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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계화산장에서 산 사람은 오직 노석훈 뿐이다.

숨은 붙어있지만 이미 폐인이 되어버렸다. 사지는 물론 온몸의 뼈가 부러졌으니 남은 생에는 훨체어 신세를 지게 생겼다.

소용왕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강서준의 전화를 받고 걱정된 마음에 바로 헬리콥터를 타고 온 것이다.

헬리콥터 몇 대가 산장에 착륙하자 어깨에 별 다섯개를 단 소요왕이 내렸다.

산장 앞에 피바다에 쓰러진 노진광, 마호영 그리고 노석훈이 눈에 들어왔다.

소요왕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또 무슨 일입니까?”

“별거 아니에요.”

강서준이 마호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사람 뒤를 캐 봐요. 지하 세력을 뿌리째 뽑아야 할 거예요. 노진광은 대충 둘러대세요, 뭐 지하 세력과 결탁하는 바람에 구속되어 군에게 죽음을 당했다든지.”

말하다 숨이 한 가닥 붙어 있는 노석훈을 바라봤다.

“저 자식은 병원에 보내요. 운이 좋다면 살 수 있겠죠.”

강서준이 노석훈을 죽이지 않은 이유는 아직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5대 상업 연맹이 앞으로 계속 귀찮게 굴면 노석훈 같은 신세를 질 것임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소요왕은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서준이 조금 고분고분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한 번 일을 벌인다면 여전히 살벌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강서준에게 당했다니, 더는 질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서준은 절대 일반인에게 손을 대지 않고 죽어 마땅한 사람들만 죽였다.

그 사람들은 법의 재판을 피했지만 강서준의 손아귀에서 도망치지 못했다.

강서준을 흑룡으로 책봉할 때, 대하 제왕이 형검을 하사했다. 그건 먼저 처단하고 나중에 보고하라는 특권이나 다름없었다.

강서준이 한 병사에게 손짓을 하더니 눈을 부릅뜨고 누워있는 김현을 가리키며 분부했다.

“병원에 옮겨줘요. 소요왕, 헬리콥터 쓸게요.”

소요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둘러.”

“네.”

몇몇 병사가 김현을 들고 헬리콥터에 올랐다.

소요왕이 담배 한 대를 건네고 계화산장 계단에 앉았다.

“강서준, 내가 뒷수습을 해준 것을 봐서라도 교토에서 제왕에게 무슨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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