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올게 없는데..."쾅쾅쾅!"문 열어요."노크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마지막에는 발로 차는 듯한 소리마저 들렸다.나홍유는 금세 빚쟁이가 찾아왔음을 눈치챘다. 그녀는 긴장한 표정으로 빗자루를 꼭 쥐었다."어떡하지...?"나홍유가 어찌할 바를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문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열려버렸다.건장한 남자 몇 명이 당당하게 집 안으로 들어오더니 사진을 들고 나홍유와 비교했다."맞아, 조세현의 아내야. 데려가자."부하들은 우르르 달려가 나홍유를 잡고 밖으로 끌어당겼다."뭐해요! 이거 놔요! 놔요...!"나홍유는 모든 힘을 다해 반항했지만 남자들의 힘을 이기지는 못했다.짝!부하는 거침없이 나홍유의 뺨을 후려쳤다."조용히 해!"나홍유의 볼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 그녀는 겁을 먹고 소리를 지르는 대신 애원하기 시작했다."제발 저 좀 놔주세요. 저는 돈이 한 푼도 없어요.""시끄러워 죽겠네. 얼른 데리고 나가.""네."나홍유는 그렇게 강제적으로 끌려 나갔다.7층짜리 작은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같은 시각, 강서준과 이수빈은 마침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서준 씨, 여기에요."7층에 도착한 이수빈은 자신의 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다 나홍유가 건장한 남자들에게 잡혀 끌려 나오는 것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나홍유는 계단에 서 있는 이수빈을 발견하고 모든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수빈아, 도망가!"이수빈은 이제야 정신 차리고 몸을 돌려 강서준의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애원하는 말투로 말했다."서준 씨, 부탁해요. 제발 제 엄마를 구해주세요.""물론이죠."강서준은 빠르게 문 앞으로 다가갔다. 웬 남자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부하 중 한 명은 칼을 꺼내 들며 위협했다."신경 끄고 갈 길이..."그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강서준의 얼굴을 보고 안색이 창백한 채로 넋이 나가버렸다."처, 천수님..."뒤에 있던 사람들도 강서준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넋이 나가버렸다.털썩.선두에
나홍유는 당연히 강서준의 능력을 믿었다. 천수는 대하에서 가장 강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강서준이 왜 이수빈처럼 평범한 여자를 도와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강서준은 아직도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남자들을 바라보며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당신 이름이 뭐지?""저... 저는 이소풍이라고 합니다. 백씨 가문에서 이 두 사람을 잡아 오면 돈을 준다고 하길래, 마침 근처에 있다가 이렇게 찾아왔습니다.""천수님, 저희한테 죄가 있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강서준은 인상을 쓰면서 지시를 내렸다."이들을 데리고 백씨 저택으로 가서 돈을 받아.""아닙니다, 천수님. 저희는 이미 포기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가라면 가지, 왜 말이 이렇게 많아."강서준은 발길질을 하며 말했다."조금 전의 기세는 어디로 갔어? 잔말 말고 백씨 저택으로 출발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아내야겠으니까."이소풍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가 뒤늦게 반응하고 말했다."그건 여, 연기를 하라는 말씀인가요?""안 그러면 진짜 사람을 팔아치우라는 뜻인 줄 알았나?""아, 아닙니다. 천수님의 뜻은 따르겠습니다."이소풍은 사면이라도 받은 표정으로 황급히 말했다."천수님, 이번 일을 잘 해내면 저희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강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수빈과 나홍유를 바라보며 말했다."두 분 죄송하지만 이 사람들을 따라가야겠어요. 저도 곧 찾아갈 테니 걱정하지 마요.""네."이수빈은 머리를 끄덕였다.강서준은 이제 서야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됐어, 일어나."이소풍과 부하들은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수빈과 나홍유를 데리고 아래로 내려갔다.강서준은 함께 내려가서 그들이 탄 검은색 차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묵묵히 바라봤다. 그리고 직접 운전해서 군사 구역으로 돌아갔다. 그는 교토의 형세가 너무 걱정되었다. 권세 사이의 관계도 얼기설
강서준이 말했다."강씨 가문은 교토에서도 정보망을 갖고 있지? 지금 당장 백씨 가문의 정보 좀 캐줘야겠어."강영은 멈칫하며 물었다."백씨 가문의 정보는 왜요?""쓸데가 있으니까 달라고 하는 거지. 아무튼 빨리 찾아서 보내줘.""네, 잠깐만 기다려 줘요."강씨 가문은 웬만한 나라보다도 부유한 가문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정보망을 갖고 있었다. 그것도 보통 정보망이 아닌 교토의 대가문인 백씨 가문도 손쉽게 조사할 수 있도록 강대한 정보망 말이다.강영은 강서준의 전화를 끊은 뒤 바로 다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10분도 채 되지 않아 그녀의 메일 주소로 새로운 메일이 도착했다. 그녀는 메일을 강서준에게 보내줬다.강서준은 메일을 받자마자 찬찬히 읽어 보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교토의 W 별장 센터.교토는 대하의 수도로 땅값이 금값과 같았다. 그리고 대부분 고층 빌딩이었고 별장은 보기 힘든 편이었다. 별장에 살 수 있는 사람은 거물급 권세뿐이었다.교토 W 별장 센터의 백씨 저택.1층 거실에는 60대 노인이 정장을 입고 앉아 있었다. 60대라는 나이와 다르게 아주 생기가 있어 보였다. 그는 백씨 가문의 가주 백태호였다.백태호의 곁에는 50대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제복을 벗은 김국봉이었다. 바닥에는 밧줄로 꽁꽁 묶은 여자 두 명이 있었고, 이소풍과 그의 부하들은 한쪽에 서 있었다.김국봉은 나홍유와 이수빈을 힐끗 보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백태호에게 말했다."이렇게까지 해야 해요?""장군님이 있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모든 일을 다 해결해 준다면서요? 백도원이 죄를 뒤집어썼으니, 천수도 더 이상 개입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아직도 포기를 하지 않았다면 다음 자료도 잘 부탁해요."백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이어서 말했다."천수 강서준은 금방 교토로 왔으니까,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를 거예요. 그러니 제 추측으로는 더 이상 개입하지 않을 거예요.""하지만..."김국봉은 이수빈을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 이수빈이 강서준과 어
김도철은 떠났다.김도철은 자기가 지금 칼날 위를 걷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일이 잘못된다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하지만 그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20년 동안 그는 백씨 가문을 포함한 많은 가문과 협력했다. 일단 강서준이 죄를 캐묻는다면 그가 설령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죄를 지은 게 된다.그도 교토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걸 알고 있었다.그것 때문에 강서준 역시 몸을 사리고 있었다.경거망동하게 행동했다간 뼈도 못 추릴 게 뻔했기 때문이다.강서준은 적염군 본부에서 강영이 보내준 백씨 가문에 관한 문서를 보고 있었다.백씨 가문은 교토에서 엄청나게 큰 가문이었다. 백 년 동안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가문으로 세력과 재력을 모두 갖춘 가문이었다. 백씨 가문에는 많은 정계 사람과 군인들이 관여되었다. 강서준이 중얼거렸다. "백씨 가문이라... 세력이 강한 가문이네. 고세인과 협력하기 전에 백씨 가문부터 처리해야겠네."그는 의자에 기대 눈을 서서히 감았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눈 깜짝할 사이에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남황의 군용기는 적염군 본부에 무사히 착륙했다.이혁은 1000여 명에 달하는 흑룡군을 이끌고 적염군 본부에 발을 들였다.1000여 명의 군인들은 전에 강중에 갔던 군인들로 그들의 대장은 무영이었다.적염군의 본부에 흑룡군이 나타난 건 상상도 못 할 장면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적염군의 천수도, 흑룡군의 용수도 전부 강서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이혁은 곧바로 강서준에게 연락했다. "보스, 도착했어요.""그래, 고생했어. 흑룡군은 먼저 대시시키고 넌 내 사무실로 와." 강서준이 말했다. "네."전화를 끊은 이혁은 곧장 강서준이 있는 집무실로 향했다.물론 소란스러운 흑룡군의 등장에 적염군의 다른 장군들은 수군거렸다."천수님,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죠? 남황의 장군이 흑룡군을 데리고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뭘까요?""설마, 천수님께서 움직이시려고 그러는 거 같은데요?
이혁은 소파로 걸어가 군용모를 벗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자리에 앉았다.강서준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이혁에게 건넸다. "남황은 어때? 내가 부탁한 스파이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됐어?"이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조사는 거의 마쳤어요. 임현수 장군이 천자와 관련된 자와 접촉한 증거를 찾았어요. 하지만 천자가 그의 가족들을 납치해 그를 협박한 데다 얼마 전 저희의 일거수일투족을 귀역이 폭로까지 해, 게다가 군내에서도 문제들이 있어..." 이혁은 남황과 관련된 일들을 강서준에게 보고했다."그래.한참 동안 묵묵히 듣고 있던 강서준이 입을 열었다. "이 일은 나중에 처리하자, 우선 교토의 일부터 해결하고 그 뒤에 남황 정리해야 할 것 같아.""천수님, 흑룡군을 여기까지 부른 이유가 뭡니까?""음. 사람 좀 움직여 줘야겠어. 보기엔 잠잠해 보이는 이곳은 사실 부패로 찌들어 있어. 이곳부터 정리해야 해. 흑룡군을 적염군에 합류시킨 뒤 움직이도록 하지."강서준은 휴대폰을 들어 조남에게 연락했다.적염군의 장군 중 현재 유일이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조남이었다. 강서준의 앞을 막은 유일한 사람이기에.조남이 그에게 건네준 자료는 아직 훑지 못한 상태였다.몇 분도 지나지 않아 조남이 그의 사무실로 달려왔다."천수님..."방으로 들어선 그는 한쪽에 앉아있는 이혁을 발견했다. "흑풍 장군님!""흑풍 장군이 데려온 남황 흑룡군들을 적염군에 합류시키도록 하세요.""네, 알겠습니다.""네, 가봐요." 강서준이 그에게 손짓했다.조남은 이혁을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밖으로 나갔다.강서준도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무기고에 가서 무기를 챙긴 뒤 출동해.""네."이혁도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강서준은 1000여 명의 무장한 군인들을 데리고 백씨 가문으로 쳐들어가기로 했다.한편, 백씨 가문의 지하실.나홍유와 이수빈은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두 사람은 피투성이였다.백태호는 의자에 앉아 거꾸로 매달려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
"거래 조건으로 돈 좀 주세요."이수빈은 자기 엄마를 부축해 자리에서 일으키며 말했다. "200억, 추가로 전에 채무도 없던 일로 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자료를 그 쪽한테 넘길게요."그녀는 계부의 회사 연구 자료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지만 그 자료의 가치가 상당하는 건 눈치챌 수 있었다.연구 자료가 쓸모없는 거였다면 백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천수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금 위험천만하게 모험까지 하며 자료를 찾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판단했다."거래하죠."백태호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그는 이수빈과 나홍유를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어떤 조건을 대든 승낙하고 죽일 작정이었다."우선 저희 엄마부터 치료해 주세요."이수빈은 당당하게 요구했다.그녀의 태도에 백태호는 이수빈이 연구 자료가 있는 곳을 알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이수빈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그는 까먹고 있었다. 이수빈이 배우라는 사실을 백태호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네."백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 불러와.""엄마, 괜찮으세요? 일어날 수 있으시겠어요?"이수빈은 백태호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말했다. "설마 저희를 계속 이런 지하실에 둘 건 아니죠?""손님들 쉬시게 얼른 방으로 모셔." 백태호는 얼른 태도를 바꾸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곧 이수빈과 나홍유는 아늑한 방에 도착했다.방으로 들어선 이수빈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천수님이 곧 저희를 구하러 오실 거예요. 그때 다 같이 도망쳐요."나홍유는 겁을 잔뜩 먹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녀는 살면서 한 번도 오늘처럼 공포스러운 상황에 노출된 적 없었다.지하실에서 벗어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수빈아, 우리 다 괜찮겠지?"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바로 그때, 방문이 벌컥 열렸고 여의사 한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물론 여의사 뒤로 백태호와 백씨 가문 사람들이 연이어 들어왔다.이수빈은 그들의 눈치를 보
백씨 가문을 치는 건 고 선생을 치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다.수십 대의 군용차 등장에 사람들의 이목은 집중되었다."저 많은 군용차들은 뭐야?""새로 부임한 천수님이 뭘 하려나 본데?""저쪽은 부자들이 사는 W 별장 센터 아니야? 사업가들이 몰려 사는 동네.""저쪽 사람들한테 뭘 하려나본데?"사람들은 모여서 지나가는 군용차를 구경하며 수군거렸다.군용차가 줄줄이 W 별장 센터에 들어섰다.이곳에는 100여 채의 별장들이 줄지어 있었다. 각국의 부자들과 사업가들 그리고 슈퍼스타와 과학자들이 살고 있었다.군용차가 일제히 멈췄고 무장 군인들이 차에서 차례로 내렸다.군인들의 등장에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강서준도 차에서 천천히 내렸다.이혁은 얼른 강서준의 뒤를 따랐다.한편, 이수빈이 말한 장소로 연구 자료를 찾으러 간 백씨 가문의 부하는 이수빈의 집에 해당 연구 자료가 없다는 소식을 알려왔다."뭐라고?"백태호는 분노에 차서 이수빈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반동에 의해 고개가 강제로 돌아간 이수빈의 뺨을 백태호는 힘껏 때렸다. "이년이, 네가 감히 날 속여? 죽으려고 작정했구나."이수빈의 뺨이 순식간에 벌겋게 부어올랐다. 입가에는 빨간 피가 흘러내렸다.백태호는 주머니에서 권총을 한 자루를 꺼내 그녀의 이마에 댔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니까 잘 생각하고 말하는 게 좋을 거예요. 연구 자료 어디에 있어요?"이수빈이 폭행을 당하고 있는 모습에 나홍유는 창백해진 얼굴로 바닥에 무릎을 털썩 꿇고 애원했다. "우리 수빈이는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저한테 물으세요.""엄, 엄마, 나 괜찮으니까 얼른 일어나세요." 이수빈은 고통스러운 듯 입술을 깨물며 소리쳤다. "엄, 엄마 얼른 일어나세요.""고민하는 건가요?"백태호는 그녀의 머리에 겨눴던 총구로 그녀의 머리를 내리쳤다.그녀의 머리에서 붉은 피가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앞이 흐릿해지며 몸을 휘청거리던 이수빈을 백태호는 주먹을 들어 그녀를 공격했다. 이수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적염군과 맞서야 한다는 말에 백씨 가문 사람들도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그럼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어?"백태호의 얼굴도 어두워졌다.강서준은 별장 밖에서 군인들과 함께 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극단적인 수단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와 백씨 가문은 끝장날 것이다."아버지, 진정하세요. 강서준은 다른 사람들과 달라요. 흑룡군 총수가, 흑룡이면서도 용왕인 강서준은 적들의 시체를 밟고 한 단계씩 올라갔어요. 그런 사람이 용병군을 두려워할 리 없잖아요.""그러니까요."백씨 가문 사람들이 백태호를 뜯어말린 덕분에 그도 이성을 되찾았다.그는 다시 휴대폰을 들어 비서 실장한테 연락했다. "강서준이 왜 여기에 나타난 건지 당장 왕한테 물어봐. 군인들도 철퇴시키고."곧 휴대폰에서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이 강서준을 부임한 이유는 그에게 형검을 쥐여주고 피 한 방울 안 묻힌 채로 다른 사람들을 처단하기 위함입니다. 더 이상 제가 어르신을 도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더는 저한테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 다 같이 망할 작정 아니시면 저한테 그만 연락하세요."비서 실장은 매정하게 등을 돌렸다."하... 젠장."백태호는 손에 들린 휴대폰을 바라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곧 그는 다시 누군가에게 연락했다."장관님...""뚝, 뚝..."이번에도 전화가 먼저 끊겨버렸다.그는 자신이 아는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강서준을 철군시킬 작정이었다."지금 거신 번호는...""하..."계속된 수신 거부에 백태호는 분노에 차 부들부들 떨었다.잘 지냈던 고위 인사들은 백태호의 연락을 전부 거절한 상태였다.백씨 가문 사람들은 일제히 백태호를 바라보았다."아버지, 어떻게 됐어요?""할아버지, 다른 사람 없어요? 저희 가문의 돈을 먹은 사람들이 몇 명인데, 그 사람들한테 전부 연락 돌린 거 맞아요?""닥쳐." 백태호가 고함을 질르자 떠들던 사람들도 입을 꾹 다물었다. 이수빈의 얼굴은 붉게 부어올라 있었고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와 그녀의 얼굴을 물들였다. 그녀는 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