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라의 안전을 지키고 불쌍한 시민들을 도울 줄 밖에 모르는 민족의 영웅이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은 몰랐다.형전 밖에는 수만 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전부 머리를 숙이고 침묵을 지켰다. 어떤 여자들은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형님..."이때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강서준은 몸을 돌려 그를 쫓아온 이혁을 바라봤다.이혁이 쫓아와서 물었다."형님, 이제는 어디로 갈 생각이에요?"강서준은 무기력하게 손을 들어 이혁의 어깨를 툭툭 쳤다."지금까지 고마웠어. 앞으로의 일은 네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이만 남황으로 돌아가. 너의 임무가 막중하니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 할 거야.""하지만 형님은..."강서준은 손을 들어 이혁의 말을 끊었다."나는 괜찮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이참에 휴식도 하고 좋지 뭐. 안 그래도 너무 피곤했었어."강서준은 몸을 돌려서 떠났다.문 앞에 있던 사람들은 양쪽으로 비켜 길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강서준은 한참 동안이나 걸어야 했다."강서준을 복직시켜 주세요.""대하는 영웅이 필요해요."...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하나둘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강서준은 귀가 울려 머릿속까지 복잡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인파 속에서 벗어났다.고독에 중독된 강서준은 이 짧은 거리를 걷는 것도 많은 체력을 써야 했고, 결국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휘청 바닥으로 쓰러졌다."서준 씨...!"조용히 강서준을 따라오고 있던 서청희는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후다닥 부축하러 왔다.강서준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비켜요."강서준은 손을 들어 서청희의 손을 뿌리쳤다.부축해 주는 사람이 없자 강서준은 또다시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했지만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다.강서준은 애써 자세를 바로 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제가 이겨 온 일들이 얼만데 이까짓 고독은 아무것도 아니에요."강서준은 안색이 창백하기는 했지만 당당한 표정으로 지지 않겠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판결이 끝나고 강서준의 죄명은 줄줄이 나열되고 또 해명되었다.돈을 받은 일에 대해서는 확실히 받기는 했지만 흑륭군에게 나눠주고, QS그룹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돌려줬기에 불법이기는 하지만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자신은 흑룡 카드가 있어 돈 걱정이 없는데도 범죄를 저지르면서까지 대하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씨를 어찌 외면하겠는가.판결이 끝난 다음 강서준은 쓰러져 버렸다.사람들은 그가 쓰러진 이유에 대해 몰랐다. 하지만 앞으로 대하에는 더 이상 전쟁의 신이 없을 것임을, 국민을 위할 줄 밖에 모르는 총 용수가 없을 것임을 직감했다.재판장에서 강서준은 모든 힘을 다해 형검을 뽑아 들어 원래 자리에 놨다. 그러고는 사람들로 둘러 쌓인 길에서 걸어 나온 순간 힘이 완전히 빠져 쓰러졌다.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서준이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침대에 누워서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산소마스크가 불편했던 그는 벗으려고 손을 올렸다."서준 씨, 깼어요?"듣기 좋은 목소리가 귀가에서 울려 퍼졌다.강서준은 몸을 약간 돌려 침대 곁에 앉아있는 여자를 바라봤다.빨간색 치마를 입은 여자는 잔뜩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강서준은 힘 없이 머리를 끄덕이며 산소마스크를 잡았다.서청희는 후다닥 그를 도와주며 황급히 말했다."서준 씨는 아직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요."강서준이 일어나려고 하자 서청희가 그를 부축해 줬다.침대에 기대어 앉은 강서준은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여기가 어디예요?""여기는 교토의 병원이에요. 서준 씨 하루 꼬박 쓰러져 있었어요. 판결이 끝나서부터 지금까지요."서청희는 강서준을 바라보며 약간 울컥했고, 눈물은 주체할 수없이 흐르기 시작했다.전쟁의 신으로 불리던 최고의 장군이 판결을 받고 이 꼴이 되었으니 속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강서준은 주머니를 만지작댔다. 하지만 그가 찾는 물건은 없었다."담배 있어요?"강서준은 안색이 창백했고 목소리에도 힘이 없었다.
강서준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아무도 탓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김초현이 아니라고 해도 천자는 다른 방법으로 그를 모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몸은 어때요? 좀 괜찮아졌어요?"김초현은 머리를 저으면서 말했다."저는 아무 문제 없었어요."강서준은 이 말을 들은 후에야 마음이 놓였다. 아무래도 김초현의 고독은 그의 고독만큼 강하지 않은 듯했다."미안해요... 미안해요... 흑흑..."김초현은 무슨 말을 할지 몰라 강서준의 곁에 서서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괜찮아요. 별로 큰일도 아닌데요."강서준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제가 멀쩡히 살아있는데 뭐가 문제예요. 그나저나 먹을 만한 게 좀 있어요? 슬슬 배가 고픈데...""제, 제가 바로 준비하러 갈게요."김초현은 마침 강서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가 배고프다는 말을 듣고 빠르게 음식을 준비하러 갔다.김초현이 나간 다음 병실에는 또다시 정적이 맴돌기 시작했다.강서준은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은 채 미간을 꾹꾹 눌렀다.그는 앞으로 할 일이 아주 많았다. 가장 관건적인 것은 체내의 고독을 푸는 것이다.강서준은 고독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의술로 고독을 풀려고 하기도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이때 강서준은 한 사람이 떠올랐다.블랙 진의 창시자 독보운, 즉 지하 감옥 깊은 곳에 있는 그 남자를 말이다.독보운은 한눈에 강서준이 중독되었음을 알아냈다. 이는 그가 고독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어쩌면 고독을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했다.독보운은 아주 강한 사람이었다.몇 년 전, 대하는 수백 명의 고수를 보내고 나서야 엄청난 손실과 함께 그를 붙잡았다. 만약 독보운이 감옥에서 빠져나온 다면 커다란 재난을 일으키고 말 것이다.하지만 강서준은 자신이 있었다. 고독을 풀 수만 있다면 그는 충분히 독보운을 이길 수 있었다.이렇게 강서준은 생각에 잠겼다."서준 씨, 담배를 사 왔어요."이때 서청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머리를
백소희는 다급한 말투로 말했다."서준 씨의 보호가 없으면 저는 곧 죽게 될 거예요."백소희는 원래 도굴단 소속으로 난서왕 고대 유적지에 간 적도 있다.난서왕 고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소문이 파다하게 났다. 예전에는 QS그룹의 대표라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쉽게 말할 수 없었다.백소희는 자신이 강중으로 돌아가자마자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서준은 창백한 안색으로 말했다."지금 같아서 나도 너를 보호해 줄 수 없어. 그러니 강중으로 돌아가 소요왕한테 연락해. 소요왕한테 도울 일이 있을 것이니 그곳에 있으면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강서준의 말을 듣고 백소희는 가만히 있었다.강서준은 또 서청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청희 씨도 강중으로 돌아가요.""싫어요."서청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이때 김초현이 병원 식당에서 밥을 갖고 왔다. 그녀는 병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이 말을 듣고 약간 멈칫했다."서준 씨, 밥 왔어요."김초현은 밥을 들고 직접 강서준에게 먹여주려고 했다."제가 먹을게요."강서준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는 쌀밥을 다섯 공기나 먹은 후에야 김초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초현 씨도 강중으로 돌아가요. 갈 때 윤지도 데리고 가고요."김초현은 황급한 말투로 물었다."그럼 서준 씨는요?"강서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저는 다른 할 일이 있으니 신경 쓰지 마요."강서준의 태도는 아주 단호했다. 그는 팔부천용 외의 나머지 사람들을 전부 쫓아낼 작정이었다.강서준은 시름시름 앓고 있기는 하지만 말투만큼은 아주 힘이 있었다.사람들은 당연히 강서준의 계획에 대해 몰랐지만 본능적으로 그가 중요한 할 일이 있음을 느끼고 바로 강중으로 돌아갈 티켓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그렇게 병실 안에는 팔부천용만 남게 되었다.강은미가 물었다."앞으로는 어떻게 할 계획이에요?""급해 할 건 없어."강서준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너희들도 이만 가서 쉬어. 내가 생각 정리를 하고 나서 다시 부를
발자국 소리는 아주 작았다.강서준은 몸에 힘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민첩성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그는 몸을 일으켜 조용히 병실 밖으로 걸어가서 주변을 둘러보더니 복도 끝을 향해 걸어갔다. 복도 끝에는 검은색 옷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있었다.남자는 벽에 기댄 채 강서준을 바라봤다."왕의 명령을 받고 서준 씨를 보러 왔어요. 몸은 좀 어때요?"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몸에 힘이 없었던 강서준도 벽에 기댔다. 그는 무기력한 목소리로 말했다."고독에 중독되어서 상황이 좋지는 않아요. 몸에 힘이 없는 데다가 근육이 점점 빠지고 있어서 이제는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고독이요?"그림자는 약간 놀란 모습이었다."그런 수법은 100년 전에 전부 사라지지 않았어요? 아직도 독충을 키우는 사람이 있어요?"그림자가 독에 대해 꽤 아는 모습이기에 강서준은 그를 힐끔 바라봤다. 아무래도 예전에 독을 만드는 독충을 키우는 사람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독에 대해 잘 아는 모양이네요."그림자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잘 아는 건 아니고 사부님한테서 들은 적이 있어요."강서준은 흥미가 생겼다."더 자세히 말해주면 안될까요?"그림자가 설명하기 시작했다."100년 전, 대하에 독충을 키우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마을이 있었는데 고독인으로 불렸어요. 이는 가문이기도 하고, 마을이기도 했고 주로 고문으로 불렸어요. 대하국이 금방 만들어졌을 때 고독인들이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어요. 그들은 고독으로 이 세상을 지배할 생각이었죠. 하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이제는 찾아보기도 어려울 정도가 됐죠."이 말을 들은 강서준은 대충 감이 잡혔다.그는 역사에 대해서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고독을 과연 풀 수 있을 지만 생각했다."그럼 혹시 고독을 풀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어요?"그림자는 머리를 저었다."아니요. 고독은 오직 독을 쓴 사람만이 푸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강서준은 잠깐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강서준은 걱정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그림자한테서 들은 고독인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고독으로 세상을 지배한다고?'서청희는 생각에 잠겨 있던 강서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서청희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렇게 갑자기 말하면 어떡해요? 사람 놀라게...""그래서 도대체 어딜 갔다 온건데요?"서청희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병실 문을 열고 밖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그녀는 팔짱을 끼며 강서준에게 물었다."이 시간에 누구를 만나러 몰래 나갔었어요?"강서준은 하품을 했다. 그는 침대 쪽으로 걸어가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오래 누워 있었더니 약간 답답해서 산책 했을 뿐이에요.""그래요?"서청희는 여전히 믿지 않는 얼굴이었다.강서준은 침대에 누우면서 머리를 끄덕였다."안 그럼 제가 왜 나갔겠어요?""알겠어요."서청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강서준이 분명 누군가를 만나러 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밤은 이렇게 고요히 지나갔다.이튿날.강서준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서청희는 보이지 않았다.강서준은 배가 고팠다.고독에 중독된 이후로 그는 쉽게 배가 고팠고 먹는 양도 어마 무시하게 많아졌다.강서준은 자신이 음식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고독이 전부 빼앗아 갔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끝도 없이 배고프고, 피곤하고, 힘이 없었다."청희 씨는 또 어딜 간 거야?"강서준은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그는 배가 고프기는 했지만 전혀 움직이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침대에 누운 채로 담배를 피웠다.오늘따라 이상하게도 강서준은 담배 냄새가 아주 역겨웠고, 심지어 토가 나올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담뱃불을 껐다."저 왔어요."이때 병실 문이 열리고 서청희가 밥을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밥을 밥상 위로 내려놓으며 미소를 지었다."배고프죠?"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였다."조금요."서청희는 식당에서 사 온 반찬 중에서 고기 한 점을 집어 강서준에게
서청희는 금방 잠에서 깨어난 강서준의 앞으로 오더니 휠체어를 가리키며 말했다."타요."강서준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지경이었다."저도 걸을 수 있거든요. 이럴 필요 없어요.""센 척하지 마요."서청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의사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병이니 최대한 운동을 줄이라고 했어요. 안 그러면 바이러스가 에너지를 점점 더 많이 흡수해 힘들어질 거래요."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도 의사의 말에 동의를 했다.강서준이 몸을 일으키자 서청희가 다가가서 그가 휠체어에 탈 수 있도록 부축해 줬다.두 사람은 그렇게 병원 밖으로 나왔다.병원 밖에서 서청희가 물었다."이제는 어디로 가요?"강서준은 번화한 빌딩 숲을 바라보며 약간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큰 도시에 그가 갈 수 있는 곳 하나 없다는 게 참 한스러웠다.강서준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일단 호텔로 가요. 저는 며칠만 있다가 강중으로 돌아갈 거예요.""그래요."서청희는 강서준이 교토에서 아직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게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지금까지 묻지 않고 있었다. 그의 일이라면 아주 중요한 일일 테니 말이다.서청희는 강서준을 데리고 차 옆으로 왔다. 그녀는 강서준을 차에 태운 다음 휠체어를 접어 트렁크에 넣고 나서야 자신도 차에 올라탔다.5성급 호텔에 도착한 서청희는 스위트룸을 잡았다.이후로 강서준은 가만히 호텔에만 있었다. 그는 그림자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림자는 꼬박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어서야 드디어 나타났다.호텔의 베란다에서 강서준이 그림자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됐어요?"그림자가 말했다."왕께서 동의하셨어요. 그리고 서준 씨의 일이라면 얼마든지 돕겠다고 하셨어요."이 말을 들은 강서준은 드디어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그림자가 계속해서 말했다."3일 후 왕께서 교토를 떠나 L국으로 가서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실 거예요. 비서실장, 행정장관, 그리고 적염군의 총사령관도 함께 동행한다고 했어요. 교
강서준은 역천 81침을 한참 들고 있다가 책상 위로 휙 뿌리고는 휴대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시간은 이미 새벽 12시가 되었다.강서준은 저녁 8시에 밥을 먹었지만 벌써 또 배가 고팠다. 그래서 휴대폰을 꺼내 옆방을 쓰고 있는 서청희에게 문자를 보냈다.'저 배고파요.'문자를 보낸지 몇 초도 되지 않아 방문이 열리고 서청희가 잠옷 바람으로 들어왔다.그녀는 하얀색 잠옷을 입었는데 약간 투명한 재질이라 옷 속이 희미하게 보여 아주 유혹스러웠다. 금방 샤워를 했는지 그녀의 머리카락도 약간 젖어 있었다."뭐 먹고 싶어요? 배달 시켜줄게요.""고기요."강서준이 말했다. 고독에 중독된 이후로 그는 계속 고기가 먹고 싶었다."알겠어요."서청희는 휴대폰을 꺼내 배달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호텔 방의 한쪽에 앉은 서청희는 책상 위에 흩어져 있는 침들을 흘깃 보며 말했다."방금 뭐 하고 있었어요?""그냥 있었어요."강서준은 침 하나를 들고 끝자락 부분을 눌렀다. 그러자 다른 침들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것처럼 순식간에 철사의 형태로 이어졌다.철사는 살아있는 뱀이 된 것처럼 스르르 옷깃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이 장면을 본 서청희는 입을 떡 벌렸다."정말 신기해요!"강서준은 덤덤하게 웃으며 부연 설명은 하지 않았다.서청희도 딱히 더 묻지는 않았다.서청희는 말없이 침대 위로 올라갔고 강서준은 유혹적인 냄새를 맡았다. 그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이불을 끌어올렸다."왜, 왜 다가와요?"서청희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냥 지금은 좀 어떤지 물어보려고 가까이 온 거거든요? 마사지라도 해줄까요? 전문가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배운 적 있어서 꽤 괜찮을 거예요.""됐어요."강서준은 작게 손을 흔들었다. 그는 서청희의 속셈을 알고 있기에 더 이상 가까이하지 못했다."저는 괜찮으니까 이만 돌아가요. 청희 씨는 그냥 배달이 도착하면 음식을 갖다주면 돼요.""정말 괜찮아요?"서청희는 기대하는 눈빛으로 강서준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저 손도 말랑말랑해서 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