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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하지만 오태준은 감히 소요왕을 다그치지 못하고 증명서를 꺼내 보였다.

“적염군 장교 무통입니다. 제 것이기도 하고요.”

소요왕이 증명서를 받아 슬쩍 보자 오태준이 또 다른 문서를 내밀었다.

“이곳은 군대의 중요한 연구 기지이고 연구 항목은 비밀입니다. 소요왕 당신은 5대 용수이니 제가 마땅히 지시를 따라야 하지만 저도 저만의 직책이 있는지라 굳이 침입한다고 하면 저도 죽을 힘을 내서 막을 겁니다. 그러니 저도 난감합니다.”

소요왕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렇게 될 거라는 걸 미리 짐작했다.

난감한 건 소요왕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생각을 하더니 “철퇴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네.”

소요군이 순식간에 철퇴했다.

그리고 강서준에게 연락했다.

“강서준, 진짜 미안하게 됐어요. 적염군이 문서를 내미는 바람에 침입할 수 없게 됐어요.”

강서준은 이미 짐작한 일이라 심호흡을 했다.

“알겠어요. 철퇴해요. 나머진 내게 맡겨요.”

강서준이 전화를 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김초현은 침대에 누웠지만 자지는 않았다.

강서준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장에서 타이트한 옷으로 갈아입고 겉에 긴 외투를 걸치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여보, 왜 옷을 갈아입어요? 어디 나가요?”

강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돌아서서 김초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녁에 일이 있어서 오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먼저 자고 있어요.”

말을 마치고 바로 돌아서 나갔다.

김초현은 이마를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한밤중에 어디에 간다는 거야?”

뭐 하러 나가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동안 병원에서 강서준이 돌봐 주었고 집까지 따라왔지만 자꾸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듯했다.

사람이 옆에 있고 이 집안에 있지만 마음은 딴 곳에 있는 것 같았다.

독보운이 강중에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 강서준은 직접 운전해 일반진료소로 향했다.

일반 진료소는 방치한 지 오래돼서 한산했다. 카운터에 먼지도 수북하게 쌓였다.

어떤 상자 안에서 은침 몇 봉지를 꺼내 외투 속에 숨기고 독보운과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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