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은 감시를 받고 있어 오로지 윤정아를 통해 외부와 소식을 주고받았다.혹시나 윤정아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되어 재차 조심하라고 당부했다.윤정아가 빙그레 웃었다.“걱정 마세요. 만약 나한테 손을 댔다면 진작에 그랬겠죠. 지금 난 당신이 고용한 사람일 뿐이라 내게 손 댈 이유가 없어요.”“그래도 조심해요. 연구소의 자료가 사라지면 천자도 행동을 취할 거예요. 나뿐만 아니라 정아씨도 주시할 수 있거든요.”“알았어요.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할게요. 나 지금 나가야 돼서 더 방해하지 마세요.”“그래요.”강서준은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거실로 향했다.윤정아가 주방을 깨끗이 청소한 뒤 쓰레기봉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서준 오빠, 갈게요.”“조심해요.”“귀에 딱지 앉겠네. 알았어요.”윤정아가 활짝 웃으면서 나갔다.그제야 강서준이 위층으로 올라갔다. 김초현은 방에서 SL 자료를 훑어보고 있다. 아직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김초현에게 주의를 줬다.“당신 몸속에 아직 고독이 있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마요.”“알았어요.”김초현이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강서준은 더는 말을 안 하고 침대위에 양반다리하고 앉아 명상했다.윤정아가 쓰레기를 버린 후 택시를 타고 의료 거리에 있는 백초당으로 갔다.백초당 사무실에서 방영길이 반갑게 인사했다.“어서 들어와 앉아.”윤정아가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결과 나왔어요?”“그래.”방영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전보망은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어 조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 자료를 윤정아에게 건네며 말했다.“강서준이 찾는 자료가 다 여기에 있어. 이걸 가져다 드려.”“고마워요.”윤정아는 더는 머물지 않고 자료를 들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데스크에 가서 처방약을 받았다.그동안 강서준 옆에 있으면서 많이 배웠다. 그 덕분에 정찰 능력과 추적 능력이 점차 제고되었다. 지금쯤 누가 뒤를 밟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아무 약이나 지은 것이다.한편, 백초당 도로 건너
충격에 잠시 정신을 잃은 윤정아가 한참 뒤에야 눈을 떴다.차에서 내려 무슨 상황인지 확인하려고 할 때 한 남자가 달려와 손으로 윤정아의 입을 틀어막고 강제로 검정차 안으로 끌고 갔다.운전기사가 정신을 차릴 때쯤, 검정차는 이미 멀리 가버린 뒤였다.허겁지겁 휴대폰을 꺼내 들고 경찰에 신고했다.윤정아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꼼짝없이 뒷좌석에 앉아있었다. 아등바등 반항을 해봤지만 힘이 센 남자들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우혁이 그녀가 든 약봉투를 뒤지다 종이를 발견하고 펼쳐 보았다. 그 순간 얼굴색이 싹 변했다.“기지로 방향 틀어. 쌍칼 형님한테 가야겠어.”강서준은 침대에 걸터앉아 시계를 봤다. 이미 저녁 10시가 훌쩍 지났는데도 윤정아가 돌아오지 않았다. 나간 지 2시간이 넘었다. 방영길을 찾아갔다고 해도 왕복으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인데 지금 두시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아 전화를 걸었다.“죄송합니다. 방금 거신 전화번호는 꺼져 있습니다.”‘윤정아에게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강서준은 나쁜 예감이 들어 황급히 일어섰다.김초현은 몇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겨우 정리를 마쳤다. 기지개를 쭉 펴며 일어섰더니 강서준이 급히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다.“여보, 어디 가요?”“아래층에 내려 갈게요!”강서준은 아래층에서 유선전화를 들고 소요왕에게 연락했다.“누구세요?”“저예요. 강서준.”“아, 아직 결과 나오지 않았어요.”“그게 아니라 군부대의 위성 시스템을 이용해 윤정아 휴대폰 위치를 찾아줘요.”소요왕이 흠칫 놀라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그냥 추측이에요.”“알았어요. 지금 당장 확인하고 다시 전화할게요.”소요왕은 전화를 끊자마자 특권을 이용해 윤정아의 휴대폰 위치를 찾았다. 윤정아의 하루 이동 경로를 조회하다 2시간 전에 신호가 끊긴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신호가 끊긴 위치를 추적해 오늘 저녁 한 모퉁이에서 납치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것까지 알아냈다. 그 소식을 바로 강서준에게 전달했다.“강서준, 사고 난 게 맞
너무나 후회되었다.아침, 독보운이 훔친 연구자료를 줬을 때 천자가 이미 움직였다는 것을 윤정아에게 귀띔이라도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도 천자가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하루도 안 되는 사이에 윤정아를 납치했다.만약 애초에 윤정아를 정보원으로 삼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강서준은 소파에 입을 꾹 다물고 앉아 있었다.그런 모습을 본 김초현이 옆에 앉아 손을 잡으며 물었다.“여보, 왜 그래요? 몸이 불편해요?”“그런 거 아니에요.”강서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김초현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한편, 군부대는 경찰 측에서 조사한 윤정아 납치 사건 자료를 받고 조사하기 시작했다. 전국 감시 카메라를 동원해 윤정아를 납치한 검정색 차량의 행방을 추적하다 이미 강중을 떠났다는 걸 알게 되었다.도시 밖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어 더 이상 차량의 행방을 추적할 수 없게 되었다.하지만 군부대의 권력은 경찰보다 훨씬 강대했다. 대하국은 세계 강국으로 군사력도 매우 강했다. 대하국 하늘에 수많은 위청이 있어 대하국 각지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소요왕은 특권을 이용해 위성 모니터링을 활성화했다.오늘 저녁 강중의 위성 녹취 영상을 취득하여 검정색 차량을 찾고 어느 곳으로 향했는지 알아냈다. 소요왕이 직접 강서준에게 연락했다.마침 안절부절 못하던 강서준이 전화가 울리자마자 바로 받았다.“찾았어요?”휴대폰 너머로 소요왕의 목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윤정아 씨를 납치한 검정색 차량은 강중과 강북 사이에 있는 산에서 사라졌어요. 그 근처는 군사기지라 위성 감시가 차단되어 있어요.”그 말에 강서준이 흠칫했다.“그 산 혹시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연구소 맞아요?”“네.”소요왕이 말했다. “아침에 윤정아를 보내서 찾아보라던 연구소 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예요.”“소요 형, 바로 출병해서 연구소를 포위해요. 사람을 구해야 돼요.”“출병은 하겠지만 너무 기대하지 말아요.”소요왕이 말을 이었다.“내 관할 군사기지가 아닌 이
그 말에 독보운이 어리둥절했다.“왜, 무슨 일이 일어났어?”“윤정아가 납치당했어. 아마도 천자의 연구소에 있는 거 같아. 지금 군대도 출병했어. 만약 구할 수 없다면 우리가 쳐들어가서라도 구해내야 돼. 그 틈을 타서 연구소도 없앨 거야.”강서준의 안색은 무섭도록 차가웠다.그동안 계속 천자와 대적하고 있으면서 암암리에 천자를 겨냥하고 있었지만 항상 수동적인 위치에 놓였었다.그것도 몇 번이나 비열하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노렸다. 처음엔 김초현이고 두 번째는 윤정아다.윤정아는 착한 소녀다. 이미 그녀에게 못된 짓을 저질러 부끄러움을 줬는데 또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자신은 죽을 때까지 후회하면서 살 것이다.천자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가 왔다.“그래. 3시간 안으로 도착할게.”독보운이 전화를 끊었다.강서준은 휴대폰을 옆에 놓고 소파에 기대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군부대에서 소요왕이 수백 대가 넘는 헬리콥터를 출동해 옆 도시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향했다.그곳은 연구 기지다. 기지 밖에 전부 무장한 군사들이 둘러서 있고 사무실 하나가 있다.쌍칼은 부하가 들고 온 자료를 보더니 이마를 찌푸렸다.“강서준의 옆에 있던 계집애한테서 나온 거 맞아?”사무실에 또 30대 넘는 남자가 있었다. 바로 쌍칼의 부하 우혁이다.“쌍칼 형님. 확실해요. 사람도 붙잡아 왔거든요. 지금 지하 감옥에 있어요.”쌍칼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이상하네. 네가 그 계집을 쫓아 갔다고 하지만 오늘 백초당에만 갔잖아. 이 자료를 어디서 얻었단 말이냐?”“그, 그건 저도 잘 모르죠.”“알았어. 가 봐.”쌍칼이 손을 흔들었다.“네.”우혁이 사무실에서 나가자마자 쌍칼은 휴대폰을 들고 천자에게 연락했다.“보스, 큰 일 났습니다.”휴대폰 너머로 냉랭한 천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쌍칼, 무슨 일이지?”“오늘 제 부하가 강서준 옆에 있던 윤정아를 납치하고 한 자료를 갖고 왔는데요. 자료 안에 우리가 국내에 세운 연구 기지 위치가 상세하게 적혀 있어요. 다 정확한지
강서준은 집에서 소요왕의 결과와 독보운이 강중에 도착하길 기다렸다.소요왕의 말로는 연구소 배경은 군인이라고 했다. 비록 자신이 5대 용수라고 하지만 적염군이 연구소를 지키고 있고 위선의 서류를 갖고 있다면 바로 침입할 수 없다고 했다.그러니 소요왕이 실패하면 강서준은 바로 쳐들어갈 생각이다.소요왕의 이동 속도는 매우 빨라 연구소가 위치한 산맥에 도착했다.연구소 밖에 적지 않은 보초군이 있었다. 군복을 입지 않았지만 모두 손에 총을 들고 있었다.“무슨 소리지?”보초군들이 고개를 들어 살피더니 저 멀리서 오는 수많은 헬리콥터를 발견했다.어떤 사람은 망원경을 꺼내 헬기의 표시를 살피더니 황급히 소리질렀다.“가서 보고해. 소요군이 떴다!”연구 기지 사무실에 쌍칼과 40대 중년 남성이 앉아 있다. 이 남자는 적염군의 장교이자 연구 기지의 책임자 오태준이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밖에서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들어와.”오태준이 허락하자 검정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와 보고했다.“보고합니다. 소요군이 연구 기지에 접근하고 있습니다.”“뭐라고?”오태준과 쌍칼이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쌍칼의 표정이 심각해졌다.“윤정아 때문이에요. 강서준이 소요왕을 동원할 줄은 몰랐어요.”쌍칼이 오태준을 보며 물었다.“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잠시 당황하던 오태준이 침착하게 손을 저었다.“괜찮아. 기지엔 천자 용수의 기밀문서가 있으니까 함부로 침입할 수 없어. 천자께서 오신다고 했으니 내가 나가 보마.”오태준이 밖으로 나갔다. 소요군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헬리콥터들이 공중에서 머물더니 무장한 군사들이 밧줄을 타고 내려왔다.한 헬리콥터가 평지에 천천히 착륙했다.군복을 입은 소요왕이 헬리콥터에서 내렸다.그때 오태준을 선두로 한 보초군들이 눈앞에 모여 있었다.오태준은 기지가 포위된 것을 보고도 겁을 내지 않고 소요왕에게 다가가 물었다.“소요왕께서 여기 어쩐 일입니까?”소요왕은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오늘 저녁에 강중에서
하지만 오태준은 감히 소요왕을 다그치지 못하고 증명서를 꺼내 보였다.“적염군 장교 무통입니다. 제 것이기도 하고요.”소요왕이 증명서를 받아 슬쩍 보자 오태준이 또 다른 문서를 내밀었다.“이곳은 군대의 중요한 연구 기지이고 연구 항목은 비밀입니다. 소요왕 당신은 5대 용수이니 제가 마땅히 지시를 따라야 하지만 저도 저만의 직책이 있는지라 굳이 침입한다고 하면 저도 죽을 힘을 내서 막을 겁니다. 그러니 저도 난감합니다.”소요왕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렇게 될 거라는 걸 미리 짐작했다. 난감한 건 소요왕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생각을 하더니 “철퇴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네.”소요군이 순식간에 철퇴했다.그리고 강서준에게 연락했다.“강서준, 진짜 미안하게 됐어요. 적염군이 문서를 내미는 바람에 침입할 수 없게 됐어요.”강서준은 이미 짐작한 일이라 심호흡을 했다.“알겠어요. 철퇴해요. 나머진 내게 맡겨요.”강서준이 전화를 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김초현은 침대에 누웠지만 자지는 않았다. 강서준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장에서 타이트한 옷으로 갈아입고 겉에 긴 외투를 걸치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여보, 왜 옷을 갈아입어요? 어디 나가요?”강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돌아서서 김초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녁에 일이 있어서 오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먼저 자고 있어요.”말을 마치고 바로 돌아서 나갔다.김초현은 이마를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한밤중에 어디에 간다는 거야?”뭐 하러 나가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동안 병원에서 강서준이 돌봐 주었고 집까지 따라왔지만 자꾸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듯했다.사람이 옆에 있고 이 집안에 있지만 마음은 딴 곳에 있는 것 같았다.독보운이 강중에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 강서준은 직접 운전해 일반진료소로 향했다.일반 진료소는 방치한 지 오래돼서 한산했다. 카운터에 먼지도 수북하게 쌓였다. 어떤 상자 안에서 은침 몇 봉지를 꺼내 외투 속에 숨기고 독보운과 약속
킬러들이 차량에 다가가자 몇몇 군사들이 트렁크를 열었다.트렁크에는 무기로 꽉 들어찼다. 총이며 수류탄, 기관총 그리고 화전통까지 있었다.강서준이 무기를 보며 말했다.“마음에 드는 걸로 챙겨.”킬러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기를 고르기 시작했다.소요왕이 말했다.“내가 도울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에요. 조심해요. 기지에 적염군 외에 건달과 용병까지 있어요.”“알겠어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요왕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적염군은 무고하니 너무 살벌하게 대하지 말아요. 군인이라 명을 따를 뿐이니 기지에서 무엇을 연구하는지도 모르고 있을 거예요.”강서준도 살짝 걱정이 되었다.자신도 한때 군인이었으니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철칙을 잘 알고 있다. 위선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이 군인이다. 그러니 적염군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려면 충돌을 피할 순 없다.그 과정에서 사상자가 무조건 나올 것이다.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최대한 생명을 위협하지 않을게요.”그렇다고 한 사람도 죽이지 않겠다고 장담을 할 수 없었다.소요왕이 어깨를 톡톡 치며 다시 주의를 주었다. “조심해요.”강서준은 무기와 방탄복을 장착한 킬러들에게 물었다.“준비 다 됐어?”독보운과 팔부천룡가 고개를 끄덕였다.“출발!”각자 자신의 차량에 앉아 신속하게 떠났다.소요왕은 그들의 차량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돌아가자.”연구 기지.쌍칼은 미리 천자에게 알렸다. 생각보다 일이 커져버려 천자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 되었다.연구 기지 지하 감옥은 음침하고 습했다.그곳에 한 소녀가 갇혔다. 캐주얼한 옷을 입었고 머리는 헝클어지고 이마는 부딪쳐 피딱지가 앉았다. 소녀는 무릎을 껴안고 앉아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타타타타타!구두가 지면에 접촉하는 소리가 고요한 감옥안에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윤정아가 고개를 들었다.흰 셔츠를 입고 짧은 머리를 한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열어서 꺼내
촤악!천자는 쉬지 않고 채찍을 휘둘렀다.채찍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몸에 한 줄기, 두 줄기 상처를 냈다. 상처가 뜨거울 정도로 아파서 근육이 파르르 떨렸지만 윤정아는 이를 악물고 아픈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았다.말하면 강서준을 배신한 것이 되고 강서준의 계획이 들통나게 된다. 그러면 더는 계획을 실행할 수 없게 되니 죽어도 입 밖에 꺼내면 안 되었다.윤정아는 평범한 소녀였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한창 젊은 나이에 다른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영웅을 좋아하고 숭배했다. 하지만 사고로 인생이 180도로 바뀌었다.“말할 수 없어. 죽어도 말하면 안 돼.”속으로 주문하듯 중얼거렸다.온몸이 아프고 피로 물들었지만 이를 꽉 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강한 신념이 윤정아를 지탱했다.“잘 버티네?”갑자기 채찍을 멈춘 천자가 어두운 표정으로 분부했다.“내려.”“네.”윤정아가 천천히 내려오면서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상처가 땅에 마찰해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그 순간만큼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옆에 불에 빨갛게 달궈진 쇠 갈고리다 놓여 있었다.천자는 그것을 집어 들고 누워 있는 윤정아에게 다가갔다.“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얼른 말해.”윤정아는 다시 이를 꽉 물었다. 하지만 빨갛게 달군 쇠 갈고리에서 연기나는 것을 보는 순간 이가 부를 떨리기 시작했다.공포감을 느끼며 온몸이 떨렸다.그 순간 타협할 뻔했지만 다시 강한 신념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천자가 천천히 다가왔다.아직 쇠 갈고리가 몸에 닿지 않았는데도 피부가 타는 것만 같았다.“얼마나 버틸지 보자구나.”천자가 쇠 갈고리를 내밀었다. 치익!겉 옷이 순식간에 녹으며 쇠 갈고리가 피부에 닿았다.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색 연기가 났다.“아아악!”지하 감옥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울렸다.윤정아는 피 서린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얼굴이 고통 때문에 일그러졌다. 목에 굵은 핏대를 세우고 아픔을 포효했다.“말해!”귓가에 천자의 냉정한 소리가 들
수호자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마족은 무자비하지 않았어. 당시 마족은 우주를 통일하고 싶어 지구를 공격했는데 이것도 천도에 따른 것이었고 지구의 열제들도 천도의 운영 규칙에서 무언가를 배워서 마족 편에 서게 되었을 거야.”수호자가 다시 이 이야기를 하자 강서준이 관심을 보였다.“수호자 선배님, 그때 왜 마족이 지구를 공격했고 열제는 왜 마족의 편에 섰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게 다 무슨 일 때문이었나요?”수호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잘 모르지만, 이 모든 건 지구의 궁극적인 비밀과 관련이 있고 지구의 기원과 관련이 있으며 우주의 기원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마족은 하늘의 도를 따르고 있으며 마족이 움직이지 않았더라도 우주의 초강자는 죽었을 것이고 지구는 봉인되었을 것이다.”“이것이 천도이며, 모든 것은 천도의 통제하에 있다.”“그리고 마족은 천도를 따르고 있을 뿐.”수호자의 설명에 강서준은 점점 더 모호해졌고 점점 더 궁금해졌다.“됐어, 지금의 너는 이해하지 못할 거야. 넌 지금 신선을 죽일 힘이 생겼지만, 네가 죽일 수 있는 것은 가장 약한 신선뿐이고 마계로 가면 강자는 수도 없이 많을 거야. 그때가 되면 넌 우주에서 제일 강한 자의 실력을 알게 될 것이다.”수호자는 말했다.“그런데 어떻게 가죠?”강서준은 얼굴을 찡그렸다.마계?지구에서 3억 광년이나 떨어진 아주 먼 곳이라 소소가 말한 적이 있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몰래 삼천 봉지의 한 곳으로 가 그곳에서 수련하고 지구의 세 번째 재앙이 나타난 후에 돌아오는 것이었다.그러나 만약 마계로 가면 지구의 세 번째 재앙이 나타날 때 제때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내가 널 그곳으로 보낼 수 있어.”수호자는 말했다.“시공간 채널을 열어 마계로 보내는 건 내가 할 수 있다.”강서준은 수호자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수호자는 마법의 연꽃을 다듬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소소의 힘에 절대 뒤지지 않았다.반면에 소소는 이미 대황계에 근접해 있었다.그렇다면
모든 것이 준비되었고 강서준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선부로 들어왔다.이제 한 사람만 남았다.바로 서청희었다.용국, 궁전 뒤뜰.두 사람은 나란히 걷고 있었다,강서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서청희, 그동안 용국을 위해 뛰어다니느라 정말 수고했어.”서청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한 모든 일들을 오라버니와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죠. 수련 잠재력도 없고 초강자고 될 수 없으니, 저의 능력이 되는 한 인류가 이 난관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요.”강서준도 서청희가 의로운 사람이라는 사실에 기뻐했다.“용국에서는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목숨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조심해라, 알았지?”“네, 알겠습니다.”서청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간단한 말을 주고받았다.강서준은 서청희에게 조심해야 할 몇 가지를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그는 대하 태산으로 가 계곡 밑으로 내려갔고 다시 장경각 1층으로 왔다.“수호자 선배님.”강서준은 텅 빈 1층에 서서 입을 벌리고 외치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메아리가 계속 울려 퍼졌다.휭!하얀빛이 번쩍였다.하얀빛이 내리자 흰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나타나더니 놀랍도록 아름다운 얼굴로 강서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감격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강서준, 다 알고 있어. 정말 잘했어.”강서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제 제가 제1조화와 제2조화를 얻었다는 사실이 삼천계에 퍼졌으니, 저를 노리는 세력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이번에 김초현을 만나러 왔고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려주고 김초현과 도망을 다닐 겁니다.”“안 될 것 같구나.”수호자가 말했다.“무슨 일이죠?”강서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수호자는 말했다. “이 혹독한 환경에서는 인간이 수련하기가 전보다 몇 배나 더 힘들고, 돌파하기도 지옥처럼 어렵기 때문에 김초현을 최단 시간에 성장시키기 위해 아주 특별한 곳으로 보냈다.”“무슨 장소요?”강서준이 물었다.수호자는 그의 손을 흔들며 말했다.“더 이상 물어보지는 말
꽤 많은 강자의 보호 아래 현천성황은 쉽게 지구에 모습을 드러냈다.지구, 어느 지역.봉인을 뚫고 지구 상공에 나타난 현천성황은 공중에 서서 산과 강을 바라보며 매우 강력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그러고는 두 팔을 벌리며 외쳤다.“지구, 이 현천성황이 드디어 찾아왔다.”그가 순간 어두워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강서준, 이 자식. 죽을 때가 왔다.”사실 강서준을 죽이려는 것은 지명 일족이 생각해 낸 계획이었다.그러나 강서준은 현재 지명 일족과 관계가 좋아져 마공도 배우고 마족 문파의 최고 저주 기술도 배웠다.마록은 강서준을 좋게 보았지만, 지명 일족에는 강서준을 좋게 보지 않는 강자들이 간혹 있었고 그들은 강서준을 제거하려고 했다. 그러나 마록은 표면적으로는 지명 일족의 젊은 군주였지만 그저 마왕의 아들에 불과했다.그는 아직 마계로 돌아가지 않았고 아직 실력이 매우 약했기 때문에 지명 일족이 무슨 일을 하던 그에게는 결정권은 없었다.현천성황이 지상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강서준은 몰랐다.같은 시각, 문제가 일어날 거라고 경고했던 소소의 당부가 떠오른 강서준은 강중으로 행하고 있었다.현재 김초현은 장경각에 가 있었기에 강서준이 SA 일가가 다치지 않도록 그들을 지켜줘야 했다.만약 자신 때문에 SA 일가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김초현은 아마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강중으로 가서 SA 일가에게 상황을 설명한 다음 SA 일가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선부로 데려왔다.심지어 친한 친구들까지 모두 선부로 데려왔다.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선부로 들어온 후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다음부터는 어떤 곤경에 처하더라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곤경이 닥쳐도 명만 붙어있으면 희망이 있듯이, 문제만 생기면 도망가면 그뿐이었다.목숨만 지키면 괜찮은 거였다.그는 용국으로 돌아왔다.용국, 대전.이곳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저한테 이제 곤경이 닥칠 겁니다.”강서준은 중앙 자리에 앉아 아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
이 집단에서 도일은 가장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이 사람들을 모은 지도자였다.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다음으로 그는 강서준의 사악함을 폭로했다.마족과 결탁해 서안천파를 파괴하고 문파의 원로들을 죽였다는 내용이었다.그러자 즉시 누군가가 나서서 물었다.“도일, 이런 일들은 어떻게 알았나요, 제가 알기로는 강서준이 비록 마족의 몸이지만 무자비한 짓은 하지 않았고 인류를 위해 그런 짓을 했다던데?”“맞아요, 지구의 모든 인간은 모두 죄인의 자손이라 해도, 잘못한 사람은 조상이고 그들은 죽을 필요가 없어요. 강서준은 인류의 두 번째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제 몸 아끼지 않고 마족의 마록과 싸우지 않았나요?”많은 강자는 그래도 이성을 가지고 있었고 강서준의 편에 섰다.“말도 안 되는 소리! 죄인의 자손, 그리고 마공을 수련했기에 그는 마땅히 죽어야 합니다. ”“맞아요, 그 당시의 전투는 전 우주를 휩쓸었고 마족은 우주를 통일하기 위해 우주에서 살육을 벌였으면 얼마나 많은 행성이 부서졌습니까? 그들은 마침내 지구를 침공했고 우주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이 지구에 모두 모여 마족과 싸웠지요. 만약 지구의 열제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마족이 어떻게 상대가 될 수 있었을까요?"“지구 열제의 반란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참하게 죽었습니까?”“그때의 교훈으로 충분하지 않았나요?”“강서준은 죽어야 해.”“그가 이미 마족의 몸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마족과 가까운 지냈기에 그는 죽어 마땅합니다.”많은 권력자가 분노하며 말했다.도일은 만족했다.그는 이 사람들의 많은 동료 제자가 마족의 손에 죽었고 강서준이 마족과 가까이 지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강서준은 죽어 마땅하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으니 강한 자들을 지구로 보내 강서준을 죽일 방법을 찾읍시다.”“어떻게요?”“지금은 봉인이 너무 강해서 지구로 가는 건 불가능합니다.”“그래요, 지구는 핵심 땅이고 우리는 삼천 봉지를 통해서만 지구로 갈 수 있잖아
“우리, 우리 문파가 마족에 의해 멸망했습니다.”현천성황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코에는 콧물이 맺혔다.“강서준, 강서준이 마족과 결탁하여 우리 일족을 멸망시켰으니, 조상님께 정의를 구해 주십시오.”현천성황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이 노인은 서안천파의 조상으로, 고대로부터 살아남은 초강자였다.사실 서안천파는 우주에서 가장 큰 문파로, 고대 시대의 칠계에서도 유명한 존재였고 원계의 서안천파는 한 분파에 불과했다.서안천파의 본부는 지구에 있지 않았다.당시 마족이 철수할 때 서안천파의 수많은 강자도 지구에서 철수했다.“무슨 일이야?”노인이 와서 옆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았다.그는 깊은 잠에 빠져 바깥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현천성황은 말했다.“강서준이라는 천재가 지구에 나타났는데 죄인의 자손으로서 마족과 결탁했습니다. 현재 지구의 봉인이 풀리기 시작했으니 장로 중 한 명을 지구로 보내려고 합니다”“하지만 강서준은 너무 가증스러운 놈입니다. 먼저 마족과 손잡고 우리 일족을 멸망시켰고 그 직후에는 지구에서 우리 일족의 장로를 죽였습니다.”“죄인의 자손?”이 말을 들은 서안천파의 조상님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지구의 기운이 메말랐고 만약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지구는 요즈음 방금 그 기운을 회복했는데, 어떻게 지구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짧은 기간에 강해져 우리 문파의 원로까지 죽일 수 있는가?”“조상님, 강서준은 하늘을 거스르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현재 그는 제1조화, 천상의 기념비와 제2조화, 오행근원력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서안천파의 조상은 비록 고대에 살아남은 사람이었지만, 천상의 기념비와 오행근원력의 기원에 대해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서안천파의 현천성황은 천상의 기념비와 오행근원력에 관해 설명했다.“조상님, 현재 지구에 현존해 있는 모든 인간은 몸속에 천도 봉인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 강서준은 하늘을 거슬러 짧은 시간 안에 영역을 연달아 돌파할 수 있고 만약 그가 성장하여 마족과 힘을 합
소소는 강서준에게 우주에 대해 알려주었다.강서준은 마계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행성 중 하나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마계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소소는 말했다.“마계에서 지구까지는 광년으로 계산하면 3억 광년이나 돼.”강서준은 지구인이었지만 광년의 개념을 알고 있었다.그것은 빛이 전진하는 속도이기도 했다.“3억 광년이라고요?”그는 충격을 받았다.소소는 웃으며 말했다.“우주는 광활하고 끝이 없고 이 거리는 사실상 그렇게 멀지도 않아.”“그럼, 모모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구에 왔고 지구에 있는 동안에도 3억 광년이나 떨어진 마족과 소통할 수 있었을까요?”강서준은 마음속으로 의문을 품었다.소소는 설명했다.“항공로가 열려 있으면 그 길로 들어가 충분히 지구에 나타날 수 있어. 지금은 지구가 봉인되어 항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마계에서 온 초강력자가 그들을 이곳으로 보낸 거야.”“소통은 아마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 기술 혹 보물로 하겠지?”그 말에 강서준은 이해했다.그는 잠시 생각한 뒤 물었다.“봉인이 열리면 항공로가 열린다는 게 사실인가요?”“응.”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구의 봉인이 열리면 삼천지와 지구가 합쳐지면서 봉인된 항공로도 열리고 그때가 되면 지구는 다시 우주의 중심지가 될 것이며 이곳에는 우주의 수많은 강자가 모여들 것이야.”“고대의 우주에 일곱 개의 영역이 있었는데, 이 일곱 개의 영역은 우주에서 가장 강한 일곱 개의 행성이었고 마계도 그중 하나였으며 지구도 그중 하나였어. 사람들은 그것을 인계라고 불렀다.”“아, 그렇구나.”강서준은 깨달았다.“요컨대, 이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해. 지금은 네가 이해하지 못할 거야. 고대 지구에 존재했던 열 명의 황제는 우주를 뒤흔든 존재였다는 걸 넌 아마 충분히 강해질 때가 되면 이해하게 될 거야.”소소는 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떠나기 전에 그녀는 강서준
강서준이 고개를 들자, 밖에서 소소가 하얀 옷을 입고 고운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와 외쳤다.“강서준!”강서준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소소 누님, 무슨 일이세요?”“왜, 만나러 오면 안 돼?”소소는 입술을 다물고 옆 정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하얀 긴 다리를 드러냈다.“당연히 되죠.”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옆에 앉았다.“강서준.”순간 소소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어지고 안색이 심각하게 변했다.이 모습을 본 강서준은 살짝 얼어붙은 채 물었다.“무슨 일이죠?”소소는 말했다.“지난 며칠 동안 천도의 운행 법칙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중에서 몇 가지 정보를 얻었다.”강서준은 소소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정보요?”라고소소는 말했다.“재앙이 닥칠 것 같다.”“재앙?”강서준은 이미 예상한 듯 얼어붙은 얼굴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응.”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엔 엄청 곤란할 거야.”“얼마나 곤란하죠?”강서준은 초조해왔다.소소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상세한 건 아직 잘 몰라. 지난번에 연이어 짐작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고 이번에도 더 깊이 들어가면 나도 곤란해질 테니 다음에 말해줄게.”강서준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소소마저 경고했으니, 다음에는 큰일 날 게 뻔했다.하지만 지금 당장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할 수 있는 건 그저 열심히 수련하는 것뿐이었다.“열심히 수련해라.”그러자 소소는 일어서더니 말을 바꾸어 웃으며 말했다.“너는 아직 대단해. 천상의 기념비도 얻었고 오행근원력도 얻었으며 세 번째 조화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 번째 조화 이후 봉인을 푸는 네 개의 열쇠가 네 손에 있을 거야. 봉인을 푸는 것도 너니까 봉인을 풀어서 얻는 조화도 네 것일 거야.”“네 개의 조화를 얻을 수 있다면 너의 업적은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을 거야.”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첫 번째, 두 번째 조화를 얻으면서 운을 다 쓴 것 같아서 다음에는 못 얻을
이제 지구 전체는 물론 삼천계에서도 강서준이 지구에 나타난 첫 번째 조화와 두 번째 조화를 얻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강서준의 이름은 아주 짧은 기간에 삼천계 전체에 퍼져나갔다.삼천 세계에서는 모든 위대한 왕조, 종파, 강대국들이 강서준에 대해 문의할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어요.강서준의 문제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이제 삼천계의 모든 문파와 세력은 강서준의 행적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가 마족의 몸을 지니고 마공을 수련했으며 마족과 특이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죽어라.”삼천계의 어떤 고대 장소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름 모를 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죄인이 되어서 회개 할 줄 모를 뿐만 아니라 허락 없이 마공을 수련하다니. 전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강서준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장로가 나서서 말하자 많은 숨은 권력자들이 강서준을 처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사람들은 모두 숨은 실력자들이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고대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이었다.“강서준은 죽을 수 없습니다.”그 직후 또 다른 강자가 말했다.“강서준은 오랜 세월 동안 지구 인류를 위해 큰 공헌을 해왔고 인류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모든 걸 갖다 바쳤습니다. 비록 마족의 몸이라 할지라도 죽을 정도는 아닙니다.”삼천계에는 소문이 퍼졌다.반면 강서준은 용국에 있었다.지난 며칠 동안 아무도 그를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고 그는 매우 자유로웠다.다만 삼천계는 단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곤경에 처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원계를 예로 들면, 구범은 지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강서준은 원계에 여전히 꽤 많은 강자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용의 심연의 용행일도 그중 한 명이었다.그는 원계에 아직 강자가 숨어 있다고 굳게 믿었다.과거 고대 문파에 있을 때 구범은 태명에게 우리 고대 문파를 파괴하면 고대 문파의 숨겨진 강자들이 나타나서 마족의 흔적들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서 강서
“이 자식, 휴.”“화의 근원이 강서준의 손에 넘어갈 줄은 정말 몰랐다.”많은 존재가 부러워했다.반면 강서준은 자기 육체가 변화하는 기쁨에 빠져있었다.이전에도 이미 화의 속성을 가진 몸으로 변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 화의 근원이 다시 한번 육체를 바꾸었으니, 지금의 그는 자신의 피도 불, 살도 불, 뼈도 불이라고 느끼고 있었다.“강서준, 축하한다.”선부에서 소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화의 근원이 네 육체를 화의 성신으로 완전히 바꿀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만약 이변이 없다면 다른 기원의 힘을 얻는 동시 너의 몸도 완전히 바뀌어 고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오행 성신으로 바뀔 거야.”소소는 부러웠다.큰 행운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랄까 봐 강서준의 운은 너무 좋았다.“허허허.”강서준은 함박웃음을 지었다.화의 근원은 그의 몸을 변화시켰고 그 상태는 대략 하루 정도 지속되었다. 하루가 지나자, 몸속에서 피어오르던 불빛이 사라지고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섰다.신성한 불의 몸으로 변한 후 그의 체력도 상당히 증가했다.그는 저 멀리 수만 명의 군중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그가 걸어가자마자 주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길을 만들었다.다음으로 강서준은 수의 세계로 향했다.이곳은 망망 해역이었다.이런 종류의 물은 신기했다. 물에는 마법의 에너지가 들어 있었고 강서준은 물속에 들어가 육체를 정제시켜 다시 한번 물 속성의 몸이 되었다.다른 수사였다면 분명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강서준은 고전 시대의 천지오조상이 만든 신통인 오행역전변신법을 사용할 수 있었고 이미 화의 성신이라 하더라도 신법을 통해 화의 성신 기초하에 다시 한번 육체 속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수의 근원은 샘이었다.샘의 안에는 맑은 물이 끊김 없이 넘실거리고 있었다.이 물은 평범한 물이 아니라 모두 에너지였다.아주 당연하게 강서준은 샘물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그가 샘물을 흡수하자 샘물 속에서 마법의 기운이 나타나 강서준의 육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