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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김초현의 말은 마치 비수처럼 강서준의 가슴에 꽂혔다. 그는 목구멍에 뭐가 막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서청희의 말이 맞았다.

강서준과 김초현 사이에는 감정적인 기반이 없었다. 그러니 짧은 시간은 괜찮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있으면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알겠어요. 그럼 우리 이혼해요."

강서준의 얼빠진 표정을 보고 있는 김초현도 속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일을 좋게 끝내고 싶다면 빨리 이혼하는 게 좋을 거예요. 법정까지 가는 건 서로 난감해질 뿐이잖아요."

강서준은 순간 진짜 포기를 하고 싶었다.

강서준이 김초현에게 접근한 것은 은혜를 갚고 자신이 한 잘못을 뉘우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초현이 사랑에 빠진 사람이 또 다른 자신이라고 생각하자 그는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바꿨다.

"초현 씨, 저는 절대로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같이 집으로 돌아가요."

강서준은 김초현의 팔짱을 끼려고 했다. 하지만 김초현은 정색하면서 그를 뿌리쳤다.

"지금 저를 놀리는 거예요?"

"못생긴 두꺼비 주제에 자기가 개구리 왕자인 줄 아는 거야 뭐야."

김인영은 콧방귀를 뀌면서 김초현을 데리고 가려고 했다.

강서준은 꽃을 들고 제자리에 멈춰 선 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서준 님, 서준 님...!"

이때 한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친 생김새에 정리하지 않은 수염이 잔뜩 자란 남자가 황급히 달려오고 있었다.

"드디어 만났네요, 서준 님."

송진이 걸어와서 존경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일이 나나의 20살 생일인데 예전과 달리 강중에서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거든요. 나나의 소원이 서준 님이 생일파티에 참석하는 거예요. 그러니 부디 꼭 파티에 와주세요."

강서준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생일파티에 참석할 기분이 아니었다.

"싫어요."

강서준은 덤덤하게 거절하고는 김초현을 뒤따라 갔다.

"서준 님, 잠깐만요..."

송진은 강서준을 뒤따라 갔다. 그가 강서준을 만나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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