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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노석훈은 너무 고통스러웠다. 몇 시간 전에 다친 무릎과 손목을 수술했는데 2층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온몸의 뼈가 부러졌다.

피가 흥건한 바닥에 엎드려 있으니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노석훈이 겨우 입을 열고 가냘픈 소리를 냈다.

“주…죽이지 마. 제발 죽이지 마. 나 돈 있어. 돈 줄게.”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죽는다는 두려움이 온몸을 감돌았다.

“제, 제발 날 병원에 보내줘.”

응급을 부르지 않으면 여기서 죽게 된다.

하지만 강서준은 느긋하게 계단에 앉아 노진광을 보며 말했다.

“아들이 어리석다고 아비마저 어리석은 짓을 해? 나이가 몇인데 융통성이 없어. 내가 사직했다고 해도 너희들이 내 머리 꼭대기에서 놀 수 있다고 생각해?”

“나…”

노진광은 하관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말을 잊지 못했다.

그 옆에 김현도 누워 있었다.

김현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쯤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서준이 은침을 심맥에 꽂은 덕에 잠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누워서 강서준이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

‘흑, 흑룡이라고? 강서준이? 어떻게?’

가슴이 뜨끔했다. 우리 가문에서 가장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흑룡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강용 그룹의 이사장인 흑룡은 이미 남황 천산관에서 죽은 게 아니었어? 남황 장군이 직접 소식을 발표했으니 거짓은 아닐 텐데.’

김현은 강서준이 흑룡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온갖 모욕을 받고 살던 강서준이 명망 높은 흑룡일 리가 없어.’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아예 생각하는 것을 포기했다.

“용에게 약점인 수염을 건드리면 용은 죽어버리지. 나에게 그런 약점은 김초현이야.”

강서준이 노석훈에게 다가가 발로 가랑이 사이를 힘껏 밟았다.

“아아악!”

노석훈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느라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정신을 잃었다.

“너…어떻게…”

노진광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직 장가도 못 가고 자식도 없는 아들이 눈앞에서 폐인이 됐다.

“그리고 당신…”

강서준이 노진광을 향해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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