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팬들은 채우석과 잠자리를 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호의를 무시하네.”채우석은 콧방귀를 뀌었다.김초현이 가고 여자 팬들이 사진 찍어 달라고 몰려들었다.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와는 허리를 껴안거나 어깨를 안아 주고평범하게 생긴 여자는 그냥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팬 서비스를 끝낸 채우석은 2층에 있는 방에 들어가 쉬려고 했다. 방안에 매니저 홍연이 들어와 있었다. 홍연은 30대 초반이지만 관리를 잘한 덕분에 나이보다 한창 어려 보이고 피부도 희고 부드러웠다. 섹시한 옷을 입고 침대에 누운 모습은 엄청 고혹적이었다.“홍연 누나.”채우석은 얼굴에 화색을 띄며 흥분했다.“맞춰 봐요. 내가 오늘 누굴 만났는지.”홍연은 이런 말에 익숙한 듯 대충 받아 쳤다. “또 어느 팬이 맘에 들었어?”“팬이 아니고, QS 그룹 이사장님을 봤어.”“뭐?”그 말에 홍연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짜야? QS 그룹 이사장이 맞아?”“정말이라니까, 잘못 볼 리가 없어.”채우석은 감격에 겨워하며 말했다.QS 그룹 이사장에게 찍힌 후 연예인 생활이 바로 끝났다. 그러니 언제라도 만나서 사과드리고 싶었는데 하느님이 그 마음을 헤아려 준 것 같았다.“홍연 누나, 나 오늘 여기서 묵을게. 이사장님 찾아가서 사과하고 용서를 빌 거야. 그러면 다시 돌아갈 수 있어. 다시 내 인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꿈에서도 다시 복귀하는 날만 기다렸다.그런 채우석에게 홍연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 정중하게 사과드려야지. 우석, 이사장님 만나면 태도는 바르게 하고 뭐라고 해도 웃으면서 들어야 돼. 절대 반박하지 마. 무릎 꿇으라면 꿇어, 알겠지?”“알았어. 하지만 나도 연예인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순 없어. 그러니까 조금 늦게 찾아가도 되겠지?”그래도 명색이 연예인인데 창피는 당하고 싶지 않았다.홍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렇게 해.”“참, 나 마음에 드는 팬이 있는데. 여기 불러 줄래?”그 팬은 다른 사람이 아닌
강서준은 김초현을 끌고 산장호텔에 돌아갔다.호텔에 들어간 김초현이 불만스럽게 말했다.“강서준, 뭐 하는 거야? 기분 잡치게.”“여보, 잠깐 기다려.”강서준이 바로 나가더니 마트에서 원피스 수영복을 사 들고 왔다.“이거 입어.”김초현이 원피스 수영복을 들어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꼭 입어야 돼?”“엉, 이것만 입어”“잠깐 나가 있어.”강서준을 방 밖으로 밀어내고 다시 한번 수영복을 봤다.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나오면서 너무 기뻤다. 강서준이 보수적인 면이 있다니, 그래도 좋았다.원피스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김초현이 거실로 나갔다. 그래도 허벅지와 하얀 목, 팔이 노출됐지만 전에 입었던 비키니보다 훨씬 나았다.강서준은 그제야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었다.“음, 괜찮네. 이제 가도 되겠다.”김초현이 물었다. “같이 안 갈 거야?”강서준은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아는 사람도 없는데 가서 뭐해. 난 방에서 게임이나 할게.”“알았어.”김초현은 강요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나왔으니 혼자라도 실컷 놀고 싶은 마음에 호텔에서 나왔다.홍연은 채우석을 위해서 김초현에게 다가갈 방법을 찾아 나섰다.늘 그랬듯이 채우석이 어느 팬이 맘에 든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했다. 기업 고위급 임원이든 청순한 대학생이든 홍연이가 나섰다 하면 100% 성공했다.홍연은 수영복을 입고 온천에 들어가 몸을 담았다. 그러면서 주변의 여자들을 스캔하다 몇몇 사람들과 모여 얘기를 나누는 김초현을 발견했다.김초현에게 다가가 어깨를 톡톡 치고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잠깐 얘기 나눌 수 있어요?”고개를 끄덕인 김초현이 홍연과 함께 사람 없는 곳으로 왔다.홍연은 물에서 머리만 내민 채 섹시하고 아름다운 김초현을 보며 웃었다.“내가 누군지 알아요?”김초현은 알 리가 없어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홍연이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홍연이라고 채우석 매니저예요.”“그렇군요.”김초현은 그제야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쪽은요?”“저는 김초현이에요.”“당신이 김초현이에
김초현이 바로 돌아서자 홍연은 바로 태도를 바꾸었다.“김초현 씨, 호의를 무시하시 마세요. 제가 누군지 모르죠? 대하국에서 가장 능력 있는 매니저라고요. 제 수단은 당신이 상상할 수 없어요. 믿지 못하겠으면 내일 아침에 우석과 잠을 잔 장면이 영상으로 세상에 퍼질 거예요.”좋은 말로 안 되니 협박하기 시작했다.그 말을 들은 김초현이 얼굴을 찡그리며 돌아섰다.“대체 나한테 왜 이래요?”“’얼굴 바꿔치기’ 기술이라고 들어봤어요? 다른 여자의 얼굴을 당신 얼굴로 바꾼다면 빅 뉴스감이 되지 않을까요?”“당신…”김초현은 치가 떨렸다. 홍연의 입장에서 지금까지 이런 방법이 잘 먹혀 왔기에 득의양양했다. 아무리 현모양처라도 홍연이 나섰다고 하면 음탕한 여자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내 말 듣는 게 좋을 거예요. 우석과 하룻밤을 보내면 돼요. 아니면 뉴스에 오를 각오를 해요. 참, 우석이 방은 203호예요.”홍연이 온천탕에서 나갔다.채우석과 하룻밤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패가망신할 것인가.이런 방법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정복했으니 김초현도 무조건 갈 거라 믿었다.유명한 채우석이라면 보통 여자들은 자지 못해서 안달이고 뜨거운 밤을 보낸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김초현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어떡하지?”조급해 났다. 가지 않는다면 홍연이 말 대로 뉴스에 나오게 될 것이다.비록 연예계에 있지 않지만 하루가 멀다고 스캔들이 폭발하고 혼란스럽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순결을 빼앗기는 건 더욱 싫었다.기분이 잡친 김초현은 바로 산장호텔로 향했다.예약한 방도 2층이라 203호를 지나면서 문을 두드리려고 했지만 이대로 순순히 넘어갈 수 없었다.그때 강서준이 한 말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 있으면 먼저 날 찾아.’김초현은 방에 들어갔다.강서준은 게임을 하다 잠들어버렸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에 잠에서 깼다.김초현의 안색이 나갈 때와 너무 달라서 물었다.“여보, 왜 그래? 누가 괴롭혔어? 누구야? 말해, 가서 혼내 주게.”
김초현이 온 줄 알았는데 강서준이었다.“이사장님,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살짝 실망한 채우석은 바로 친절하게 인사하며 안으로 들였다.강서준은 아무 말없이 들어갔다.“홍연 누나, 커피 타와요. 이사장님이 오셨어요.”이사장님이라는 말에 홍연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문 쪽을 쳐다봤다. 정말로 강서준이다. QS 그룹 배후 이사장이자 몸값이 몇 조나 되는 진정한 거물이다.“이사장님, 여기 앉으세요.” 함부로 대할 수 없으니 바로 커피를 타러 갔다.채우석은 옆에 서서 잘생긴 얼굴로 싱글벙글 웃었다.“이사장님, 저번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투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러니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세요.”강서준이 손을 저었다.“이미 지나 간 일이잖아.”“용서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사장님.”채우석은 감격에 눈물이 날 뻔했다. 그 사이 홍연이 커피를 들고 왔다. 더는 따지지 않는다고 하니 한 시름이 놓였다. “이사장님, 커피 마셔요.”강서준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에 놓으라고 제스처를 했다.그때 채우석이 홍연에게 눈빛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제법 눈치가 빠른 채우석은 홍연을 찾아왔다고 여겼다.홍연을 말하자면 매니저이지만 30대 여자들과 비교하면 능력 있고 섹시하고 자태가 우월했다.“먼저 나가 있을게요.”채우석이 돌아서자 홍연은 요염하게 걸으며 강서준에게 다가가 무릎에 앉으려 했다.하지만 사정없이 발을 차서 바닥에 넘어졌다.“악!”“…”채우석은 당황했다.‘누나를 찾아온 게 아니었어? 그게 아니라면 이사장님의 취향이 학대인가?’혼자만의 생각에 속으로 웃으면서 문을 향해 걸어갔다.“어딜 가는 거지?”강서준이 차갑게 말했다.“네?”채우석은 걸음을 멈추고 강서준을 돌아봤다.“여기서 방해하지 않으려고요. 걱정 마세요. 절대 떠들고 다니지 않을게요. 앞으로 홍연 누나는 이사장님 여자니까.”“헐.”착각도 유분수라고 강서준이 헛웃음을 쳤다. 홍연은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수줍을 표정으로 부드럽게 말했다.“저 앞으로 이사장님 여자예
강서준이 휘두른 바람에 채우석은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엉덩이가 바닥에 세게 부딪치면서 참을 수 없이 아팠지만 소리를 지를 수 없었다.강서준은 무릎을 꿇고 있는 홍연을 발로 차버렸다.“난 여자라고 안 봐줘.”발에 차여 넘어진 홍연도 찍소리를 내지 못했다.채우석도 무릎을 꿇고 빌었다.“이사장님, 제 탓이에요. 용서해 주세요.”강서준은 채우석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김초현에게 더 이상 사람을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참아야 했다.“네 발로 찾아가서 사과해. 기억해.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초현이 용서하면 나도 관두고 용서 안 한다면 바다에서 고기 먹이 신세가 될 줄 알아.”강서준이 방에서 나간 뒤, 채우석과 홍연은 서로 껴안고 통곡했다.“누나, 나 이젠 끝이야. 이번 삶은 완전 망했어.”홍연도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얼른 가서 사과하자. 김초현에게 용서를 구하자. 안 그러면 우리 진짜 죽을지도 몰라.”연예계에 있으면서 거물들의 처사를 모를 리가 없었다. 두 사람을 제거하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을 것이다.강서준이 호텔 방에 돌아오자 초조하게 기다리던 김초현이 물었다.“여보, 어떻게 됐어? 때리지는 않았지?”강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그렇게 난폭한 사람이었어? 그냥 따지기만 했어. 공인인물이면 이미지를 잘 관리하라고. 그러니까 잘못했다면서 사과하러 온다 던데?”김초현은 그제야 안심했다. 말로 통하지 않으면 바로 주먹질을 해서 걱정했었다.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밖에 무슨 일이지?”김초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강서준의 팔을 잡아당겼다.“밖에 나가 보자.”문을 열자마자 비키니를 입은 장유진이 허겁지겁 달려와 김초현의 손을 잡았다.“유진, 무슨 일이야?”“구급 상자 어디 있어? 서청희가 심하게 다쳤어.”“뭐?”당황한 김초현은 강서준을 끌고 내려갔다.호텔 1층 로비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방금 온천에서 나왔는지 비키니를 입을 채로 말이다.한 테이블 위에 섹시한 비키니를 입은 미인이 누워 있었다. 볼륨감
권천의 말에 모두 안심했다. 마침 강서준이 오면서 그 장면을 봤다. 김초현은 강서준의 팔을 잡고 살려 달라고 몇 번이나 재촉했다.“여기 신의 제자가 있었네. 조급해하지 말고 먼저 지켜보자.”권천은 테이블 위에 누운 서청희를 살펴봤다. 독사에 물린 곳은 허벅지였다. 허벅지 피부가 너무 하얗다 보니 혈관이 보일 정도였다.하지만 독사에게 물린 자리가 거멓고 다리가 퉁퉁 부은 걸 보니 온몸에 독이 퍼지기 전에 서둘러야 했다.권천은 상처 부근을 가볍게 눌렀다.“아!”서청희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냈다.“서청희, 괜찮아. 내가 있는 한 죽지는 않아. 독사에 물려서 체내의 독소를 빼야 돼. 이러자. 여기 불편하니까 내 방에 가서 치료해 줄게.” 서청희는 현기증이 나면서 눈꺼풀이 무겁고 물린 곳에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전해져 왔다. 독을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청희, 동의하면 내가 데려 갈게.”누군가 귀에 대고 속삭여서 눈을 떠봤더니 잘생긴 얼굴과 탄탄 가슴 근육이 눈에 들어왔다.정신이 흐리멍텅하지만 살고 싶어서 대답했다.권천이 서청희를 안으려는 순간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뭐하는 거지?”돌아보니 강서준이다. 비록 서청희가 몇 번이나 번거롭게 굴어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김초현의 친한 친구이자 QS 그룹의 부사장이니 권천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었다.권천이 입을 열었다.“방에 데려가서 치료하려고. 독사에 물려서 특수한 방법을 써야 되거든. 우리 사부한테서 배운 거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안 돼.”“강서준, 방해하지 마.”“서청희가 다친 거 안 보여? 독소가 퍼지면 안 된다고.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책임질 거야?”“권천, 어서 가서 치료해줘.”주변에서 대신 얘기해 주자 권천의 태도는 당당했다.“들었지, 일이 생기면 네가 책임질 거냐고?” 권천이 다시 서청희를 안으려고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오늘 저녁에 절세미인을 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온몸이 흥분됐다.“건드리지 마.”강서준
이때 남학생 몇 명이 달려들어 강서준을 잡아당기며 이렇게 윽박질렀다."네 자식은 당장 꺼져.""이게 네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않나?""네가 뭔데?""김초현 넌 폐물 남편이나 똑바로 감시해."김초현은 사람들한테 이렇게 말했다."내 남편은 의술을 알고 있어, 실력도 아주 좋은 편이야. 그러니 무조건 청희를 살릴 수 있을 거야.""네 믿음이 무슨 쓸모가 있는데?""사고가 생기면 누가 책임져?"강서준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닥쳐."강서준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은 전부 입을 다물었다.강서준은 서청희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허벅지에는 커다란 상처가 나있었다.강서준은 서청희의 안색, 눈동자, 맥박 등을 천천히 살펴봤다."꽃뱀?"강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꽃뱀은 일반적으로 사육으로 키워진다. 꽃뱀의 독은 다른 약재들과 함께 보조약으로 쓸 수 있어서 또 치료에 쓰이기도 한다.하지만 이 꽃뱀은 맹독을 갖고 있었다. 중독된 사람은 1시간 내로 온몸에 독이 퍼져서 죽게 될 것이다.강서준은 권천을 바라봤다. 그러자 그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왜 그렇게 봐? 너도 별다른 방법이 없나 봐? 하지만 나는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상태야.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돕지 않을 거라고."권천은 자신이 무조건 강서준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폐물 따위가 해독을 할 수 있을 리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도 결국에는 자신한테 애원하게 될 것이다.권천은 이런 방식으로 정정당당하게 서청희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해독을 해준 다음 다른 약을 먹여서 하고 싶은 대로 해볼 생각이었다.강서준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서청희의 혈자리 몇 개를 눌렀다. 그는 또 뒷주머니에서 은침을 꺼내 빠르게 서청희의 몸에 꽂았다.강서준의 속도는 주변 사람들이 미처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빨랐다. 그리고 서청희의 몸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은침이 가득 놓였다.다음으로 강서준은 서청희의 허벅지에 손을 댔다. 그 모습을 본 김초현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가 사람을
권천은 자신이 일으킨 파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만약 자신의 계획을 망쳐버린 강서준의 명예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지 못한다면 그는 헛수고를 하게 된다."헛소리하지 마."이때 김초현이 나서서 강서준의 편을 들어줬다."내 남편은 그럴 사람이 아니야. 독사를 키운다는 건 말도 안 돼.""초현아, 사람 속은 그렇게 쉽게 알 수 있는 게 아니야.""그러니까. 둘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해?"사람들은 김초현을 반박하기 시작했다.정신을 차린 서청희는 테이블에서 내려와 의자로 가서 앉았다. 그러고는 힘없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나도 서준 씨는 독사를 키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건 그냥 사고일 뿐이야."강서준은 칭찬하는 눈빛으로 서청희를 바라봤다. 그는 서청희가 고집을 부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명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권천은 슬슬 급해지기 시작했다."청희야, 너 저 녀석한테 속으면 안 돼. 이건 맹독을 갖고 있는 독사라고, 특별한 방법이 있어야만 해독을 할 수 있어. 약도 함께 사용해야 풀 수 있는 독을 침으로만 풀었다고? 이건 나의 사부님이라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야. 네가 김초현의 친구라고 해서 저 녀석을 믿으면 안 돼."강서준은 그를 힐끔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네가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야, 이 우물 안의 개구리야."권천은 분노 섞인 눈빛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 그리고 옆에 있던 남자한테 눈치를 주자 그 남자는 바로 뜻을 알아차리고 어딘가로 떠났다.권천은 계속해서 말했다."청희야, 이건 강서준이랑 김초현이 체면을 세우려고 꾸민 자작극인 게 분명해."그는 또 주변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강서준은 한낱 데릴사위에 폐물일 뿐이잖아. 김초현이 그런 남편을 이곳으로 데리고 온 목적이 뭐라고 생각해? 당연히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겠지, 다들 강서준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착각할 수 있도록 말이야. 서동윤과 정용익도 김초현의 부탁을 받고 자작극에 협조했을 뿐일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