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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김초현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서준 씨, 앞으로 무슨 일 생기면 나랑 꼭 의논해야 해요. 제멋대로 결정하면 안 돼요, 알겠죠?”

“알겠어요.”

“여보, 앞으로 무슨 일 생기면 꼭 당신과 의논할게요. 오늘 하루 종일 너무 바빠서 피곤해 죽겠어요. 허리도 아프고. 여보가 내 어깨 좀 주물러줘요.”

김초현은 일이 확실히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대기업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은.

그녀는 강서준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주물러줬다.

“음, 정말 시원해요.”

강서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오늘 밤 강서준은 나가지 않고 줄곧 집을 지켰다.

다음날

“초현 씨 , 나가서 의료 거리 좀 둘러보지 않을래요? 오늘이 회진하는 마지막 날인데.”

“싫어요.”

김초현은 삐쳐서 말했다.

“지금 밖에서 날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바보라고 하지, 뻔뻔하다고 하지. 내 발로 거기 가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아요. 집에 있는 게 훨씬 나아요. 밖에서 떠도는 유언비어도 안 듣고.”

“알겠어요. 그럼 혼자 나갈게요.”

강서준은 집에서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갔다.

그는 운전을 하지도 않았다.

의료 거리는 아주 붐볐다. 근처에 주차장은 모두 꽉 찼고 주차할 장소도 마땅하지 않았기에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도로에 이르자 마침 택시 한 대가 길가에 서있었고 그는 곧장 걸어가 차 문을 열고 탔다.

기사는 모자를 쓴 중년 남성이었는데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기사가 물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강서준이 답했다.

“의료 거리로 가주세요.”

“네.”

기사는 신속하게 출발했다.

바로 그때 강서준은 이상함을 느꼈다. 이상한 냄새가 맡아졌다. 냄새가 옅어서 일반인이라면 알아차리지 못했겠지만 그는 의사였고 약의 냄새에 아주 민감했다.

그는 호흡을 정지했다. 하지만 역시 늦었다.

머리가 어지러웠고 눈이 침침해지더니 바로 기절했다.

“흥.”

기사는 모자를 벗고 기절한 강서준을 한 번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흑룡, 네가 아무리 천하무쌍의 의술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정성껏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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