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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서청희는 술에 취해서 완전히 쓰러졌다.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일어났다.

서청희는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이 호텔에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가방과 책상은 책상 위에 고스란히 있었다. 그녀는 가방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현재 시각이 새벽 4시라는 것을 확인했다.

"내가 술을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서청희는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강서준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아주 많은 말을 했다는 것만 기억났다.

이때 서청희는 무심코 날씨 앱에 뜨는 위치를 봤다.

"강중? 내가 강중에 있다고?"

서청희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강서준 이 나쁜 놈..."

서청희는 휴대폰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휴대폰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녀는 침대에 엎드린 채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서청희는 자신이 강서준에게 고백했던 것은 기억났다. 그녀는 강서준과 함께 있고 싶었는데 이렇게 강중에서 깨어난 걸 보면 거절인 게 분명했다.

남황의 흑룡 저택.

강서준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늘 일편단심인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자신을 좋아하는 전국의 수많은 소녀들도 거들떠 본 적 없었다.

하지만 서청희에게만큼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할 수 없었다. 서청희의 고백을 듣고 난 강서준은 자칫 허락할 뻔하기도 했다.

강서준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 그를 10년 동안 죄책감에 시달리게 한 여자,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마음에 걸리는 여자... 이혼을 하고 나서도 김초현을 잊을 수 없어서 강서준은 결국 서청희를 돌려보냈다.

남들은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김초현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용수님, 청희 씨는 안전하게 강중의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귀역은 옆에 서서 보고를 했다.

강서준은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그래, 너도 이만 돌아가서 쉬어."

"네."

귀역은 머리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강서준은 소파에 누워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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