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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스무살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는 단발머리에 늠름한 군복을 입었다.

“서준 오빠.”

여자는 애교 섞인 소리를 냈다.

소파에 앉아 있던 강서준이 여자와 이혁을 번갈아 보더니 피식 웃었다.

“괜찮네. 결국 이렇게 됐구나. 그래서 결혼은 언제 하는데?”

이혁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결, 결혼은 무슨.”

하지만 누군가가 꼬집는 바람에 말을 바꾸었다.

“곧, 곧 할 거예요.”

문소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앉았다.

“서준 오빠, 초현과 어떻게 됐어요?”

강서준은 그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이혁은 문소정을 살짝 밀며 눈치를 줬다.

“마시자. 자.”

강서준이 술잔을 들자 이혁이 잔을 갖다 부딪쳤다.

“보스, 오늘은 이 장군의 제삿날이라 같이 가죠.”

이혁이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

그 말에 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세 사람이 집을 나서 묘지로 향했다.

여기는 남황 묘지다.

이곳에 묻힌 흑룡군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큰 공헌을 하고 희생했다.

한 묘비에 큰 글자 몇 개가 새겨져 있었다.

‘이정의 묘’

이정은 남황에서 훈장 1개를 단 장군이다.

1년 전 소부대를 이끌고 임무를 집행하다 적군의 습격을 당했다.

부대가 도착했을 때 땅에는 차가운 시체만 남겨져 있었다.

무덤 앞에서 누가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스무살 넘어 보이는 여자는 흰색 패딩을 입고 멍 때리고 앉았다.

가을에 들어서면 남황은 날씨가 비교적 추운데 오늘따라 이슬비까지 내렸다.

강서준, 이혁, 문소정이 도착했을 때 무덤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았다.

강서준이 얼굴을 찡그렸다.

“제사 지내는 사람 누구지? 이정은 가족이 없었는데?”

이혁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대답했다.

“예전에 이 장군과 술 마셨을 때 들은 적 있어요. 딸이 있는데 남황에서 변방을 지켜야 돼서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내가 딸을 데리고 재혼했다고 들었어요.”

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가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당신이 어떻게?”

깜짝 놀란 여자는 이수빈이었다.

낯 익은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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