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은 고대 문자에 대해 공부한 적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심법 수련 같긴 했지만 며칠 동안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어요. 두 부분으로 뜯어서 봤지만 그것도 통하지 않았어요.""음."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만약 이렇게 쉽게 풀려버린다면 천 년 동안 화월산거도의 비밀을 아무도 풀지 못할 리 없었겠지. 천천히 연구하다 보면 언젠간 풀릴 거야. 근데 난 지금 떠나야 할 것 같아.""네?"강영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오빠, 어디 가려고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토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렀어. 강중에서 해결해야 할 일도 남아있는데."강서준은 윤정아가 걱정되었다.그가 떠날 때까지만 해도 윤정아는 입원 중이었고 며칠 동안 그녀와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김초현도 걱정되었다.김초현의 이상한 낌새가 신경 쓰였다.그는 돌아가서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직 진기도 회복하지 않았어요. 여긴 할아버지의 보호 아래지만 여길 벗어난다면 할아버지도 오빠를 지킬 수 없어요.""할아버지를 찾아가서 날 지켜달라고 말할거야. 할아버지가 날 놓아준다면 다른 가족들도 나한테 섣불리 손대지 못할 거니까.""알겠어요."강영도 더 이상 만류하지 않았다."지금 갈 거야."강서준은 오래 머물지 않고 일어나서 문밖으로 걸어갔다.이른 아침 문을 열자마자 따사로운 햇살이 그를 비췄다.벌써 늦가을이었다.늦가을의 햇빛은 눈부시지 않았다. 오히려 서늘했다.강영이 뒤따라 나오며 말했다. "할아버지한테 가요.""그래.""이쪽으로요." 강영은 손짓을 했다.두 사람은 뒷마당으로 나란히 걸었다.강영이 말했다. "심법 해독이 끝나면 오빠를 찾아갈게요. 그때 다시 수련해요.""그래, 해독하게 되면 연락 줘."강서준은 그녀와 함께 수련할 수 있다고 확정할 수 없었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감히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얼버무리며 대답했다.곧 오두막 앞에 도착했다.강지는 돌아오자마자 강서준의 피를 그
강서준이 가려 하자 강지는 더 이상 그를 잡지 않았다.그는 강서준을 보호하려는 마음은 없었다. 강서준 때문에 모든 세력들의 미움을 사면서 모든 사람들과 맞서고 싶지 않았다.강서준이 알고 있는 화월산거도의 비밀과 맞바꾼 셈이다.현재 강서준은 전신의 경맥을 뚫은 뒤였고 벌써 5단의 경지에 이르렀다. 강서준의 실력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5단임은 확실했다.그렇기에 강서준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그는 직접 구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고 괴상한 음성이 들려왔다. "형님, 어쩐 일이세요? 저한테 전화까지 다 주시고.""구현,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연락했어. 강서준은 우리 집안의 사람이야. 강서준과 강한 그룹은 한 몸이다." 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었다.뒤이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교토의 각 세력에게 그는 자신의 의견을 알렸다.그의 태도는 매우 강경했다.누가 감히 강서준을 건드리려 한다면 그것은 바로 강한 그룹과 맞서는 것이고 곧 강한 그룹에서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강서준은 강지가 일일이 전화를 해 모두에게 알리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강지는 전화를 한 뒤 강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돌아가는 길 몸조심하고. 내가 일단 전화로 알렸지만 모두가 내 말을 따르진 않을 거야. 몰래 뒤에서 고수들을 키웠을 수도 있고.""네." 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할게요."강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널 위해 우린 모든 사람들의 미움을 샀어. 우리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돼. 네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고. 강영아, 서준이를 따라가. 서준이를 보호해."그는 강영에게 분부했다."저요?" 강영은 머리가 멍해졌다.그녀는 강지가 이렇게 분부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그래." 강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서준의 몸이 회복되었긴 했지만 아직 완전하게 회복된 건 아니다. 2단에 이른 네가 그의 곁에 있으면 나도 안심할 수 있고.""네, 그럴게요." 강영은 거절할 수 없는 처지였지만 강지의 명령에 오히
그는 강지의 속셈을 알 수 없었다.마치 속을 알 수 없는 독보운처럼.그는 동지를 느낌으로 만든다.그는 강지를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속을 알 수 없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게다가 30년 전의 집안 내부 싸움과 10년 전에 일어난 그의 집안의 멸족은 전부 강지가 벌인 일이었다. 강지는 그의 마음속에 시종 남아있는 응어리였다.다만 강지를 죽이고 가족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오빠, 무슨 생각해요?""아무것도 아니야. 가자."강서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별말 없이 몸을 돌려 떠났다.집을 나서기 전에 누군가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강무현 옆에는 하얀색 코트를 입고 손에는 부채 하나를 든 남자가 서 있었다. 선비 같은 느낌이 든 남자의 풍채는 멋있었다."멈춰, 어디 가?"강무현은 강서준의 앞길을 막았다.하얀색 코트를 입은 남자는 강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영아."강영은 얼굴을 찌푸리며 불렀다. "철혁 오빠."그녀는 강서준에게 그를 소개했다. "서준 오빠, 여긴 철혁 오빠예요."강서준은 지철혁을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영에게 눈을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 "난 강중으로 돌아갈 준비할게.""강영, 너도 함께 간다는 거야?" 강무현은 강영을 바라보며 물었다.강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께서 저한테 보호하시라고 하셨거든요.""허!"강무현은 이내 냉소를 터뜨렸다. "강서준, 흑룡군의 총수가 지금 여자의 보호를 받겠다는 거야?""너랑 무슨 상관인데, 꺼져."강무현은 그를 귀찮게 했다. 그래서 그에게 조금의 체면도 주지 않았다."병신 같은 게 아직도..."강무현은 안색이 어둡게 변해 손을 번쩍 들어 강서준의 어깨를 눌렀다. "무릎 꿇어."하지만 강서준은 어떤 미동도 없었다."뭐?"강무현의 얼굴빛이 변했다.강서준은 이미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란 얘기를 강무현이 전해 들었다.강서준은 손을 들어 주먹을 날렸다.주먹이 강무현의 가슴에 부딪혔고 그의 몸은 몇 미터
지철혁이 강영을 짝사랑한 시간은 꽤나 오래되었다.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그녀의 집으로 달려왔다.비록 4대 가문의 관계가 미묘하긴 하지만 강영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그치만 현재 구씨 집안과 지씨 집안은 DN 그룹과 연합하여 강한 그룹에 압력을 가할 생각이었다.그래서 지씨 집안의 지철혁이 강한 그룹을 찾아온거다.지철혁이 강서준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강영이 강서준을 보호하는 게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남자면 앞으로 나서. 정정당당하게 한 판 싸우자.""오빠, 신경 쓰지 마요." 강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서준은 지철혁과 충돌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철혁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그는 지철혁과 강무현을 무시하고 갈 길을 갔다."멈춰."지철혁은 매우 빠른 속도로 강서준의 앞을 가로막고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무서워? 그럼 내 다리 사이로 기어가. 그럼 오늘 널 살려둘게."그는 두 다리를 벌렸다."오빠,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 강영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서준 오빠를 보호하라고 하셨어요. 저희를 더 괴롭힌다면 저도 가만 있지 않을 거예요.""강영, 네가 감히 강한의 죄인을 위해 나랑 맞서겠다는 거야?" 지철혁은 인상을 쓰며 말했다. "널 위해 못할 일이 없는 나한테 반기를 들다니.""우리 일은 서준 오빠랑 상관없어요. 만약 서준 오빠랑 싸우고 싶으면 우선 할아버지의 허락을 받아오세요. 그럼 저도 막지 않을 거예요."지철혁이 화가 난 걸 알아차린 강영은 결국 강지를 들먹였다.강지의 이름이 나오자 지철혁은 기가 죽었다."할아버지를 핑계로 날 겁주려 하지 마." 강무현이 나서서 말했다. "형님, 이 녀석 좀 손봐 주세요. 할아버지가 뭐라 하시면 제가 책임질게요."강무현의 호언장담을 들은 그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그는 어두워진 얼굴로 주먹을 들어 강서준의 얼굴에 내리꽂으려 했다.그러나 주먹은 강서준의 얼굴에 꽂히지 못한 채 그대로 강영에게 잡혀버렸다.강영은 그의 주먹을 막고
강서준이 장난스레 욕을 했다. "꺼져, 그것도 말이라고 하는거니?""헤헤." 이혁은 그의 뒤에 있던 강영을 확인하고 물었다. "이분은 누구세요?"강서준이 답했다. "강영이야. 강한 그룹의 사람이고.""형님, 초현 씨랑 이혼한 후로 바람기가 많아지신 것 같네요. 주변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걸 보니."강영의 차가운 얼굴이 붉어졌다. "허튼소리 하지 마요. 제 오빠예요.""아, 동생분이셨구나." 이혁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감지하고 얼른 화제를 전환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강서준이 말했다. "일단 강중으로 돌아갈 생각이야. 남황에는 네가 남아있어. 남황에 배신자가 있는데 네가 알아봐. 조용히 상황을 살펴보고 나한테 알려줘. 내가 강중에서 일 처리를 끝내고 돌아와서 배신자를 처리할테니까.""네? 의심가는 사람이라도 있으세요?""나도 정확하지 않아. 하지만 권력이 강한 사람이야,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어.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다 알아봐. 몸조심하고.""네." 이혁이 머리를 끄덕였다.강서준이 말했다. "전용기 좀 준비해 줘. 강중으로 돌아갈 거야.""네, 준비할게요."이혁이 자리를 떴다.곧 강중으로 돌아가는 전용기가 준비되었다.그러나 강서준이 전용기에 탑승하기도 전에 그림자가 나타났다.그림자는 강서준을 따라온 강영을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보아하니 강한 그룹에서 대우가 좋았나 보네요. 강영 씨까지 대동해서 보호하게 만들고."강서준은 그림자를 한번 바라보더니 말했다. "이번에는 정말 계책에 넘어갔어요. 하마터면 죽을뻔했잖아요."그림자가 말했다. "요 며칠 많은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네요."강서준이 웃으며 답했다. "모를 수가 없잖아요.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고 많은 세력이 연루되게 했는데. 게다가 왕이 나서서 저를 보호해 주지 않았고 그건 결국 절 포기한다는 뜻인데… 강한 그룹에서 나서지 않았으면 전 벗어나기 힘들었을 거예요."강서준은 차갑게 웃고 있었다.그림자는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서준은 전용 헬기를 타고 교토를 떠났다.도착한 곳은 강중 군부대였다. 소요왕이 마중을 나왔다.강서준이 헬기에서 내리자 소요왕이 다가가 포옹을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강서준 씨, 또 국가를 위해 악당들을 물리쳤군요.”소요왕은 자리를 비울 수 없어 교토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령관 위치에 있다 보면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강서준이 형검을 이용해 천자를 죽인 것,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는 것까지 말이다.다행히 강서준은 살아서 돌아왔다.“돌아왔으니 됐어요.”소요왕은 주먹을 뻗어 강서준의 가슴을 툭툭 치며 기뻐했다.“비록 알고 지낸 지 얼마되지 않지만 술을 한 번도 마시지 못했네요. 지난번에 남황에 가는 바람에 마시지 못했지만 내가 기다린다고 했으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마셔봐요.”“기회가 되면 마셔요.”강서준이 거절했다.“참, 정아는 어떻게 됐어요?”“아.”소요왕이 고개를 끄덕였다.“잘 회복되고 있어요. 이제 퇴원해도 될 거 같아요. 다만 그쪽을 기다린다고 퇴원을 미루고 있네요.”“그동안 보살펴줘서 고마웠어요.”강서준이 감사 인사를 했다.“두 사람 진짜, 고맙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요.”“그리고…”강서준이 문뜩 뭔가 생각났다.“저번에 용암 동굴에서 사망한 전우들 개인 정보와 가족 정보를 알려주세요.”의경 하권을 찾는다고 수십 명의 소요군이 사망했다. 그 때문에 자책했었다.전우들 묘 앞에서 가족들을 모두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그리고 하루 세끼 걱정을 덜고 차와 집 대출 때문에 쪼들리는 생활을 하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다.“그러죠.”소요왕도 승낙했다. 군인의 가족들은 이미 보상을 받았지만 강서준이 뭐라도 하지 않으면 편하게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최동한테 보내라고 할게요.”“최 장군은 어때요?”“다 나았어요.”“알았어요. 그럼 먼저 윤정아부터 봐야겠어요.”“병원까지 태워 드릴게요.”소요왕의 전화 한 통에 차 한 대가 도착했다.강서준은 사양하지 않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군용차에
“그게…”김초현은 얼버무렸다.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한참을 머뭇거리다 웃으면서 말했다.“나도 들었어요. 강씨 가문에 절세미녀 강영이 있다고요. 오늘 보니 소문이 진짜였네요.”“소문이라고요?”강영은 의아했다. 아무리 강씨 가문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되었다. 오직 무도 가문만이 자신을 알고 있다.‘김초현이 어떻게 알았지?’하지만 강서준은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따지지 않았다.“왜 여기에 있어요?”김초현이 웃으면서 답했다.“정아 씨는 당신이 고용한 사람이니 우리 가문 고용인이기도 하죠. 당신을 위해서 다쳤는데 내가 와서 보는 게 이상한가요?”강서준이 서청희를 힐끗 쳐다봤다.그러자 서청희가 모르쇠를 했다.“그렇게 보지 말아요. 내가 말한 게 아니니까.”슬며시 강서준에게 다가가 소곤거렸다.“며칠을 사라지더니 완전 딴 사람이 돼서 나타났어요.”“그래요?”강서준이 김초현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다. 예전과 다르다고 느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다른지 콕 짚어서 말할 수 없었다.“내가 뭐요? 이제 돌아왔으니 정아 씨 퇴원해도 되겠어요. 우리 나가서 밥이라도 먹으면서 축하합시다.”김초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외식을 하자고 제의했다.“난 됐어요.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아서.”강서준은 사망한 소요군들의 가족을 찾아갈 계획이었다. 그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하루라도 편치 않았다.강서준이 윤정아를 보며 말했다.“퇴원하면 일단 송나나 집에 머물러요.”그러면서 서청희에게 물었다.“송나나는 지금 어때요? 또 발작하지 않았어요?”서청희가 고개를 저었다.“아직까진요. 근데 점점 몸이 허약해져요. 어제 저녁에 가서 봤는데 히터를 엄청 틀고도 옷을 두껍게 입었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추운가 봐요.”“나중에 가 봐야겠네요.”전에 송나나의 병에 대해 아무런 해결 방법도 생각나지 않아 일단 약물로 체내의 한기를 제거했다. 하지만 지금은 의경 하권을 통달하고 역천 81침까지 장악했으니 병을 확실히
김초현은 모든 걸 알게 되었다.지금 김초현은 천왕전의 소주이니 지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천왕전에서 강천 다음으로 권력이 높은 사람으로서 천왕전 4대 호법마저 김초현의 지시를 따른다. 하지만 강천이 특히 강서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할 수 없었다.그동안 강서준이 한 일을 알게 된 김초현은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었다. “여보, 돕게 해줘요. 난 인형이 아니에요. 나도 할 수 있어요.”“어떻게 다 알고 있어요?”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김초현은 말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누, 누가 알려줬어요.”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누군데요?”강서준이 다시 물었다.“나, 나도 몰라요.”김초현이 고개를 세게 가로저었다.“나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거짓말 아니죠?”강서준은 살짝 의심스러웠다.어떤 사람이 자신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고 김초현에게 말할 수 있을까?“정말이에요. 거짓말 아니에요.”서청희가 봐도 김초현은 많이 변했다.“서준 씨, 허락해줘요. 내가 회사를 관리하는 게 너무 벅차서 그래요. 요즘은 매일 새벽 2,3시에 자는데 피곤해 죽겠어요. 누구라도 옆에서 도와주면 나도 편하잖아요. 게다가 서준 씨 아내인데 돕는 게 좋지 않아요?”그 말에 김초현이 감동한 눈빛을 보냈다.“마음대로 해요.”강서준은 더는 말하지 않고 병실을 나왔다.강서준이 떠난 뒤 서청희가 김초현에게 물었다.“요즘 바빠서 묻지 않았는데 너 어떻게 알았어?”김초현이 말했다.“그만 해. 아무튼 서준 씨를 해치지 않아. 이혼했다고 해도 내 남편이야. 재결합은 언젠가 할 테니 그냥 성심성의껏 돕고 싶어. 내게 지금 그럴 능력이 있거든.”김초현은 자신이 있었다. 천왕전의 소주라는 신분이면 얼마든지 강서준을 도울 수 있다.서청희, 윤정아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두 사람이 강서준을 좋아한다고 해도 괜찮았다.공평하게 경쟁하면 되니까.‘지금 내 세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