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6화

강서준이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초현네 가족은 집에 없고 모두 경수 별장 지역에 별장을 보러 갔다. 강서준이 황급히 나오는 바람에 집 열쇠를 까먹고 챙기지 않았다.

김초현에게 연락하려다 그만 두었다.

복도 계단에 털썩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휴대폰을 꺼내 게임을 했다.

어느덧 점심 시간이 다가왔다.

김초현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복도에 앉은 강서준이 눈에 띄었다. 얼굴을 찡그리며 다가가 물었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 소리에 강서준이 벌떡 일어서면서 휴대폰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여보, 나오면서 집 열쇠를 챙기지 않았어. 집에 사람이 없어서 여기서 기다린 거야.”

김초현은 강서준을 힐끗 쳐다볼 뿐 두말하지 않았다. 열쇠를 꺼내 들고 집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강서준이 뒤로 따라왔다.

“여보, 밥 먹었어? 내가 준비할까?”

“먹었어. 그래도 준비해. 이따가 엄마 오면 또 뭐라고 할지 모르니까. 나 잠 좀 잘게. 오후에 ST에 가야 되니 방해하지 마.”

김초현은 말만 하고 돌아서 방에 들어갔다.

엊저녁에 제대로 자지 못했는데 오전내내 서청희와 돌아다녔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강서준은 방에 들어가는 김초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냉정한 태도가 눈에 띄게 느껴졌다.

휴…

강서준은 작게 탄식했다. 원래는 기쁘게 해주려고 선물을 준 건데 일이 이렇게 꼬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어쩔 수 없어.’

어차피 애초부터 김초현과 애뜻한 감정이 없는 건 사실이었다.

김초현이 다른 신분인 자신을 좋아한다면 어쩌면 그것도 괜찮은 결말일지도 모른다.

강서준은 밥을 하면서 생각했다.

‘이 집안 데릴사위 신분을 버리고 신비한 강 도련님 신분으로 김초현에게 접근할까?’

생각하면 할수록 혼란스러웠다. 감정적인 문제는 전쟁터에서 총을 메고 싸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식구들이 돌아왔다.

“엄마, 그 별장은 너무 화려해. 할아버지네 별장만큼 좋던데 우리 언제 이사가요?”

강서준이 주방에서 김현의 격동된 목소리를 모두 들었다.

오유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