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현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송나나를 비롯한 여자들이 단지 강서준의 여사친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강중으로 돌아오자마자 여사친들이 있는 집부터 간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내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다고 표현할 수 없었다.군용차 한대가 그들의 앞에 멈춰 섰고 군인 한 명이 차에서 내렸다. "용왕님, 타십시오. 제가 모시겠습니다.""그래."강서준은 바로 차에 올랐다.강서준을 태운 군용차는 곧장 송나나의 별장으로 향했다.곧 송나나의 별장 입구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강서준은 초인종을 눌렀다.대문이 끼익 열리더니 여자들이 달려 나왔다."서준 씨.""서준 씨..."서청희, 윤정아, 송나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강서준을 바라보았다.그들은 올해 연말이 가기 전에 강서준이 돌아오지 못할 거라 여기고 노심초사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갑자기 강서준이 이렇게 찾아올 줄 몰랐다."안으로 들어와요." 송나나가 강서준을 이끌었다.강서준은 그녀들을 따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윤정아가 차를 따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서준 씨, 초현 씨, 어르신 차 드세요."찻잔을 들어 올린 강서준이 한 모금 마신 뒤 물었다. "그동안 강중에 별일 없었죠?"서청희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서준 씨, 괜찮아요?" 송나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천산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그녀는 강서준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 천산파 장문인을 죽이고 고독을 먹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강서준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천산파는 일단락이 됐어요."그녀들은 그동안 강서준에게 궁금했던 걸 속사포처럼 쏟아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초현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 그녀는 진사검을 챙겨 들고 옆에 앉아 있었다.강서준이 여기 모인 모든 여자들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은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하지만 그렇다고 자기가 나서
모용추가 내단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았다."일반적으로 장수한 동물의 담은 무술인에 더없이 좋은 보양식이네. 담을 먹으면 기력이 증가하지.그리고 이 내단은 담보다 훨씬 쓸게 많아.동물의 내단을 직접 본 적 없지만 비책에 기록된 걸 몇 번 본 적 있다네."한편, 강중의 외딴 교외의 시골길.검은 차 한 대가 도로 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믿을 수 있어요?"차 안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조수석에는 검은 코트를 걸친 40대 남성이 앉아 있었다. 남자의 눈썹은 아주 짙었다."이건 장난이 아니에요. 잘못되면 우리 모두 죽어요."조수석에 몸을 기댄 남자가 천천히 몸을 곧게 폈다. 그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일단 한 번 해보자. 몇 년동안 우리 셋이 줄곧 쫓던 기회야."조수석에 앉은 남자가 운전석에 앉은 남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막내야, 알아봤어?"운전석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네, 조사했어요. 강서준이 강중에 와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전부 알아냈어요. 김초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였더군요. 게다가 옆에 여자들도 꽤 많이 거느리고 있었는데 전부 강서준에게 목숨까지 걸 수 있는 사람들이었어요."말을 들은 조수석에 탄 남자가 입을 다물었다. 차에 탄 세명은 모두 무술인이었다. 첫째 김덕윤, 둘째 김덕준, 셋째 김덕호.세 사람은 무법천지인양 나쁜 짓들을 많이 저질렀다. 그러던 중 천산파에게 쫓겨 줄곧 숨어서 지냈다.이번 천산대회에도 그들은 참여하지 않았다.그들은 천산대회에서 발생했던 일을 알아내기 위해 정보를 사들였다.강천이 이번 천산대회에서 얼마나 많은 걸 취했는지 알게 되었고 그들은 마음이 흔들렸다.김덕윤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장기간 의논할 필요가 있어.""참."운전을 하고 있던 막내 김덕호가 입을 열었다. "30년 강천이 강한 그룹을 떠날 때 집사 한 명도 데리고 갔더군요. 진수라는 사람이었는데 강천이 매우 신임했던 모양이에요. 10년 전 강한 그룹에서 화재 사가 났을 때 강한 그룹의 사람들은
송나나는 손에 든 내단을 강서준에게 건넸다. "이렇게 귀중한 걸... 잘 챙겨요. 실수로 망가뜨려도 배상할 수 없는 물건이잖아요."강서준은 내단을 건네받았다.참, 내일이면 새해인데, 서준 씨는 어디에 있을 거예요?" 서청희가 화제를 돌렸다. 그녀는 두 눈을 반짝이며 강서준을 바라보았다."당연히 우리 집 가지." 김초현이 서청희를 힐끗 쳐다보며 강서준의 팔짱을 꼈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사람들에게 눈치를 줬다. 마치 강서준은 자기 남자라고 선포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강서준의 생각은 달랐다. 강서준은 SA 일가에 가고 싶지 않았다."초현 씨 집은 가지 않을래요." 강서준이 입을 열었다."왜요?" 김초현이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예요. SA 일가에 제가 가는 건 어울리지 않아요. 이번에는 진 집사를 찾아갈 생각이에요."강서준은 진수를 찾아갈 생각이다.진수만이 30년 전의 내막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진수는 30년 전부터 강천을 따라다녔다. 강천이 가문에서 쫓겨난 뒤에도, 강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도 항상 그의 곁을 따른 건 진수였다.진수는 집사의 신분이었지만 결코 평범한 집사가 아니었다.평범한 사람은 절대 강천을 따를 수 없기 때문이다."여보..."김초현은 울먹이는 얼굴로 말했다. "단지 이혼 서류 한 장뿐이잖아요. 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이혼은 핑계고, 실은 당신 마음 속에 내가 없는 건 아니에요?""초현 씨, 아니에요." 강서준이 해명했다. "30년 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에요. 그걸 가장 잘 아는게 진 집사고요.""하필이면 지금 간다는 거예요? 며칠 뒤에 가서 물어봐도 안 늦잖아요."서청희가 웃으며 말했다. "서준 씨, 초현이 말이 맞아요. SA 일가에서 처음으로 보내는 새해인데, 초현이랑 같이 가는 게 어때요?"송나나가 말했다. "저도 오늘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아침부터 아빠가 언제 오냐고 연락해서 가야 해요.""저도 교토로 돌아갈 거예요." 윤정아도 잇달아 말했다."우리 엄마랑
집밖으로 나온 김초현은 한 손에 검을 한 손에는 강서준의 팔을 꽉 잡고 있었다.혹시라도 도망칠 강서준을 붙잡기 위해.뒤에서 따라오던 모용추가 입을 열었다. "참, 난 어디 머물러야 하는가? 설마 나도 거길 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강서준이 발걸음을 멈췄다.그는 모용추의 숙소를 고민하지 못했다.모용추의 특별한 신분 때문이었다.고문파의 대수령이었고 구양랑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이었다.구양랑은 고문파의 강자들을 몰래 매수했고 재정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모용추가 죽지 않았으니 구양랑은 반드시 사람을 보내 그를 죽이려 들것이다. 어쩌면 직접 나설 수도 있었다."일단 저랑 동행하시죠." 강서준이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구양랑이 사람들을 보내거나 직접 찾아올 수 있어요."강서준은 모용추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도 이젠 늙었고 전의 모습도 아니니 구양랑도 그쪽이 예전의 모용추라고 생각하지 못할 거예요."모용추가 웃음을 터트렸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SA 일가는 가지 않겠소. 그냥 내 거처를 마련해 주시게.""어쩔 수 없네요."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나 씨 집에서 지내는 건 어때요? 실력이 회복되면 자세한 건 그때 얘기해요.""알겠소."모용추는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준은 다시 별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는 송나나를 찾아가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그렇게 해요."송나나가 아주 흔쾌히 허락했다.그녀는 모용추의 정체를 알지 못했지만 모용추가 하던 말로 미루어 볼 때 그가 무술계의 대선배라는 건 눈치챌 수 있었다. "전 집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어요."송나나는 모용추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르신, 저 여기 남기로 했어요. 이 기회에 저한테 무술 좀 가르쳐 주시면 안 돼요?"송나나는 진기를 수련했지만 무술을 배운 적이 없었다.이런 기회를 쉽게 놓칠 수 없었다."어르신, 어서 이쪽에 앉으세요.""아가씨가 성격이 호탕하군." 모용추가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송나나가 기쁜 얼굴로 말했다. "저도 어르신이 좋아요. 스승님으
모용추가 한참을 진맥했다.“음, 확실히 음양이 불균형하고 한기가 많구나.”“스승님, 제자의 절을 받아주십시오.”송나나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렸다.모용추가 태연하게 받아들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됐다. 일어나거라. 제자가 된 기념으로 내가 선물을 줘야 하는데 지금 손에 마땅한 물건이 없구나. 잠시 보류하고 나중에 선물해주마.”“감사합니다. 스승님.”송나나가 일어섰다.서청희는 내심 부러워 강서준을 힐끗 보며 말했다.“서준 씨, 내 스승 하면 안 돼요? 나도 무공을 익히고 싶어요.”그 말에 강서준이 째려보았다.“갑자기 무슨 무공이에요. 무공 익히기가 얼마나 여려운데. 그 고생을 견디지 못해요.”“해봐야 알죠.”서청희가 김초현을 힐끗 쳐다보았다.“초현도 그 힘든 걸 해냈는데 나는 왜 안 돼요?”“그리 배우고 싶으면 내가 가르쳐 주마.”모용추가 기분 좋은 김에 한 번에 받아들이려 하자 강서준이 다급하게 일깨워줬다.“멀뚱히 서서 뭐 해요? 얼른 스승님한테 큰절을 올리지 않고.”서청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무릎을 꿇었다.“스승님, 절을 받으세요.”“오냐. 일어나거라.”서청희도 일어서자 강서준이 귀띔했다.“두 사람 잘 배우세요. 고대 무술계에서 연배가 가장 높은 분이시고 천하제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자예요.”모용추의 실력은 천하제일임이 틀림없으니 과장된 표현은 아니었다.전성기 시기만해도 대적할 사람이 없었다. 물론 강서준의 할아버지도 상대가 안 되었다.“그, 그럼 저는요?”그때 윤정아가 벌떡 일어섰다.송나나와 서청희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면서 말했다.“다들 무공을 배운다는데 저만 가만 있을 수 없잖아요.”강서준이 재빠르게 시켰다.“그럼 정아 씨도 스승님이라 부르세요.”그 말에 윤정아가 모용추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그래도 되겠습니까?”모용추가 고개를 끄덕였다.“제자 하나 더 있다고 큰일 날 것도 없다.”윤정아가 활짝 웃으면서 큰절을 올렸다.“일어나라.”윤정아까지 제자로 받아주자 강
강서준이 간다면 김초현도 무조건 따라나선다.김초현이 시간을 확인했다. 이제 겨우 오후 3시니 별장에 들렀다가 저녁 먹으러 가도 시간이 충분했다.“그럼 먼저 강한 별장에 갔다가 저녁쯤에 집에 가면 되겠네요. 엄마, 아빠가 저녁 차려 놓고 기다린다고 했어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강한 별장으로 향했다.10년 전에 별장이었는데 지금은 무덤으로 변했다.무덤마다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란 것이 한동안 정리하지 않은 티가 났다.강서준은 아버지의 무덤 앞에 섰다.아버지는 별장에 불이 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다.그 당시 소인해를 두고 할아버지와 의견이 맞지 않을 때였다. 결국 소인해가 아버지를 신고하고 심장병이 발작한 아버지를 3층에서 떠밀어 죽였다.하지만 아버지의 시체를 찾지 못했다. 학교에서 별장에 돌아왔을 때 이미 시체를 가져갔다고 했다.강서준이 무덤 앞에 서서 조용히 말했다.“아버지, 죄송해요. 실례하겠습니다.”강서준도 무덤에 시체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무덤 앞으로 다가가 미간을 찌푸리며 살펴보더니 소요왕에게 연락했다.“소요 형, 나 지금 강한 별장에 있는데 사람을 보내 주세요. 무덤을 파야겠어요.”“네. 그럴게요.”소요왕은 거절하지 않고 바로 안배했다.강서준이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지만 곧 새해라 딱히 할 일도 없어서 직접 병사를 데리고 강한 별장에 왔다.8명 병사들은 저마다 호미와 삽을 들고 별장에 들어갔다.“강 형, 뭐 하려고 그럽니까?”소요왕이 다가오며 물었다.“증거를 찾으려고요.”“용왕님을 뵙겠습니다.”소요왕이 데리고 온 병사들이 이구동성으로 군례를 올렸다.“서준 삼촌.”남궁율도 인사를 올렸다.강서준이 무덤을 가리키며 병사들에게 분부했다.“이 무덤을 파 보세요.”“네.”한 병사가 즉시 행동으로 옮기고 소요왕과 남궁율은 옆에서 지켜보았다.소요왕이 물었다.“뭘 증명하려는 겁니까?”강서준이 침착하게 대답했다.“할아버지가 가족들이 죽지 않았다고 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그
강서준은 줄곧 가슴속에 박혔던 응어리가 풀린 느낌이었다.“강 형, 다 빈 무덤이라니 무슨 일입니까?”소요왕이 물었다.“말하자면 길어요.”강서준이 빙그레 웃었다.“좀 복잡해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할아버지만 아는 일인데 지금까지도 속내를 감추고 계세요. 몇 번이나 만났지만 물어볼 기회가 없었거든요.”“축하할 일이군요.”소요왕도 빙그레 웃었다.김초현도 너무 기쁜 나머지 강서준의 손을 꼭 잡았다.“여보, 다 살아 있어요. 모든 일이 해결되면 가족이 모일 수 있겠어요. 아버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요. 그리고 어머님도요.”“나도 어머니는 본 적이 없어요.”강서준의 안색이 살짝 어두웠다.그의 기억속엔 어머니가 없었다. 어떤 사람인지는 커녕 누구한테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미안해요.”김초현이 바로 사과하자 강서준이 웃었다.“괜찮아요. 가요. 우리도 돌아갈 시간이 됐어요.”“네.”김초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요 형, 우릴 집까지 데려다 줘야겠어요.”“그러죠. 어차피 같은 방향이니까요.”소요왕이 흔쾌히 대답했다.그들이 떠난 뒤 한 노인와 한 소녀가 다가왔다.노인는 정장차림에 지팡이를 짚고 소녀는 패딩에 모자까지 써서 얼굴만 드러냈다.날씨가 추운 탓에 소녀의 얼굴이 빨갛게 얼었다.“할아버지. 도련님께서 아셨나 봐요. 아니면 여기까지 와서 무덤을 파지 않았겠죠.”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래.”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천산대회에서 예상도 못했던 일이 생기면서 도련님께서 분명 어르신과 마주쳤을 것이다. 그러니 얻어들은 것이 있겠지.”“이제 어떡할까요?”“먼저 돌아가서 어르신이 어떻게 안배할지 기다려보자꾸나.”두 사람도 자리를 떴다.바로 진수와 진소윤이다.두 사람은 줄곧 강천을 따라다니다 반년 전에 강서준이 강중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강중에 나타난 것이다. 모든 일을 알고 있으면서 강서준에게 알려주지 않고 무술인이 아닌 일반인 신분으로 다가갔다.강서준과 김초현이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가족들의 태도는 처음에 데릴사위로 들어왔을 때와 완전 딴판이었다.지금은 마치 하느님을 모시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강서준은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김초현이 팔을 당겨 별장으로 들어가 봤더니 거실 테이블이 부러지게 음식을 차려 놓았다.김천용이 지팡이를 집으며 분부했다.“얼른 내가 소장한 술을 갖고 오거라. 오늘은 실컷 마셔야겠다.”“저는 피곤해서 올라가서 쉴게요.”강서준은 김천용을 보며 한마디하고 바로 돌아서 방으로 들어갔다.“,,,”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강서준이 방문 닫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하연미가 김초현에게 다가가 물었다.“초현아. 무슨 일이야? 서준이 기분이 안 좋은데?”“피곤해서 그러겠죠.”김초현이 설명했다.“그동안 해결할 일들이 많아서 제대로 자지 못했거든요. 먼저 드세요. 제가 올라가 볼게요.”김초현도 방으로 올라갔다.남은 식구들은 서로 멀뚱히 쳐다보았다.강서준을 환영하려고 몇 시간이나 지지고 볶으면서 준비했는데 한 입도 먹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김초현이 방에 들어갔을 때 강서준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테이블에 진사검을 올려놓고 베란다로 나갔다.강서준의 뒤에서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등에 댔다.“여보, 이 집에 있기 싫으면 우리 나가서 살아요.”김초현은 가족들이 강서준에게 무슨 짓들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정말 피곤해서 그래요.”강서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당신 가족들을 만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알아요.”김초현이 꼭 껴안더니 강서준을 돌려세워 까치발을 들고 입을 맞췄다.오늘 김초현은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두 사람은 키스를 하다 어느새 샤워실까지 들어갔다.샤워를 할 때도 두 사람은 꼭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강서준은 밥도 먹지 않고 김초현과 방에만 있었다.간만에 김초현이 열정적으로 다가와 매우 흡족했다.서로의 욕정을 채운 후 끌어안고 잠들어버렸다.깊은 밤.강중 송나나 별장 밖에 세 남자가 인기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