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야, 정아야...”중년 남자가 뛰어들어왔다.딸의 몰골을 확인한 남자는 화를 내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강서준에게 달려들어 욕설을 퍼부었다. “쓰레기 같은 새끼, 짐승새끼....”남자는 주먹을 들어 강서준에게 날렸다.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다.강서준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그는 생각에 잠겼다. 누가 자신을 이런 함정에 빠뜨렸는지, 자신에게 왜 이러는 건지 생각하고 있다.자신을 완전히 죽여버릴 수도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오히려 수고를 하면서 이런 일들을 만들었다.경찰이 들이닥쳤고 얼마 뒤 많은 기자들이 들이닥쳐 방 안을 촬영했다.“찍지 마세요, 찍지 마세요...”경찰들은 기자들을 제지했다.중년의 남자는 강서준을 때린 후 신속히 명령했다. “얼른, 기자들을 막아. 함부로 언론 플레이하지 못하게 막아. 안 그럼 내 딸의 인생이 망하는 거야.”중년 남자는 윤종복이다. 윤종복은 저명한 서예가였다,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이번 의술 대회에 초대 손님이기도 하다.그래서 그는 자신의 딸 윤정아와 함께 강중에 왔다.어젯밤 딸이 밤새도록 돌아오지 않아 그는 경찰에 신고했다.그도 기자들이 어떻게 알고 따라왔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장면은 언론에 의해 생중계되었다.“시청자 여러분, 어젯밤 유명한 서예가 윤종복은 자신의 딸이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단서를 찾고 저희 기자들이 호텔에 도달했고 저희는 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서예가 윤종복의 딸은 성폭행을 당했고 용의자는 바로 이 사람입니다.”“찍지 마세요, 찍지 마세요.” 윤종복은 기자들을 계속해서 막았다. 동시에 경찰들에게 지시했다. “얼른, 얼른 쫓아내세요.”기자들은 결국 전부 쫓겨났다.강서준은 겨우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친 윤종복을 바라보며 변함없는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전 모함을 당한 겁니다. 믿을 수 있겠습니까?”“개새끼...”강서준이 저렇게 말하자 윤종복은 또다시 화가 났다. 강서준에게 달려가 주먹을 날렸다. 그러
SA 일가.정신을 차린 김초현은 머리를 거세게 흔들었다.“아니야, 사실이 아니야, 믿지 않아, 그게 사실이라고 믿지 않아, 서준 씨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김초현은 강서준을 굳게 믿었다.결혼한 이후로 강서준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다.둘이 함께 자더라도 강서준은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자신의 마누라도 쉽게 건드리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밖에서 난잡하게 놀 수 있을까.“초현아, 넌 너무 순진해. 뉴스에서 이미 보도됐어. 동영상이 어찌나 고화질인지 누가 봐도 강서준이잖아. 게다가 침대 위에 여자까지 있는데 저게 어떻게 가짜야? 내가 애초부터 강서준은 좋은 사람이 아니니 이혼하라고 했잖아!”강서준이 사고를 쳤으나 하연미는 집안 망신을 시킨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강서준이 이렇게 큰 사고를 쳤으니 남은 생은 교도소에서 보낼 것이다.그러면 김초현은 강서준과 이혼할 것이다.“분명 오해가 있을 거예요, 저 경찰서에 가볼게요.” 김초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초현아...”하연미가 외쳤다. 하지만 김초현을 잡지 못했다. 그녀는 중얼거리며 말했다. “그래, 어디 한 번 봐. 제대로 마주하고 완전히 단념하게.”김초현은 경찰서로 향했다.“강서준은 용의자입니다. 게다가 증거도 확실하고요. 법정에 가서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 변호사 이외의 누구도 만날 수 없습니다.”김초현은 강서준을 만나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에게 제지당했다.그녀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휴대폰을 들어 서청희에게 연락했다.“청희야, 큰일 났어. 서준 씨가 사고를 쳤어. 흑흑...”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서청희는 뉴스를 찾아볼 시간도 없었기에 강서준에게 사고가 터진 걸 모르고 있었다. “초현아, 울지 마. 서준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데? 천천히 말해 줄래?”“서, 서준 씨가 어떤 여자애를 강간했어. 그래서 체포되어서 갇혀있는데 지금 만날 수가 없어.”“뭐?”소식을 전해 들은 서청희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김초현은 깜짝 놀라 질문했다. “그럼,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장 변호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 어쩔 수 없어요. 전 이 소송에서 이길 자신이 없어요. 지금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바로 당사자가 강서준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것뿐이에요. 그래야만 교도소행을 면할 수 있어요.” 서청희는 얼굴을 구기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어요. 먼저 돌아가세요.”“네, 부대표님.”장 변호사는 몸을 돌려 멀어졌다.“청희야, 이제 어떡해. 난 서준 씨를 믿어. 분명 함정에 빠진 거야.”서청희는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나도 서준 씨를 믿어. 하지만 판사는 증거만 보잖아. 지금 모든 증거가 서준 씨에게 불리해.”“그, 그럼 이제 어떡해?”“먼저 돌아가자. 틀림없이 괜찮을 거야.” 서청희는 김초현을 잡아끌고 갔다.강서준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QS 그룹의 진짜 회장이다.증거가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이젠 백소희가 나서서 윤종복을 찾아갈 방법밖에 없었다.유치장강서준은 나무판자 침대에 누워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설마 지난번에 독을 마시게 했던 그 사람들이 날 의술 대회에 가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는 건가? 도대체 대회에서 뭘 하려고?”강서준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는 십중팔구 자신을 방해하는 거라고 확신했다.“그렇다면 당신들이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거지 봐줘야겠네.”그는 몸을 일으켜 철문으로 가 두드리며 소리쳤다. “저기요, 저기요. 저 전화 한 통만 씁시다.”곧 경찰은 다가와 그에게 차갑게 말했다. “소리 지르지 말고 조용히 해. 그리고 전화 사용할 수 없어.”“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요? 내가 누구한테 전화하려는 건지 아냐고요. 번호 하나 줄 테니까 그쪽으로 전화 좀 해주는 게 어때요?”“하, 일개 데릴 사위를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경고하는데 넌 끝났어. 남은 생을 평생 교도소에서 보내야 할 거야.” “저기요, 제발 전화 한 통 좀 쓰게 해주세요. 소요왕한테 전화하려고요.”“소요왕?
소요왕은 강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강서준을 돕기로 했다.“알겠어요, 우선 데리고 나가주죠.”강서준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말했잖아요. 몰래 대역을 넣어달라고요. 대놓고 나가면 안 돼요. 키와 체형이 비슷한 사람을 구해서 넣으면 몰래 빠져나가 가면을 만들 테니 그걸 그 자한테 쓰게 해주세요.”소요왕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겁니까?”“그만 물어보세요.”“그래요.”소요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주 빨리 일을 처리했다.군대로 돌아가 강서준과 비슷한 키와 체형을 가진 사람을 찾은 뒤 강서준을 몰래 빼냈다. 강서준은 자신의 얼굴과 같은 가면을 제작해 대역에게 그 가면을 씌운 뒤 대역을 다시 유치장에 넣었다.그리고 강서준은 다시 다른 가면을 만들기 시작했다.내일은 의술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대놓고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자신의 얼굴이 안되면 다른 얼굴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그는 10년 전에 그의 모습으로 가면을 만들었다. 바로 강용 그룹의 이사장 강서준의 얼굴을.한편.강중의 어느 호텔.호텔 스위트룸.한 소녀는 소파 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두 눈동자는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녀는 윤정아였다오늘 아침의 희생양이었다.호텔 룸 안에는 윤종복도 함께 있었다.딸의 모습을 확인한 윤종복은 마음이 복잡했지만 애써 딸을 달랬다. “정아야, 걱정 마. 절대 그 자식을 가만두지 않을 거다. 평생 교도소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마.”맞은편에는 두 명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서청희와 김초현이었다.김초현은 피해자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그녀가 당한 일을 가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정아 양, 혹시 무슨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요? 제 남편은 제가 잘 아는데, 그는 절대......”“그만하세요.”윤종복은 일어나서 방문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당장 꺼지세요. 여기 누구도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서청희는 급히 일어서서 상황을 수습했다. “윤 선생님, 화내지 마세요.
백소희는 곧 입을 열었다. “윤 선생님, 정아 양에 대한 일은 저도 들었어요. 혹시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요?”윤종복의 얼굴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백 대표님도 강서준을 대변하기 위해 이렇게 오신 겁니까? 아니면 강서준을 위해서 직접 오신 겁니까?”백소희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윤 선생님은 모르시겠지만 그분은 QS 그룹의 배후에 있는 진짜 회장님이세요. 수백조의 재산을 보유하셨어요. 주변에 예쁜 여자들이 수없이 많죠.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많은 여자들을 거느릴 수 있고 게다가 누구보다 아름다운 아내까지 있는 분이십니다. 그런 분이 지금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게 전 믿기지 않아요.”“QS 그룹의 배후에 있는 진짜 회장님이라고요?”윤종복은 강서준의 정체를 알고 난 뒤 큰 충격을 받았다.자신의 딸을 더럽힌 강서준이 뜻밖에도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었다.“예.”백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분명 오해가 있을 거예요. 전 회장님이 절대 그런 일을 할 분이 아니라고 믿어요.” 강서준의 정체를 안 윤종복은 엄청나게 놀랐다.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갑게 말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돈 있는 분들 속 사정까지 저희가 어찌 알겠어요. 어쩌면 이런 자극을 원해서 벌인 짓일 수도 있고요.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믿고 돈만 있으면 뭐든지 누릴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니.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강서준은 제 딸에게 못된 짓을 했고 전 꼭 고소를 할 겁니다. 꼭 교도소에 처넣겠어요.” “합의금을 제시해 주세요.”백소희는 변호사에게 증거가 확실하기에 강서준에게 불리하다는 말을 들었다.그녀는 윤종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얼마를 드려야 아무 분쟁 없이 조용히 지나갈 수 있나요?”“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당장 나가주세요.”윤종복은 화를 내며 문을 가리켰다. “당장 나가세요!”백소희도 얼굴을 찌푸렸다.지금
며칠간 SA 일가는 쭉 검색어에 올랐다.첫 번째 소식은 바로 김초현에 관한 것이다. 의술도 모르는 사람이 J 의료원의 의사가 되어 몇 억을 들여 이번 의술 대회의 1위 의사로 등극했다는 소식이다.“김초현은 오명을 뒤집어쓴 거야.”“뻔뻔해.”“멍청한 게, 돈만 많아서는.”해당 기사가 내려가기도 전에 두 번째 키워드가 새로 생겼다. 바로 김초현의 남편 강서준에 관한 기사였다.모든 매체에서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성폭행범은 죽여야 해.”“저런 사람은 남자구실을 못 하게 만들어야 해.”“총살해야지.”“진짜 이해가 안 되네. 강서준한테 그렇게 아름다운 아내가 있는데 왜 굳이 저런 일을 한 거야?”“아무것도 모르는 것들, 강서준은 SA 일가의 데릴 사위로 들어갔어. 집안에서는 목소리 하나 제대로 못 내는 사람이야. 소문에 의하면 아직 김초현과 관계도 맺지 못한 것 같던데. 꽃처럼 아름다운 아내가 있어도 건드리지 못하니 결국 참다못해 이런 사단을 벌인 거지.”........인터넷에는 강서준에 대한 욕설이 난무했다.SA 일가.김초현은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아내로서 마땅히 주시해야 할 사건이었다.인터넷에 올라온 댓글들을 확인한 그녀는 죄책감을 느꼈다.그녀는 자기 탓 같았다.진작 강서준에게 자신을 허락했더라면 밖에 나가서 이런 짓까지 하지 않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김초현은 강서준이 성폭행을 저지른 것 같았다. 그런 확신이 점점 들었다.모든 증거가 강서준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강서준은 자신이 약에 취해 벌인 짓이라 아무것도 모른다고 변명하고 있었다.처음에는 그녀도 강서준의 말을 믿었지만 윤정아의 몰골을 확인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강서준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핑계만 늘어놓고 있었다.“초현아, 더 생각할 것도 없어. 성폭행범이라고. 강서준은 현재 성폭행범이야. 강제로 이혼할 수도 있다고.” 하연미는 옆에서 김초현을 타일렀다.“청희야.”김초현이 서청희를 바라봤다.강서준이 구
김초현은 고개를 흔들었다.“서준의 사건이 해결되면 다시 얘기하자.”“알았어, 알았어.”하연미는 애써 웃으면서 김호의 팔을 잡아당겼다.“초현, 집에서 쉬어. 네 아빠랑 같이 김현이 보러 병원에 갔다 올게.”“그래.”하연미와 김호가 집을 나선 뒤, 김초현은 서청희를 물끄러미 봤다.“청희, 내가 너무 냉정하다고 생각하지? 서준이 우리 가문에 들어오면서 내게 잘 해줬어.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이혼할 생각을 하다니.”“그게…”서청희도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사적으로 김초현과 강서준이 이혼하기를 바랐지만 친한 친구로서 또 두 사람이 잘 살았으면 했다.“나는 서준이 성실하고 본분을 지키는 남자라고 여겼어. 돈을 팔면서 아가씨를 만난다고 해도 나는 괜찮아. 하지만 왜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었는지 정말 용서할 수 없어.”김초현이 단단히 실망한 모양이다.“그러게 말이야.”딱히 할 말이 없는 서청희는 그냥 김초현에게 맞춰주었다.김현은 강중시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며칠이 되었다.수술 경과가 좋고 회복이 빠른 편이지만 한동안은 몸조리를 해야 되기 때문에 당분간 퇴원할 수 없었다.김현이 병실 침대에 누워있고 오유민이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그때 하연미와 김현이 웃으면서 병실에 들어왔다.김현이 의아하며 물었다.“엄마, 무슨 좋은 일이 있어?”“내가 이제야 숨통이 트여. 강서준 그 자식이 글쎄 어떤 여자애를 성폭행하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혀갔잖아. 모레 법정에 서는데 아마도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썩을 것 같아. 그러면 초현이와 이혼시켜야지. 돈 많은 남자가 널렸는데 말이야. 이제야 내 소원이 이루어지나 보다.”“뭐라고?!”김현이 깜짝 놀라며 쾍 소리를 질렀다.“매형이 성폭행을? 지금 농담하는 거지? 그럴 리가 없어.”하연미가 정색하며 말했다.“진짜야. 강서준이 잡혀갔다니까. 밖에 소문이 쫙 퍼졌어.”“그럴 리가, 절대 그럴 리가 없어!”김현은 그래도 믿지 않았다.강서준이 누군가? 과거에 흑룡이자 권력의 피라미드에 섰던 인물이다.
강서준이 죄를 저질러 감옥에 들어가게 되자 김초현은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형을 선고받은 즉시로 강제 이혼을 할 계획이었다.28살이라는 한창 젊은 나이에 강서준이 출소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그때면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될 텐데 젊은 나이에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싫었다.따지고 보면 자신 때문에 강서준이 비뚤어진 길을 간 것이니 마음속으로 너무나 미안했다. 하지만 이미 이지경이 된 이상 돌이킬 수도 없고 자책해도 소용이 없었다.한편, 강서준은 구치소에서 빠져나와 강용 그룹으로 갔다.그동안 강용 그룹에 온 적도 없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들여다보지도 않았다.강용 그룹 대표 사무실에서 강서준이 인피 가면을 썼다.180도로 확 달라진 모습이다. 게다가 하얀 정장까지 입어 용모가 더 준수하고 남다른 기품이 흘렀다.“도련님, 요즘 4대 상업 연맹의 압박을 받아 회사 실적이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그 때문에 손실이 적지 않습니다.”진수가 옆에서 업무를 보고했다.“걱정할 필요 없어요.”강서준이 손을 저었다. 강용 그룹이 어떻게 돌아가든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강용 그룹을 진수에게 넘기려고 했으나 거절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대표 자리에 이름을 걸고 있는 것이다.강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의술 대회가 끝나면 천천히 놀아줄 생각이에요.”진수의 손녀 진소윤도 사무실에 있었다. 그동안 진수의 뒤를 따라다니며 기업 관리를 배우더니 지금은 기업의 크고 작은 일들을 도맡아 처리했다.진소윤도 알고 보면 예쁘게 생겼다. 강용 그룹에 있는 동안 적지 않은 거물들과 만나면서 예전의 촌티를 벗고 관리자의 기개가 돋보였다. “도련님이 서예가 윤 선생님의 손녀 윤정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치소에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나왔어요?”진소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말에 강서준의 표정이 굳었다. 확실이 귀찮은 일이었다. 모함이란 걸 알고 있지만 당시에 정신이 혼미해 아무도 기억나지 않았다. 윤정아라는 여자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