어요. 만약 서준 오빠랑 싸우고 싶으면 우선 할아버지의 허락을 받아오세요. 그럼 저도 막지 않을 거예요."지철혁이 화가 난 걸 알아차린 강영은 결국 강지를 들먹였다.강지의 이름이 나오자 지철혁은 기가 죽었다."할아버지를 핑계로 날 겁주려 하지 마." 강무현이 나서서 말했다. "형님, 이 녀석 좀 손봐 주세요. 할아버지가 뭐라 하시면 제가 책임질게요."강무현의 호언장담을 들은 그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그는 어두워진 얼굴로 주먹을 들어 강서준의 얼굴에 내리꽂으려 했다.그러나 주먹은 강서준의 얼굴에 꽂히지 못한 채 그대로 강영에게 잡혀버렸다.강영은 그의 주먹을 막고
강서준이 장난스레 욕을 했다. "꺼져, 그것도 말이라고 하는거니?""헤헤." 이혁은 그의 뒤에 있던 강영을 확인하고 물었다. "이분은 누구세요?"강서준이 답했다. "강영이야. 강한 그룹의 사람이고.""형님, 초현 씨랑 이혼한 후로 바람기가 많아지신 것 같네요. 주변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걸 보니."강영의 차가운 얼굴이 붉어졌다. "허튼소리 하지 마요. 제 오빠예요.""아, 동생분이셨구나." 이혁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감지하고 얼른 화제를 전환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강서준이 말했다. "일단 강중으로 돌아갈 생각이야. 남황에는 네가 남아있어. 남황에 배신자가 있는데 네가 알아봐. 조용히 상황을 살펴보고 나한테 알려줘. 내가 강중에서 일 처리를 끝내고 돌아와서 배신자를 처리할테니까.""네? 의심가는 사람이라도 있으세요?""나도 정확하지 않아. 하지만 권력이 강한 사람이야,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어.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다 알아봐. 몸조심하고.""네." 이혁이 머리를 끄덕였다.강서준이 말했다. "전용기 좀 준비해 줘. 강중으로 돌아갈 거야.""네, 준비할게요."이혁이 자리를 떴다.곧 강중으로 돌아가는 전용기가 준비되었다.그러나 강서준이 전용기에 탑승하기도 전에 그림자가 나타났다.그림자는 강서준을 따라온 강영을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보아하니 강한 그룹에서 대우가 좋았나 보네요. 강영 씨까지 대동해서 보호하게 만들고."강서준은 그림자를 한번 바라보더니 말했다. "이번에는 정말 계책에 넘어갔어요. 하마터면 죽을뻔했잖아요."그림자가 말했다. "요 며칠 많은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네요."강서준이 웃으며 답했다. "모를 수가 없잖아요.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고 많은 세력이 연루되게 했는데. 게다가 왕이 나서서 저를 보호해 주지 않았고 그건 결국 절 포기한다는 뜻인데… 강한 그룹에서 나서지 않았으면 전 벗어나기 힘들었을 거예요."강서준은 차갑게 웃고 있었다.그림자는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서준은 전용 헬기를 타고 교토를 떠났다.도착한 곳은 강중 군부대였다. 소요왕이 마중을 나왔다.강서준이 헬기에서 내리자 소요왕이 다가가 포옹을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강서준 씨, 또 국가를 위해 악당들을 물리쳤군요.”소요왕은 자리를 비울 수 없어 교토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령관 위치에 있다 보면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강서준이 형검을 이용해 천자를 죽인 것,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는 것까지 말이다.다행히 강서준은 살아서 돌아왔다.“돌아왔으니 됐어요.”소요왕은 주먹을 뻗어 강서준의 가슴을 툭툭 치며 기뻐했다.“비록 알고 지낸 지 얼마되지 않지만 술을 한 번도 마시지 못했네요. 지난번에 남황에 가는 바람에 마시지 못했지만 내가 기다린다고 했으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마셔봐요.”“기회가 되면 마셔요.”강서준이 거절했다.“참, 정아는 어떻게 됐어요?”“아.”소요왕이 고개를 끄덕였다.“잘 회복되고 있어요. 이제 퇴원해도 될 거 같아요. 다만 그쪽을 기다린다고 퇴원을 미루고 있네요.”“그동안 보살펴줘서 고마웠어요.”강서준이 감사 인사를 했다.“두 사람 진짜, 고맙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요.”“그리고…”강서준이 문뜩 뭔가 생각났다.“저번에 용암 동굴에서 사망한 전우들 개인 정보와 가족 정보를 알려주세요.”의경 하권을 찾는다고 수십 명의 소요군이 사망했다. 그 때문에 자책했었다.전우들 묘 앞에서 가족들을 모두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그리고 하루 세끼 걱정을 덜고 차와 집 대출 때문에 쪼들리는 생활을 하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다.“그러죠.”소요왕도 승낙했다. 군인의 가족들은 이미 보상을 받았지만 강서준이 뭐라도 하지 않으면 편하게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최동한테 보내라고 할게요.”“최 장군은 어때요?”“다 나았어요.”“알았어요. 그럼 먼저 윤정아부터 봐야겠어요.”“병원까지 태워 드릴게요.”소요왕의 전화 한 통에 차 한 대가 도착했다.강서준은 사양하지 않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군용차에
“그게…”김초현은 얼버무렸다.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한참을 머뭇거리다 웃으면서 말했다.“나도 들었어요. 강씨 가문에 절세미녀 강영이 있다고요. 오늘 보니 소문이 진짜였네요.”“소문이라고요?”강영은 의아했다. 아무리 강씨 가문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되었다. 오직 무도 가문만이 자신을 알고 있다.‘김초현이 어떻게 알았지?’하지만 강서준은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따지지 않았다.“왜 여기에 있어요?”김초현이 웃으면서 답했다.“정아 씨는 당신이 고용한 사람이니 우리 가문 고용인이기도 하죠. 당신을 위해서 다쳤는데 내가 와서 보는 게 이상한가요?”강서준이 서청희를 힐끗 쳐다봤다.그러자 서청희가 모르쇠를 했다.“그렇게 보지 말아요. 내가 말한 게 아니니까.”슬며시 강서준에게 다가가 소곤거렸다.“며칠을 사라지더니 완전 딴 사람이 돼서 나타났어요.”“그래요?”강서준이 김초현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다. 예전과 다르다고 느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다른지 콕 짚어서 말할 수 없었다.“내가 뭐요? 이제 돌아왔으니 정아 씨 퇴원해도 되겠어요. 우리 나가서 밥이라도 먹으면서 축하합시다.”김초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외식을 하자고 제의했다.“난 됐어요.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아서.”강서준은 사망한 소요군들의 가족을 찾아갈 계획이었다. 그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하루라도 편치 않았다.강서준이 윤정아를 보며 말했다.“퇴원하면 일단 송나나 집에 머물러요.”그러면서 서청희에게 물었다.“송나나는 지금 어때요? 또 발작하지 않았어요?”서청희가 고개를 저었다.“아직까진요. 근데 점점 몸이 허약해져요. 어제 저녁에 가서 봤는데 히터를 엄청 틀고도 옷을 두껍게 입었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추운가 봐요.”“나중에 가 봐야겠네요.”전에 송나나의 병에 대해 아무런 해결 방법도 생각나지 않아 일단 약물로 체내의 한기를 제거했다. 하지만 지금은 의경 하권을 통달하고 역천 81침까지 장악했으니 병을 확실히
김초현은 모든 걸 알게 되었다.지금 김초현은 천왕전의 소주이니 지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천왕전에서 강천 다음으로 권력이 높은 사람으로서 천왕전 4대 호법마저 김초현의 지시를 따른다. 하지만 강천이 특히 강서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할 수 없었다.그동안 강서준이 한 일을 알게 된 김초현은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었다. “여보, 돕게 해줘요. 난 인형이 아니에요. 나도 할 수 있어요.”“어떻게 다 알고 있어요?”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김초현은 말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누, 누가 알려줬어요.”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누군데요?”강서준이 다시 물었다.“나, 나도 몰라요.”김초현이 고개를 세게 가로저었다.“나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거짓말 아니죠?”강서준은 살짝 의심스러웠다.어떤 사람이 자신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고 김초현에게 말할 수 있을까?“정말이에요. 거짓말 아니에요.”서청희가 봐도 김초현은 많이 변했다.“서준 씨, 허락해줘요. 내가 회사를 관리하는 게 너무 벅차서 그래요. 요즘은 매일 새벽 2,3시에 자는데 피곤해 죽겠어요. 누구라도 옆에서 도와주면 나도 편하잖아요. 게다가 서준 씨 아내인데 돕는 게 좋지 않아요?”그 말에 김초현이 감동한 눈빛을 보냈다.“마음대로 해요.”강서준은 더는 말하지 않고 병실을 나왔다.강서준이 떠난 뒤 서청희가 김초현에게 물었다.“요즘 바빠서 묻지 않았는데 너 어떻게 알았어?”김초현이 말했다.“그만 해. 아무튼 서준 씨를 해치지 않아. 이혼했다고 해도 내 남편이야. 재결합은 언젠가 할 테니 그냥 성심성의껏 돕고 싶어. 내게 지금 그럴 능력이 있거든.”김초현은 자신이 있었다. 천왕전의 소주라는 신분이면 얼마든지 강서준을 도울 수 있다.서청희, 윤정아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두 사람이 강서준을 좋아한다고 해도 괜찮았다.공평하게 경쟁하면 되니까.‘지금 내 세력이
“네, 메일로 보낼 테니 확인해보세요.”최동이 휴대폰을 꺼내더니 메일로 자료를 보냈다.“솔직히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군인으로서 사명을 다한 것이니까요. 비록 사망했지만 용왕을 지켜냈잖아요. 천자를 죽였으니 그들도 기뻐할 겁니다.”하지만 강서준은 아니었다.“사적인 일로 목숨을 잃었으니 너무 미안해요.”최동은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강서준은 메일 도착 알람을 받자마자 자료를 열어 보았다.그리고 서청희에게 연락했다.“서준 씨, 무슨 일이에요?”“돈 있으면 좀 빌려줘요.”“얼마요?”46명이니 한 명당 20억을 준다고 치면 900억이 필요하다.“900억이요.”“뭘 그렇게나 많이. 내가 무슨 돈나무예요?”“나한테 있어요…”휴대폰 너머로 김초현의 목소리가 들렸다.김초현의 돈은 모두 강서준이 준 것이다. 서청희 옆에서 통화하는 걸 듣고 있었다.강서준도 거절하지 않았다.“알았어요.”통화를 끊자마자 김초현이 빠르게 입금했다.돈을 확인한 강서준은 사망한 전우들의 가족 증명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전국 각지에 퍼져 있었다. 그래도 한 명씩 찾아가야 한다.20억이 많지 않지만 가족들이 남은 생을 걱정없이 살 수 있다.“서준 오빠, 영웅들의 가족을 찾아갈 차례인가요?”강영이 물었다.“그래. 나 때문에 죽었어. 전엔 치료하고 교토 일 때문에 뒤로 미뤘어. 시간이 있을 때 이것부터 해결해야 돼. 아니면 평생 마음이 편치 않을 거야. 가자. 가장 가까운 강중부터 시작하면 되겠어.”강서준은 영웅들의 가족을 위로하려고 정부에서 내려온 보조금이라고 돈을 드렸다.그렇게 며칠 동안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5일 뒤, 대하국 소주시 공항에서 1남1녀가 걸어 나왔다.강서준이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마지막으로 이지용이라는 사람은 아주 훌륭한 전사였어. 초현 씨가 방심하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적들을 유인하려고 총에 맞아 죽었지.”강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초현 씨가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면 적들을 해치울 기회가 있었어. 그러면 이지용도 죽지 않
강영은 여자의 입장에서 김초현의 문제를 설명해줬다.그것도 아주 세심하게 말이다.10년 전의 김초현은 용감하고 강한 아이였다. 하지만 아무리 용감하고 강한 사람도 10년 동안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냉대를 받았다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좋은 여자이니 소중히 여겨야 돼요. 잃은 뒤에 후회하지 말고요. 첫사랑 서청희는 10년이나 기다려서 좋은 여자이긴 하지만 오빠가 SA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갔을 때 엄청 무시했다고 했잖아요. 흑룡이라는 신분을 알게 되자 그제야 배려했죠.”“그리고 윤정아는 사고로 엮인 사이예요. 오빠 신분을 알기 전에 윤정아는 오빠를 미워했고 그 아버지는 감옥에 보내려고 했어요. 영웅이라는 걸 알게 돼서야 태도가 바뀌었죠.”강영이 조용히 얘기했다.“가자.”강서준은 복잡한 감정 문제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지금 매우 혼란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누구도 저버리고 싶지 않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한 사람을 선택하면 남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니까.두 사람은 공항 밖으로 걸어 나왔다.“이지용의 본명은 장대용이야. 어렸을 때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여동생이 남아 있어. 올해 17살, 이름은 장소연. 소주시 제5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네.”“바로 학교로 가죠.”“그래.”공항 밖으로 나오자 군용차가 몇 대 서 있었다.군복에 별 하나를 단 중년 남자가 맨 앞에 서 있었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원기 왕성하고 카리스마가 흘러 넘쳤다.강서준과 강영을 발견한 장군은 경례를 올리며 우렁차게 말했다.“소주 주둔 장군 임대호라고 합니다. 용왕님을 모시겠습니다!”강서준이 이마를 찌푸렸다. 아무도 모르게 전국을 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좌천된 후 다시 복직하는 사실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내가 소주에 온 걸 어떻게 알았지?’“임 장군, 지금 뭐하는 겁니까?”강서준은 여전히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임대호가 웃으며 대답했다.“용왕님, 소주 시에
지금은 점심 시간, 아직 오후 수업 시작 전이다.학생들이 한 곳에 모여 누가 누구와 어울리고 학교 어느 여자 선생이 어느 남자 선생과 가까워졌다고 수근거렸다.“장소연, 나와!”그 순간 쩌렁쩌렁한 소리가 들려왔다.한 남자가 한 무리 꼬봉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 가장 뒷자리에서 검정색 긴 머리를 드리운 한 여자애가 이어폰을 끼고 한창 음악을 듣고 있었다. 음악에 따라 머리를 흔들거리다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들었다.눈앞에 다가오는 남학생 무리를 보고 얼굴색이 변하더니 이어폰을 빼고 바로 밖으로 도망쳤다.맨 앞에 선 두 남학생이 목 터지게 소리질렀다.“가서 잡아! 저 빌어먹을 계집이!”뒤에서 따라오던 꼬봉들이 바로 쫓아갔다.장소연은 재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황급히 달리다 사람을 밀치는 바람에 뒤에서 욕이 끊기지 않았다.그때 강서준이 제5고등학교에 도착했다. 교복을 입고 들락날락하는 학생들은 하나같이 청순했다.저도 모르게 학교 다닐 때가 떠올랐다. 그도 자유분방하던 학창 시절이 있었다.학교 다닐 때 강서준은 전설적 인물이었고 서청희는 학교에서 가장 예쁘게 생긴 학생이었다.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었다. 추억을 회상할 때 갑자기 한 여학생이 뛰쳐나오고 뒤에서 한 무리 남학생이 욕을 퍼부으며 쫓아왔다.“장소연! 너 거기 서!”“응?”장소연이라는 이름을 들은 강서준이 얼굴을 찡그렸다.‘장소연? 장대용 여동생 아니야?’돌아섰을 때 여학생은 이미 멀리 도망쳤다.강영에게 말했다.“가서 보자.”“네.”강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준은 계속 따라오는 임대호에게 말했다.“임 장군, 돌아가세요. 군복을 입고 학교에 나타나면 큰 소동이 일어나요.”“하지만 용왕님…”“돌아가세요. 명령입니다.”강서준이 언성을 높였다.“알겠습니다!”임대호는 차렸 자세로 군례를 올리고 돌아섰다.“가자.”강서준이 재빠르게 장소연을 따라 달렸다.몇 골목을 줄행랑 치던 장소연은 더는 뛸 힘이 없었다. 한 모퉁이에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