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석훈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쿵!굉음이 들려왔다.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이 광경을 아연실색하며 지켜봤다."강서준..."차가운 소리가 들려왔다.노진광이 얼굴에 분노를 머금은 채 강서준을 쳐다보며 다가왔다.강서준이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흥."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곧 김초현을 끌고 갔다."당장 막아." 노진광이 크게 외쳤다.순식간에 경호원 수십 명이 에워쌌다.게다가 경찰들까지 있었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강서준의 길을 가로막았다."막으라고?"강서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얼른 초현이를 놔 줘." 하연미가 말했다. "아직도 모자라? 언제까지 창피하게 만들 거야? 당장 꺼져."강서준은 무시했다.김초현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고 얼굴에 걱정을 낀 채 강서준의 손을 꼭 잡아당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 서준씨, 먼저 가요, 저 사람들 무서운 사람들이에요, 당신이 위험할 거예요.""가라고요?"강서준은 그녀를 보며 되물었다. "아내를 여기에 두고 가라고요?""그..."김초현은 목소리가 떨리었다.일이 이렇게 될 줄은 그녀도 생각지 못했다.노진광이 다가왔다. "강서준, 넌 더 이상 예전의 강서준이 아니다.""그렇죠."강서준은 부인하지 않았다. "확실히 이전의 강서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할 사람도 아닙니다, 노석훈이 스스로 자기 무덤에 뛰어든 것입니다."강서준은 무대 위로 향했다.노석훈은 아직 일어나지 못한 채 누워 있었다.강서준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의 멱살을 잡아당겼다."그렇다고 아무나 내 아내를 괴롭힐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나 SA 일가한테 덤빌 수 있는 게 아닙니다."말이 떨어지고 그는 발을 걷어찼다.구두가 노석훈의 무릎을 그대로 꽂혔다."아......"노석훈은 아픈 듯 비명을 지르며 얼굴를 일그러뜨렸다.강서준은 다시 한번 발을 걷어찼다.노석훈의 다른 한쪽 무릎이 파열됐다.곧이어 손을 내밀더니 직접 그의 손목에 대고 세게 힘을 줬다.노석훈의 손목이 부러졌다.연거
무대에 오르려는 경찰들은 이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어마 무시한 힘이었다.발로 무대를 무너뜨리다니?경찰이 경악하는 동안 강서준은 무대에서 내려와 노진광의 앞으로 와서 그를 잡아당겼고, 손에서 은침이 나타나 그의 몸을 몇 차례 찔렀다.그리고 노진광은 순식간에 바닥에 곤두박질쳤다.그는 힘이 풀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목숨이라도 구걸하고 싶으면 당장 SA 일가한테 석고대죄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사흘 안에 죽을 겁니다." 말을 마친 강서준은 김초현의 팔을 잡아당겼고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돌려 떠났다.아무도 감히 막을 수 없었다.노석훈이 쓰러진 꼴을 보고 누구도 막지 못했다.쓰러진 노진광의 얼굴에 고통스러운 기색이 역력하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입을 열려고 했으나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화려하던 약혼식은 강서준의 등장으로 해프닝으로 변했다.많은 거물들이 의아했다.데릴 사위인 강서준이 어디서 나온 담력인지 감히 WE 별장에서 노석훈과 노진광에게 손을 댔다, 보복이 두렵지도 않은 것인지.WE 일가는 오대 상업 연맹을 대표하는 가문이었다, SA 일가를 묻어버리고 싶다면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었다.소수의 사람들만 이 광경을 신기하게 지켜봤다.단 몇 사람만이 강서준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었다.더 이상 흑룡이 아니었고 그래서 모두가 그가 죽기를 바랐다.하지만, 지금 그는 죽지 않았다.죽지 않은 흑룡은 오대용수 중 한 명은 아니더라도 아무나 덤빌 수 있는 것이 아니다.이예천, 임윤희도 강서준이 하는 행동에 함부로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WE 일가만 낭패를 당한 것이다.별장 밖.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김초현이 보였다.그녀의 두 눈동자에서 영롱한 눈물방울이 굴러떨어졌다. "서준씨,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가족들만 놔두고 갈 수 없어요, 가요, 앞으로 당신과 나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강서준이 자신을 위해 해준 모든 것에 기뻐했고 감동했다.그러나 강서준은 언제든지 보복을 당할 수 있었다.그녀는 갈 수 없었다.그
강서준은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비록 자신이 흑룡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해도 WE 가문을 멸망시키는 일은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김초현은 노석훈의 협박에 잔뜩 겁을 먹고 부들부들 떨었다.“노 도련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기회를 주세요.”노석훈이 말하려는 순간, 온몸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해지며 말 할 힘조차 없었다.노진광도 마찬가지였다.강서준이 손을 쓴 후, 온몸이 견딜 수 없이 간지럽고 아팠다. 마치 수많은 벌레가 몸속에 기어 다니면서 살을 물어뜯는 것 같았다.그때 강서준의 다른 신분이 ‘신의’라는 것이 떠올랐다.흑룡은 전투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의술도 천하제일이라고 하니 의술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들었다.그리고 강서준이 한 말이 떠올랐다.‘3일도 못 버티고 죽게 될 거야.’그제야 두려움이 온몸을 감쌌다.당장이라도 용서를 빌고 싶었지만 몸이 너무 아팠다. 살이며 뼈며 모두 벌레에게 물어뜯기는 것 같았다. 그대로 쓰러지면 좋겠 건만 정신은 오히려 말짱했다.“강, 강 도련님. 제, 제발 살려주세요.”노진광은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비록 모기 목소리처럼 가냘펐지만 주변 사람들은 똑똑히 들었다.모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노진광이 살려 달라고 애원해?’강서준이 다가가더니 노진광의 멱살을 잡고 싸늘하게 말했다.“SA 가문에 복수할 거야?”“아니 절대, 절대 복수 안 합니다. 그러니 살려주세요.”노진광은 떨리는 이 사이로 겨우 말을 내뱉았다. 통증을 참느라 목에 핏줄까지 세우고 일그러진 표정은 그야말로 흉악스러웠다.강서준이 손으로 노진광의 몸을 툭툭 치니 그제야 통증이 사라졌다. 하지만 몸이 마비되고 땀에 흠뻑 젖었다.강서준이 김초현에게 다가갔다.“초현, 가자. 더는 귀찮게 하지 않을 거야.”“그게…”김초현이 망설이자 강서준은 바닥에 쓰러진 노진광을 보면서 다시 물었다.“노진광, 맞지?”“네, 그럼요.”노진광은 안간힘으로 겨우 김초현의 앞에 다가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초현 씨, 정말 죄
SA 별장에 가족들이 모였다. 모두 굳은 얼굴만 보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초현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그들의 표정만 살폈다.“아빠, 엄마. 강서준을 탓하지 마. 다 나를 위해서야. 부부 사이에 이런 짓을 한 내 잘못이야.”하연미가 벌떡 일어서더니 바로 뺨을 쳤다.“저 자식이 또라이 짓을 한다고 너도 따라 해? 노석훈이 어떤 인물이고 강서준이 어떤 자식인지 구분이 안 돼? 비교할 수 없는 상대야. 네가 한 마디만 했어도 WE 가문에서 강서준을 내쳤어. 근…근데…”하연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씩씩거렸다.능력 있는 사위를 얻을 절호의 기회였는데 강서준 때문에 망쳐버렸다.김초현은 벌건 손자국이 난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울먹거렸다.“내 탓이야? 이게 다 엄마 아들이 저지른 일이잖아. 내 돈만 건들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어!”“너 계속 말대꾸지?”하연미가 대노하며 또 뺨을 치려고 했다.하지만 김초현이 벌떡 일어서며 반박했다.“사실이잖아. 쟤가 잘못한 건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돼?”그 말에 김현이 불만을 토로했다.“누나, 날 비난하지 말아야지. 내가 아니면 WE 가문에서 호의를 베풀지 않았어. 이제 다 끝났어. 그동안 계획했던 것들이 다 강서준 때문에 망했어.”강서준은 옆에 앉아 담배만 피웠다.이 집안 일에 끼고 싶지 않을 뿐이다.쾅쾅쾅.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김호가 열어줬다.WE 가문에서 예물과 웨딩드레스를 돌려받으러 왔다. 하지만 웨딩드레스는 이미 입었으니 돈으로 배상하 되, 3일 내에 배상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SA 가문을 고소한다고 경고했다.“망했어. 망했어.”김현이 힘없이 소파에 주저 앉았다.“이럴 줄 알았어. 저 가문에서 가만 있을 것 같아? 이건 시작일 뿐이야. 무조건 우리에게 복수한다고!”하연미와 김호는 겁에 질려 얼굴이 퍼렇게 되었다.‘가격에 따른 배상? 이 집안에 무슨 돈이 있다고.’강서준의 표정도 어두워졌다.노진광이 분명 별장에서 복수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빨리 말을
그 시각, 강서준은 김현과 김초현이 잡혀간 것을 몰랐다.WE 별장에 도착했을 때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허탕을 치고 말았다.알아보니 노석훈이 병원에 실려간 뒤 노진광도 병원에 갔다고 한다.강서준은 방향을 바꿔 병원으로 향했다.강중시병원 수술실 밖에 노진광이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복도 끝에는 검정색 정장에 선글라스를 쓴 경호원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모두 노진광이 특별히 불러온 경호원들이다. 이미 김초현에게 복수를 시작했으니 강서준이 들이닥칠 대비를 해야 했다. 그의 싸움 실력은 이미 겪어봐서 충분히 알고 있지만 경호원들도 잔인하고 솜씨가 좋아 10명 정도는 거뜬히 해치울 수 있다.그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중년 남자 의사가 나왔다.노진광이 다급하게 다가가 물었다. “왕 의사. 어때요?”왕 의사는 마스크를 벗으며 탄식했다.“노 회장님, 도련님의 상처가 아주 심각합니다. 무릎뼈가 심하게 부서져서 수술이 끝났다고 해도 오랫동안 치료를 해야 합니다. 3년, 5년은 아마 걷기 힘들 겁니다.”“뭐?”노진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3년, 5년이나요?”왕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노진광은 주먹을 꽉 쥐고 벽에 힘껏 꽂았다.“개자식. 강서준 절대 가만두지 않아. 내 아들이 받은 고통 백배로 돌려줄 거야.”강서준이 사직하기 전, 특권을 이용해 5대 상업 연맹을 압박하고 저가로 QS 신도시를 매매하는 바람에 WE 가문에서 적지 않은 손실을 봤다. 그때는 5대 용수 흑룡이니 5대 상업 연맹이라도 찍소리 못하고 당하고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기회를 노려 다시 QS를 회수할 계획이다.하지만 노진광은 그때까지 기다릴 인내심이 없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당장 강서준에게 대사를 치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노진광은 분노하며 마호영에게 전화했다.마호영이 예의를 차리면서 전화를 받았다.“네, 노 사장님.”“어떻게 진행됐어?”노진광이 묻자 마호영이 대답했다.“이미 처리했습니다. 김현과 김초현을 계화산장으로 끌고 왔습니다.”“잘 했어.”전화를 끊은 노
또 헛걸음을 한 강서준은 귀견수에게 연락했다.“아이고, 흑룡 아닌가? 무슨 일이지?”수화기를 넘어 귀견수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WE 가문의 행방이 필요해요. 지금 찾아줘요.”“당신 이젠 흑룡 아니잖아. 그러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어. 더 이상 나를 찾지 말라고.”강서준의 지시에 얄짤없이 거절했다.귀견수는 정보 거래 사업을 하기 때문에 흑룡 같은 관리들을 두려워했다.하지만 흑룡이 사직한 이상 더는 두렵지 않았다. 정보를 수집하면서 수많은 가문에서 강서준이 죽길 바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강서준은 스스로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귀견수, 아주 좋아.”귀견수가 말을 들어주지 않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다 내가 이빨 빠진 호랑이인 줄 아네?’노씨 부자의 행방을 알 수 없고 그렇다고 또 소요왕을 귀찮게 할 면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집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복도까지 들렸다.집에 들어가보니 김천용이 지팡이를 쿵쿵 내리찍으며 화를 내고 있었다.“이런 등신들, 김호, 하연미! 너희들은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우리 가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냐? 지금 모든 회사에서 우리 회사와 계약을 해지했어. 게다가 품질 문제로 법정에 고소하기까지 해서 SL 회사가 문을 닫게 됐다! 그 뿐이냐, 자금줄이 끊기고 수천억이 넘는 빚을 졌어.”WE 가문의 움직임은 신속했다.몇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SA 가문에 타격을 줬다.SA 가문은 이젠 끝이다.그보다 김초현과 김현이 납치당해 하연미와 김호, 오유민은 초조했다.김천용 외에 김해, 김철 그리고 김초현 사촌형제들도 있었다.그들은 김호 가족과 강서준을 목에 핏대를 세우고 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강서준은 들어오자마자 한마디 던졌다.“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이 난리예요?”그 말에 모두 뒤를 돌아봤다.김천용은 지팡이를 내리치면서 대노했다. “너 이 쓸모없는 자식아! 우리 가문에 민폐만 주고 내가 오늘 너를 죽여버릴 테다!”강서준이 팔을 뻗어
김현과 김초현은 계화산장 지하실 의자에 묶여 꼼작 못하고 있다.마호영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김초현의 몸매와 예쁜 얼굴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김초현을 탐낸 지 꽤 오래 됐다. 이번 기회에 품에 안아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노석훈이 이곳으로 온다고 했다. 강중에서 진정한 지하 황제가 되기 위해 잠시 사욕을 억눌렀다.지금 노석훈과 김초현의 사이가 틀어졌으니 기회는 언제든지 올 거라 믿었다.“마 형, 저 여자 진짜 죽이는데요? 하얀 피부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만져보고 싶어요. 갖고 놀다 질리면 내게도 기회를 줘야 돼요.”“맞아요, 마 형. 너무 예뻐서 가슴이 막 벌렁거려요. 저도 껴주면 안 돼요?”부하들이 모여서 엉큼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마호영이 한 부하의 뺨을 후려치면서 욕했다.“노 도련님 여자야. 저 여자가 도련님을 망신시켰으니 아마 죽을 때까지 괴롭힐 거야. 그때면 기회를 봐서 너희들도 챙겨주마.”“네, 네, 형님 말씀 맞습니다.”뺨을 맞은 부하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만지지는 못해도 눈으로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보면서도 입으로 온갖 음탕한 말을 내뱉았다.김초현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너무 두려워 몸이 덜덜 떨렸다. 김현은 아예 기절해버렸다.그때 노석훈과 노진광이 지하실로 들어왔다. “노 회장님, 노 도련님 오셨습니까.”“노 회장님, 노 도련님 오셨습니까.”마호영와 부하들이 깍듯하게 인사를 올렸다.환자용 들것에 누워서 들어온 노석훈이 꽁꽁 묶인 김초현을 보고 험상궂게 웃었다.“하하하하, 김초현. 내가 너와 결혼하기 위해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데. 너는 고작 병신새끼 때문에 나를 난처하게 하고 우리 가문을 망신시켰어.”“노, 노 도련님. 제, 제발 절 놔주세요.”김초현이 빌자 노석훈이 지시를 내렸다.“풀어줘.”마호영이 즉시 부하들을 시켜 묶었던 끈을 풀게 했다.김초현이 풀려나자 노석훈은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무릎 꿇고 와.”“노 도련님, 제발 놔주세요.”“끌고 와!”“네.”마호영이 다가가 김초현의 머리채
김초현은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초현, 이게 바로 나를 배신한 대가야. 내가 행복을 주겠다는데 손을 잡지는 못할 망정 나를 배신해? 내 아내가 되는 게 그렇게 싫었어?”노석훈은 이를 갈았다. 진심으로 김초현을 좋아했다. 그녀가 하는 말과 행동에 사로잡혀 진심으로 결혼하고 싶었다.비록 남편이 있지만 싫지 않았다.하지만 김초현이 약혼식에 자신을 망신시키고 강서준과 떠난 건 예상 밖이었다.그 뿐인가, 강서준이 자신을 이렇게 만든 것도 용서할 수 없었다.“김초현, 강중 제일 미인. 하하하. 오늘 내가 강중 제일 추녀로 만들어 줄게. 내가 가지지 못하면 다른 사람도 가질 수 없어. 이렇게 된 이상 망가뜨려야 직성이 풀려.”노석훈이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휘발유를 갖고 와.”마호형이 부하들을 재촉했다. “얼른 가져와.”부하들이 신속하게 지하실 밖으로 나가 휘발유를 준비했다.김초현은 이미 좌절했다. 다음으로 자신이 겪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이번만큼은 피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WE 가문의 미움을 샀으니 자신은커녕 집안 식구들까지 화를 입게 만들었다.바닥에 움츠린 채 무릎을 껴안고 조용히 흐느꼈다.노진광은 노석훈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는 눈치다.“난 밖에서 기다리 마.”소중한 아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건 모두 김초현 때문이니 죽어 마땅했다.그때 부하가 휘발유를 들고 지하실로 들어왔다.“도련님. 준비했습니다.”노석훈이 분부했다. “몸에 뿌려!”부하들이 통을 김초현의 머리 위에 올리고 휘발유를 부었다.코를 확 찌르는 휘발유 냄새에 김초현의 머릿속에 끔찍한 과거가 떠올랐다.“아니, 안 돼요. 노 도련님.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제게 기회를 주세요. 소가 되든 말이 되든 모두 하라는 대로 할게요.”김초현은 곧 죽는다는 생각에 무서워 몸서리를 쳤다.“늦었어.”하지만 돌아온 건 냉정한 말투였다.“김초현. 기회는 이미 줬어. 네가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 뿐이야. 내 아내가 되지 못한다면 내 손으로 망가뜨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