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은 차에 돌아가 미리 준비한 종이돈과 향, 그리고 제사를 지낼 물건들을 가져왔다.강서준이 묘 앞에 서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눈에 눈물이 글썽했다. 10년 전 오늘 4대 가문이 별장에 나타나 가족을 처참하게 괴롭혔다.그때 강서준은 겨우 18살이지만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었다. 가족들이 묶인 채 불에 타면서 지르는 소리는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너희들…바로 너희들이…”강서준이 벌떡 일어나더니 손가락을 뻗어 무리들 향해 가리켰다.그리고 울먹거리는 소리도 말했다. “10년 전 바로 너희들이 인간 가죽을 쓴 짐승보다 못한 너희들이. 양심이 있었더라면 이렇게 잔인하고 악랄한 짓을 하지 않았을 거야.”고함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쩌렁쩌렁 울렸다.4대 가문 사람과 지하세력들은 감히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소인해가 걸어오더니 강서준 앞에 털썩 꿇어 앉아 애원했다.“강서준, 내가 잘못했어. 한 번만 기회를 줘.”“기회?”강서준의 두 눈이 빨개졌다.“너희들은 우리에게 기회를 줬어?”“형검을 줘!”강서준이 소리쳤다.이혁이 재빠르게 달려가더니 검을 안고 달려왔다.이혁이 강서준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검정색 천으로 감싼 검을 내밀었다. 강서준이 검정색 천을 벗기고 날카로운 검을 손에 쥐었다.이건 형검으로서 형법을 의미한다.이건 대하의 최고 장관이 직접 강서준에게 하사한 검이다. 이 검으로 아둔한 군주를 쓸어버리고 간신을 내칠 수 있다. 바로 강서준이 용수로 책봉한 날에 받은 것인데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나 강서준은 은혜와 복수는 확실하게 구분하는 사람이야. 그러니 죽일 사람은 죽이고 관련 없는 사람은 살려 둔다. 강씨 가문을 멸망시킨 장본인이라면 모두 나와 벌을 받고 관련 없는 사람은 얼른 꺼져!”4대 가문 사람들은 모두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너무 무서워서 몸이 부르르 떨렸다.소지영이 먼저 일어서더니 강서준 앞에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나…난 죄가 있어. 그러니 우리 가문은 놓아줘.”“피맺힌 원한은
강서준이 다시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해 표효했다.그리고 목이 쉬도록 울부짖었다.10년, 10년이 걸렸다.10년 전,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18살 소년이, 미래에 대한 동경과 희망으로 찬 소년이 음모로 인해 가족 모두를 잃었다.“아!”“짐승 새끼야. 내 딸이 겨우 세 살이란 말이야. 어떻게 그리 잔인할 수 있어.”“내가 죽을게. 그 대신 내 손자는 놓아줘…”강씨 별장이 불에 타면서 그 속에 있던 가족들의 표효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강서준은 잊을 수 없다. 몸이 불에 타면서 고통받고 있을 때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울고 있을 때 한 소녀가 나타났다.소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강서준을 구하고는 강변으로 끌고 갔다.무조건 살아야 된다는 의욕에 강서준이 강물에 뛰어들었다.강물 따라 표류하다 어느 동굴로 흘러가 우연히 의서 한 권을 발견했다.강중은 약재의 도시다. 한의사인 할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기초 한의학을 공부했다. 의서를 찾은 강서준은 의서를 씹어 먹을 기세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의서에 기재된 처방으로 몸의 상처를 전부 치료했다.그 동굴을 떠난 뒤 떠돌아다니다 남황에 도착할 무렵, 마침 남황에서 전쟁 중이라 대하국에서 군인을 모집하기에 거기에 참여했다. 군인이 된 강서준은 밤낮으로 특훈을 받았다. 전장에 나갈 때마다 적의 시체를 밟으며 올라온 끝에 무수한 공을 세워 천하를 놀라게 할 만한 전신으로 책봉되었다.강서준이 1년 전에 책봉된 흑룡은 대하국 5대 용수 중 한 명으로 권세의 정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이건 한 전사가 10년 동안 전쟁터에서 싸워온 업적에 대한 확신이다.한 차례 전쟁으로 남황을 평정하고또 한 차례 전쟁으로 천하를 안정시켰다!강서준이 가장 높은 권세를 누리고 있을 때 사직서를 제출했다. 비록 위에서 결재하지 않았지만 강중에 은혜를 갚고 복수를 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은혜는 김초현에게 복수는 4대 가문에게.이제 복수를 다 했으니 강씨 망령들이 편이 쉴 수 있
강서준이 진수 손을 꼭 잡고 있는 젊은 여자를 바라봤다.“진 집사, 이 여자는?”진수가 재빨리 대답했다. “도련님. 진소윤이라고 제 손녀예요.”“그렇군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3일 뒤에 두 사람 4대 가문에 찾아가 강씨 가문에 속한 산업들을 모두 인수해요.”“도련님, 그…”진수는 어리둥절했다.강서준은 알고 있다. 진수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이제야 알게 됐다. 강씨 가문은 10년 전에 교토에서 이주해 왔고 진수는 계속 할아버지를 따랐다는 걸. 그러니 강씨 가문의 내력도 화월산거도에 관한 일도 알고 있거니와 심지어 누가 강씨 가문을 노리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소요왕, 여기 일 부탁할게요. 나중에 한 턱 살 테니까.”강서준이 소요왕을 보며 말했다.“그래요.”소요왕이 가볍에 고개를 끄덕이고 명령을 내렸다.“철군하라.”군위가 철수한 뒤, 소요왕이 4대 가문 사람과 지하 세력들을 보더니 무뚝뚝하게 내뱉었다.“앞으로 조신하게들 살아.”지금 이곳에 사람이 만 명도 넘는데 다 잡는다고 해도 감방에 처넣을 자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강서준이 더 따지지 않으니 소요왕도 은근 상대하기 귀찮았다.“네.”4대 가문 사람과 지하 세력들은 찍 소리도 못했다.“오늘 일은 다 머릿속에서 지워버려. 들은 것 본 것. 만약 밖에서 떠돌고 다니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잘 알겠지?”“네, 절대 절대 떠벌리지 않겠습니다.”“저는 아무것도 못 봤어요.”“오늘은 그냥 회장님들 장례식 있어서 온 것뿐입니다.”소요왕은 더 머물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강서준은 진수와 진소윤을 차에 태웠다.군위는 철수하고 소요왕과 강서준 일행이 모두 떠났다.남은 사람들은 그제야 긴장이 풀려 바닥에 풀썩 주저 앉으며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쓸어내렸다.“하…미쳤어.”“강서준 대체 뭐야? 왜 소요왕까지 나타나?”“10만 대군…생각만 해도 소름 끼쳐.”“계속 파고 들면 우리도 다 죽어.”“지옥에 갔다 온 거 같아.”지하 세력들은 서로
”흑, 흑룡이요?”진수는 충격을 받았다.대하국 5대 용수라니, 그럼 1년 천하를 뒤흔든 남황 흑룡이 강서준?진소윤도 참지 못하고 강서준을 다시 봤다.남황 흑룡의 명성은 천하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다.하지만 흑룡이 대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른다.그 흑룡이 강씨 가문 사람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강서준이 진수를 보며 물었다. “진 집사, 이제 우리 가문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요?”강서준이 지금 높은 위치에 있으니 특권을 동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씨 가문의 역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순간부터 자신의 가문이 평범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리고 가보인 화월산거도도 평범한 그림이 아니라는 것도.진수가 심호흡을 했다.강서준이 흑룡이라면 강씨 가문의 적을 상대할 능력이 있다.“작은 도련님, 혹시 대하 4대 명문가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네?”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대하 4대 명문가?’전혀 들어본 적 없었다. 그저 교토에 세력이 막강하고 재력이 어마어마한 가문이 적지 않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대하 4대 명문가에 대해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진수가 계속 말했다. “강, 석, 구, 용을 대하 4대 명문가라고 합니다. 이 4대 명문가는 적어도 2000년 동안의 역사를 갖고 있고 2000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세력이 천하에 널리 퍼져 있어요.”“진 집사, 그럼 우리 강씨가 대하 4대 명문가에 속한다는 말인가요?”“네.”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4대 명문가가 천하의 부를 장학하고 있지만 외부인들은 4대 선조들의 존재를 모르죠. 30년 전 강씨 집안 내부에 갈등이 생겨 어르신이 식구들을 데리고 가문을 떠나 강중에 정착하게 됐어요.”강서준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이게 우리 가문이 멸망한 것과 화월산거도와 관련 있어요?”진수가 말을 이었다.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집사이고 하인이라. 그저 화월산거도가 어르신이 가문에서 나올 때 가져온 물건이라는 정도만. 어르신한테서 들었어요. 4대 명문가 사람들이 사방에 퍼져있으니 화월산
강서준은 박솔의 열쇠를 들고 유심히 관찰했다."남황 변경의 난서왕 고대 유적지에서 나온 보물이 화월산거도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지?"그는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강서준은 하필 박솔이 열쇠를 들고 있을 때 자신과 마주친 게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살기를 따라갔다가 박솔을 만났다.지하주차장까지 갔을 때 살기가 사라지고 박솔이 나타난 것이다.하지만 박솔은 절대 이 살기의 주인이 아니었다.강서준은 이는 분명 누군가의 의도적인 계획이라고 생각했다.도굴부터 시작해서 누군가가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었을 것이다.모두를 죽이고, 박솔을 열쇠와 함께 강중에 오게 하고, 심지어 상자를 강중으로 버리기까지 한...하아-강서준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그 상자는 찾고 열어서 안에 뭐가 있는지, 또 화월산거도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아야 했다.생각에 잠겨 있던 강서준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 "진 집사님.""네, 도련님." 진수는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강서준은 이렇게 말했다. "집사님도 저희 할아버지와 십몇 년을 함께 보냈는데... 강한 그룹이 그렇게 됐는데도 위험을 무릅쓰고 강한 일가를 묻어줬다니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후에 강한 그룹의 재산을 전부 드릴게요.""도련님, 그럴 필요 없어요."진수는 벌떡 일어나며 손을 저었다. "도련님, 저는 받을 수 없어요."강서준도 작게 손을 저으며 진수의 말을 끊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돈이 필요 없어요. 하지만 집사님은 다르잖아요, 집에 가족도 있고 말이에요.""그건...""가족을 전부 강중으로 데려와요. 그리고 4대 가문 손에서 강한 그룹의 사업을 받아와요. 강한 그룹이 그래도 강중 제일 재벌이었는데 자산이 10조 정도 있을 거예요, 그 돈으로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겠죠.""가, 감사합니다, 도련님."진수는 강서준이 5대 용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확실히 돈 걱정은 없어 보여서 진수도 사양하지 않았다."그럼 저는 이만
구룡 거리의 한 포장마차.강서준은 집밥스러운 메뉴와 도수 높은 술을 주문했다.그는 이혁과 함께 마음껏 고기를 먹고 마음껏 술을 마셨다.둘은 술을 마시면서 이 10년간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했다.그렇게 둘은 포장마차에 반나절이나 앉아있었다.오후 세시쯤이 되었을 때...두 사람은 전부 반쯤 취해있었다.이때 김초현이 전화 왔다."여보, 지금 어디예요? 지금 큰일 났어요."김초현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강서준은 흠칫 떨었다, 그는 취기가 순식간에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SL 진료소에 문제가 생겼어요, 빨리 와봐요.""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강서준은 전화를 끊었다.그러자 이혁이 이렇게 물었다. "형님, 무슨 일 있어요?"강서준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초현이 말로는 SL 진료소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일단 가봐야겠다.""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이혁도 자리에서 일어났다."넌 이만 돌아가, 술을 마셨으니 운전은 하지 말고. 난 택시 타고 가면 돼."강서준은 정장 외투를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가서 택시를 잡았다."SL 진료소로 가주세요.""네."기사는 빠른 속도로 SL 진료소로 향해 운전을 해갔다.반 시간 후."도착했습니다.”강서준은 5만원을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스름돈은 됐어요."그는 황급히 차에서 내렸다.SL 진료소는 강중에서 가장 화려한 거리인 의료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이 거리는 강중에서도 대표적인 거리로 수백 년의 문화적 전승이 있었다.이 거리에는 진료소로 가득했다.모든 가문, 그룹과 기업이 이 거리에 진료소를 열었다. 유명한 한의사마저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SL 진료소는 의료 거리에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축이었다. 하지만 SA 그룹의 자산이 많다 보니 진료소의 규모도 꽤 컸다.진료소는 3층까지 있었는데 매 층마다 천 평방미터가 넘었다.SL 진료소 앞에는 사람들이 가득 몰려있었다.그 사람들은 상복을 입고 있었다."돌팔이, 돌팔이...
경비원은 이제야 길을 비켜줬다.강서준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진료소의 로비에는 SA 일가가 모여있었다.그들은 전부 초조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이때 강서준이 걸어와서 물었다. "무슨 일이죠?"김초현은 울먹이며 걸어와서 이렇게 말했다. "나도 모르겠어요. 아침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시위를 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병원에서 사람이 죽었으니 배상하라고 말이에요. 기자들까지 나섰으니 당분간은 진료소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아요."김천용은 전화를 하고 있었다.그는 유명 인사들한테 전화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술 냄새를 풍기며 여기는 왜 왔어? 염장이라고 지르게?" 하연미는 강서준의 몸에서 술 냄새를 맡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욕을 했다."아빠, 할아버지, 큰일 났어요. 밖에 사람들이 더 몰려와서 저희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 사람이 잘못됐다고 해요." 김위헌은 넋을 놓고 달려오다가 발을 헛디디고 꼬꾸라져버렸다.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이게 무슨 다 일이에요?" 김해는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SL 진료소가 개업하고 10년 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잖아요. 진 선생, 진료소는 당신 책임이잖아요. 문제가 하나 생긴 것만 해도 골치 아파 죽겠는데 여러 개가 동시에 생겼다니요?"김해는 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60대로 보이는 장발 노인은 한복을 입고 있었다.그는 진현철이라고 하는 한의사였다. 그는 한의사 협회의 회원으로 SL 진료소에서 높은 연봉으로 데려왔다."이, 이건 저도 모르는 일이에요." 진현철도 의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그가 진료소에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었다.게다가 진료소의 의사는 다 엄격히 선택했기에 처방에 문제 있을 리가 없었다, 더구나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김초현은 강서준의 옷깃을 잡으면서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해요?"강서준은 손을 저으면서 위로를 했다. "급해하지 말아요. 지금 문을 닫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아요,
떠들썩하던 대문 앞은 3초쯤 조용해졌다.몇 초 후, 상복을 입은 30대 남자가 걸어왔다. 그는 무서운 표정으로 연장을 강서준을 향해 치켜들었다.그리고 그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너는 또 누구야? 네가 뭔데 나서서 말해?"그는 침까지 튕기면서 소리를 질렀다.깜짝 놀란 김초현은 혹시라도 맞을 가봐 강서준 뒤로 숨었다."그러게 말이야.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어, 배상해!""돈을 배상하지 않으면 진료소를 엎어버릴 거야.""실력도 없는 돌팔이는 진료소를 하지 말고 의료거리에서 나가!"많은 사람들이 함께 욕하기 시작했다.SA 일가는 한 명도 나서지 못했다.밖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감정적이라 지금 나섰다가는 더 큰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됐어요. 시끄럽게 하지 말고 한 명씩 얘기해요." 강서준은 짜증 나는 듯 소리를 질렀다. 만약 이곳이 SA 그룹의 진료소가 아니었다면 그는 상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연장을 든 남자는 강서준 뒤에 있는 김초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김초현 당신 당장 나와. 당신 SA 그룹 대표라며? 우리 아버지가 이 진료소에서 준 약을 먹고 돌아가셨어. 오늘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는다면 진료소를 전부 엎어버릴 거야.""엎어버려, 엎어버려!"그의 뒤에 있던 사람들은 함께 소리를 질렀다. 몇몇은 심지어 달려들려고 했지만 경비원이 제때에 막아섰다."나는 감기 때문에 왔는데 이 진료소에서 준 한약을 먹고 알레르기때문에 온몸이 다 부었어.""나도! 머리가 아파서 약을 지었는데 지금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있어.""SL은 조사를 해서 문 닫아야 해."사람들은 줄줄이 말하기 시작했다.일찍 도착한 기자들은 이 장면을 생방송으로 찍고 있었다.김초현은 약간 걱정되어서 강서준한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 일은 어떻게 해결해야죠?"강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이건 과연 약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시비를 거는 것일까?두 가지 상황 다 충분히 가능했다.만약 SL 진료소에 진짜 문제가 생겼다면 충분히 이런 일이 있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