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서 온 점쟁이 왕비

저승에서 온 점쟁이 왕비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4-11-19
Oleh:  써니  Baru saja diperbarui
Bahas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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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접월은 이미 죽은 연 왕세자와 혼사를 치르라 협박을 당하게 되고 혼삿날 그녀를 맞이하러 온 사람이 하룻밤을 보낸 남자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 그녀는 그가 알아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혼사를 치렀는데, 알고보니 그가 자신의 일찍 죽을 팔자를 고쳐줄 하늘이 점지해 준 사람인 것이었다. 그를 안으면 하루를 더 살 수 있고, 입을 맞추면 3일을 더 살 수 있으며 그와 하룻밤을 자면 며칠 더 살 수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그녀는 살기 위해 과거 사용했던 계획을 다시 사용하게 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그녀는 창문을 넘어 그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의 가림막을 젖혔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곧이어 고개를 돌리자, 그가 그녀의 뒤에서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공주마마,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사접월은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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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접월 공주는 비록 귀한 공주 신분인데 결국 전사한 연 왕세자와 혼사를 치러야 하다니 참으로 불쌍합니다!""공주는 무슨 공주요? 그저 도관에서 자란 계집애일 뿐이오. 게다가 가까운 사람을 죽인다는 천살고성이오.""선제도 접월 공주 사주 때문에 죽었다는 소문이 있소.""천살고성과 죽은 사람이라. 참 잘 어울리오!"사접월은 무표정으로 궁 앞 가마에 앉아 다른 궁인들의 잡담을 들으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선제와 소명제는 친형제인데, 그해 선제가 갑자기 세상을 떠서 슬하에는 딸인 그녀뿐이었다. 조정 관리들은 소명제를 추대하여 황위를 이어받게 했고 소명제는 황위에 오르며 두살밖에 안 된 그녀를 잘 보살피겠다 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큰 병을 앓았고 소명제는 몸조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녀를 도관으로 보냈기에 그들은 큰 병으로 인해 두 살배기 어린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지금, 그 몸에는 21세기에서 온 사람의 영혼이 담겨있다.그녀가 도관에서 15년 동안 지내는 동안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달, 사접월은 생모 운태비가 보낸 편지를 받았는데, 운태비가 위중한 상황이라 마지막 모습을 보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온 후 운태비가 아픈 적 없다는 사실을 들었고, 그저 그녀를 속여 셋째 공주를 대신하여 전사한 연 왕세자에게 시집을 보내려는 속셈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궁 앞에서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도 그녀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위해 운태비가 보낸 사람들이 틀림없었다.그녀의 신분이 천박하고, 태어날 때부터 재수가 없으니 죽은 사람에게 시집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하려는 것 같았다. 그녀는 답답한 마음이 들어 손을 뻗어 면사포를 열고 바람을 쐬고 싶었다.하지만 그녀의 손이 움직이자마자, 운태비가 그녀의 곁에 보낸 금 마마가 정색하며 말했다."마마, 행동을 조심하십시오.""궁으로 돌아왔으니, 이젠 도관의 계집이 아니라 공주입니다.""일거수일투족이 황실의 체면을 대표하고 있으니, 어떠한 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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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접월 공주는 비록 귀한 공주 신분인데 결국 전사한 연 왕세자와 혼사를 치러야 하다니 참으로 불쌍합니다!""공주는 무슨 공주요? 그저 도관에서 자란 계집애일 뿐이오. 게다가 가까운 사람을 죽인다는 천살고성이오.""선제도 접월 공주 사주 때문에 죽었다는 소문이 있소.""천살고성과 죽은 사람이라. 참 잘 어울리오!"사접월은 무표정으로 궁 앞 가마에 앉아 다른 궁인들의 잡담을 들으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선제와 소명제는 친형제인데, 그해 선제가 갑자기 세상을 떠서 슬하에는 딸인 그녀뿐이었다. 조정 관리들은 소명제를 추대하여 황위를 이어받게 했고 소명제는 황위에 오르며 두살밖에 안 된 그녀를 잘 보살피겠다 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큰 병을 앓았고 소명제는 몸조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녀를 도관으로 보냈기에 그들은 큰 병으로 인해 두 살배기 어린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지금, 그 몸에는 21세기에서 온 사람의 영혼이 담겨있다.그녀가 도관에서 15년 동안 지내는 동안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달, 사접월은 생모 운태비가 보낸 편지를 받았는데, 운태비가 위중한 상황이라 마지막 모습을 보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온 후 운태비가 아픈 적 없다는 사실을 들었고, 그저 그녀를 속여 셋째 공주를 대신하여 전사한 연 왕세자에게 시집을 보내려는 속셈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궁 앞에서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도 그녀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위해 운태비가 보낸 사람들이 틀림없었다.그녀의 신분이 천박하고, 태어날 때부터 재수가 없으니 죽은 사람에게 시집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하려는 것 같았다. 그녀는 답답한 마음이 들어 손을 뻗어 면사포를 열고 바람을 쐬고 싶었다.하지만 그녀의 손이 움직이자마자, 운태비가 그녀의 곁에 보낸 금 마마가 정색하며 말했다."마마, 행동을 조심하십시오.""궁으로 돌아왔으니, 이젠 도관의 계집이 아니라 공주입니다.""일거수일투족이 황실의 체면을 대표하고 있으니, 어떠한 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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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연소연은 안색을 바꾸고 조금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접월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공자를 도와 세자를 모셔 오겠습니다."그녀는 도가의 천재로 태어날 때부터 영안(靈眼)을 갖고 있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하지만 천재로 태어난 그녀에게는 함께 할 자가 없는 외로움과 과부의 명, 그리고 일찍 죽는 사주까지 따랐다.사접월은 지난해부터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며 손목에 붉은 선이 생기기 시작했다.스승님의 말씀에 따르면 손목에 있는 붉은 선이 팔꿈치까지 자랐을 때가 그녀가 목숨을 잃을 때라고 했다. 그녀는 손목을 들어 올려 힐끗 보았는데, 붉은 선은 이미 손목 중간까지 뻗어 있었다.그녀가 경성에 온 것은 운태비의 편지와 연관이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스승님께서 점을 통해 접월이 일찍 죽을 사주를 깰 수 있는 계기가 경성이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금 마마는 사접월과 연소연이 함께 우산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노발대발했다."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내와 함께 우산을 쓰다니! 어찌 그렇게 지조가 없단 말입니까?"그 말에 연소연은 오히려 호통을 쳤다."건방지구나! 어디서 감히?"그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마치 지옥의 염라대왕이라도 온 듯 상대를 단숨에 겁에 질리게 했다.금 마마는 비록 두려웠지만 여전히 말을 멈추지 않았다."소인은 운태비 마마를 대신하여..."금 마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 연소연이 발을 들어 그녀를 걷어찼고 그녀는 세게 궁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녀는 마치 낙엽처럼 벽에 부딪힌 후 굴러 떨어졌고, 이내 몸에서 피가 흘러나와 궁벽을 붉게 물들였다. 이미 숨을 거둔 듯 했다.궁인들은 충격에 휩싸였다.사접월은 놀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잔혹하구나! 하지만 왠지 속이 후련하다!’그녀는 점을 쳐서 금 마마가 오늘 죽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죽게 될 줄은 몰랐다.연소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무례를 범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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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사접월은 연소연이 단번에 금 마마를 걷어차 죽여버린 모습과,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후 칼을 들고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니며 그녀를 찾던 모습을 떠올리며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그때 그와 하룻밤을 보낸 여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금 마마보다 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 분명했기에 그녀는 후회하며 가슴을 세게 두드렸다. 진작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의 미모를 탐하지 않고 그와 하룻밤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녀는 후회하며 가슴을 두드렸다.‘지금이라도 도망갈 수 있을까?’그녀가 가마 가림막을 걷어 올리자, 마차 옆에 있던 연왕부 시위가 일제히 그녀를 쳐다봤다.그녀는 다급히 가림막을 내렸다. 이 상황에 날개가 돋치지 않는 한 도망갈 엄두도 낼 수 없었기에 한숨을 쉬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혼사를 치르기 위한 가마는 붉은색이었고 혼수도 붉은색 비단으로 감겨 있었다. 하지만 신부를 데리고 가는 대오는 기쁜 분위기는커녕 장례를 치르는 것처럼 썰렁해 보였다.그 모습은 연왕부에 도착한 후 더욱 뚜렷해졌다.연왕부 대문 앞 돌사자를 감고 있던 하얀 천을 떼어내기도 전 그 위에 붉은 비단을 묶어 놓았다.가마가 바닥에 닿자, 주위에서 폭죽 소리와 귀청이 떨어질 듯한 징과 북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연왕부의 무거운 분위기는 감출 수 없었다.연왕부 앞에는 신부를 데리고 온 대오와 예부에서 혼사를 처리하러 온 관리를 제외하고 구경하는 사람조차도 없어 썰렁하기 그지없었다.연소연은 내키지 않는 듯 가마 문을 걷어차고 가림막을 들어 올려 싸늘하게 말했다."마마, 내리시지요."사접월은 응한 뒤 그가 건네준 붉은 비단을 끌고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그녀가 연왕부에 들어서자, 폭죽과 북소리가 뚝 멈추었고 주위는 적막한 분위기만 감돌 뿐이었다. 예부에서 보낸 사람이 열심히 덕담을 외쳤지만, 앞마당에 놓은 여섯 구의 관이 안겨준 슬픔과 절망을 없앨 수 없었다.사접월은 도가에서 자란 터라 면사포를 쓰고 있어도 관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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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사접월이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오늘은 내가 혼례를 올리는 날이오. 근데 어찌 그렇게 나를 꾸짖으며 울상을 하는 것이오?”“폐하께서 하사한 혼사에 불만을 품고 어명을 거역하려는 것이오?"예부시랑은 넋을 잃고 있다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연소연은 의외라 생각하며 그녀를 힐끗 보았다.사접월은 예부시랑을 보며 물었다."아이고. 지금 나를 노려본 것이오? 분명 어명을 거역하려는 것이 분명하오! 지금 당장 황숙을 찾아가 자네의 죄를 다스리라 할 것이오!"예부시랑은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갈았지만, 혼례를 그르칠 엄두는 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듯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마마, 소신을 오해하셨습니다. 소신은 아주 기쁘옵니다!"사접월은 보기 흉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왜 방금처럼 환히 웃지 않는 것이오? 보아하니 진심이 아닌 것 같소. 자네, 설마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사실 남몰래 나를 욕하고 있는 것 아니오?"예부시랑은 할 말을 잃었다.비록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다들 보고 있는 자리에서 얘기를 꺼내니 괜히 화가 났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조금이나마 환히 웃으려 애를 쓸 수밖에 없었다."그럴 리 없습니다! 소신은 아주 기쁘옵니다!"사접월이 미소를 지었다."피를 조금 흘렸을 뿐이지 죽지 않았고 가족도 멀쩡히 살아 있으니 기쁜 마음으로 웃으시오. 피를 흘리며 웃고 있으니 더 어울리는 것 같소. 자, 어서 더 환히 웃어보시오!"예부시랑은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그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또 어쩔 수 없이 억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마당에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태부인이 가볍게 기침 소리를 내자 마당은 다시 조용해지긴 했지만 방금 그 무거운 분위기는 많이 줄어들었다.사접월이 다시 예부시랑을 보며 말했다."환하니 보기 좋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웃으시오!"그녀는 말을 마치고 태부인 앞으로 걸어가 지팡이를 건네주었다."감사하옵니다!"태부인은 자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시집월은 가벼운 미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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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태부인은 그녀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자기 뜻을 오해했다고 생각해 설명을 보탰다. 태부인이 보기에 그녀는 그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스무살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아가씨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절대 자네를 싫어한다는 뜻이 아니네. 궁에서 온 터라 연왕부 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하겠다. 연왕이 전쟁에서 패하여 폐하께서 화를 내셨으니 연왕부도 화를 면하기 어렵다. 자네는 이 일과 무관하다. 연왕부에 남아 있으면 화를 입을 수도 있으니 어서 떠나거라."사접월은 자상한 태부인과 시선을 마주치고 눈시울을 조금 붉혔다.그리고 그녀는 궁으로 돌아와 많은 것을 깨달았다.황제인 숙부는 그녀를 죽은 사람과 혼사를 올리게 어명을 내렸지만 생모 운태비는 그 일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아부에 능한 궁인들마저도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공주에 대한 존중을 보이지 않았다.연왕부에도 많은 일을 겪어 그녀가 시집오면 연왕부의 화풀이를 당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제일 많은 따스함을 느꼈다.그녀는 태부인의 방처서를 받지 않고 일어나 공손히 절을 올렸다.태부인이 그녀를 부축하려고 하자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그러자 태부인은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태부인은 절을 받은 후 자리에서 일어난 사접월에게 방처서를 건네주었다. 사접월은 두 손으로 방처서를 건네받고 다시 예를 올리고는 방처서를 품에 넣고 진지하게 말했다."도관에서 풍수에 관해 배운 적이 있습니다. 비록 정확한 건 아니지만 한 번 들어보시지요."태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말해보거라."사접월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오늘 앞마당을 지날 때 아주 강한 혈살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횡사한 사람이라 혈살(血煞)의 기운이 강할 수 있다고 해도 이렇게 심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억울한 사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연왕과 연왕부 공자들의 죽음이 보기와 달리 숨겨진 사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태부인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또 무엇을 본 것이냐?"사접월은 혼례를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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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연소연의 눈빛에는 비웃음이 조금 묻어 있었다."공주마마가 아니어도 연왕부는 화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그는 하던 말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된 이상 죽을 목숨을 하나 더 늘일 필요가 있겠습니까? 공주, 저의 충고를 따르십시오. 떠나시거든 다시는 경성으로 돌아오지 마십시오."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퀴를 재빨리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어서 가십시오. 어서 가지 않으면 정말 못 갈 수도 있습니다."사접월은 착잡한 마음으로 바퀴를 들어 밧줄에 걸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보고 그 밧줄을 타고 맞은편으로 미끄러져 갔다.그녀가 바닥에 서자마자 연소연은 바로 밧줄을 거두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연소연을 바라보았다. 그는 비록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지만, 여전히 밝은 달처럼 의연해 보였다.연소연은 그녀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몸을 돌려 마당으로 뛰어갔다.사접월도 나무에서 뛰어내려 성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녀는 빠르게 걸음을 재촉하다 50보 정도 걸은 후부터 점점 발걸음을 늦추었다.관청 병사가 떠드는 소리가 들렸는데 어렴풋이 태부인이 호통을 치는 소리도 들렸기 때문이었다.그녀는 태부인이 건네준 방처서를 꺼내 들었고, 그제서야 방처서 아래에 어음도 들어있는 것을 보았다. 비록 액수는 크지 않았지만, 그녀가 도관으로 돌아갈 때 필요한 돈을 지불하기엔 충분했다.그녀는 연소연과의 그날 밤을 떠올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그에게 하룻밤을 빚졌는데 그가 죽는 것을 어찌 두고 볼 수 있겠는가?사접월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주먹을 움켜쥔 채 연왕부 문 앞으로 걸어갔다.연왕부 안에 들어가자마자 연소연은 연왕의 관 앞을 가로막고 소리쳤다. "폐하께서는 연왕부 사람들을 나가지 말라 했을 뿐인데, 지금 대체 뭐 하는 것입니까?"연왕의 관은 이미 차여 뒤집혀서 시체가 드러나 있었다.시체에는 상처가 수두룩했고 얼굴에 묻은 피와 때도 채 닦지 않은 채 다리까지, 부족한 모습이었다.연왕비와 태부인은 관 양옆에 서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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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사접월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한 금위군에게 물었다."방금 소 태감이 나를 개자식이라 욕한 것을 들었느냐?"그 금위군은 땅에 엎드려 공손히 답했다."들었습니다."사접월은 다른 금위군에게도 물었고 다들 들었다고 답했다.사접월은 눈웃음을 지으며 소 태감을 바라보았다."나한테 개자식이라 했으니, 어마마마께 개라 한 것과 같지 않느냐? 어마마마를 개라 칭하는 것은 아바마마는 물론이고 아바마마의 친형제도 개라는 것 아니더냐?"그 말을 들은 소 태감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 사접월은 허리 패로 그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소 태감. 어찌 감히 폐하를 욕하는 것이냐!"그러자 소 태감이 다급히 답했다."아니옵니다..."사접월은 허리 패를 들어 그의 뺨을 호되게 내리쳤다."이젠 내빼기까지 하는 것이냐? 방금 모두가 들었으니, 발뺌할 생각 하지 말거라!"그는 방금 뒤통수를 때린 사람이 사접월이라는 것을 몰랐기에 그만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아양 떠는 표정으로 웃으며 답했다."공주마마, 오해이십니다!"사접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폐하를 욕하고 이제 와서 오해라니. 참으로 대단하구나. 걱정 말거라. 내일 아침 일찍 궁으로 들어가 폐하를 찾아 누군가 개자식이라 욕한 일을 말씀드려 봐야겠구나."소 태감은 이마에 핏줄을 세우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소인은 폐하의 어명을 받고 온 사람입니다. 막지 마십시오!"사접월이 어이없다는 듯 팔짱을 끼고 물었다."내가 네 일을 방해했다는 것이냐? 어디 말해보거라. 폐하께서 연왕부 사람의 출입을 막으라 했건만, 어찌 빈소에서 소란을 피운 것이냐? 건방지게 함부로 나서다니. 당장 네 머리라도 깨부숴야 분이 풀릴 것 같구나!"그녀는 말을 마치고 허리 패를 들어 소 태감의 머리를 내려 찍으려 하는 시늉을 보였다.소 태감은 그녀를 한바탕 때려놓고 싶었지만, 공주의 신분과 손에 들고 있는 허리 패로 인해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금위군을 데리고 연왕부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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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녀는 잠깐 멈칫하다 말을 이었다."저는 아바마마가 결백하다 믿습니다. 설령 왕부를 떠난다고 하더라도 연왕부의 억울함을 밝혀내고 갈 것입니다.""저는 선제의 하나뿐인 딸이고 공주입니다. 제가 만약 수배를 받는다면 저희 아바마마께 수치를 안겨줄 뿐입니다."연왕부로 돌아온 이상 그녀는 이제 연왕세자의 부인이므로 태부인을 할머니라고 불러야 한다.태부인은 자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정말 선제를 많이 닮았구나. 너그럽고 인자하며 마음속에 대의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자가... 아이고! 세자가 복이 없구나."연왕비는 사접월의 손을 가볍게 잡아당기고 말했다."오늘 연왕부를 구해줘서 고맙구나."그녀는 사접월을 보며 죽은 연왕세자가 떠올라 눈물을 뚝뚝 흘렸다.사접월은 평소 도관에서 뻔뻔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는 스승들과 지내왔다.물처럼 부드러운 연왕비같은 사람을 만나 적 드물다 보니 어찌할 바를 몰라 옆에 있는 태부인한테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태부인이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말했다."연왕부를 포위하고 소 태감이 연왕부에서 소란을 피운 것도 분명 다른 사람의 사주를 받았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서둘러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사접월이 고개를 끄덕이고 답했다."할머님 말씀이 맞습니다. 현재 연왕부가 포위되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소 태감이 연왕부와 적이 내통한 혐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람을 잡지 않은 것으로 보아 연왕부가 내통한 증거는 없을 것입니다."연소연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평소와 같았다면 폐하께서 대리사를 파견하여 조사했을 것입니다. 대리사경 위응환은 정직한 사람이라, 그가 사건을 조사하면 신임할 만 합니다."사접월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연왕부는 그동안 변방을 지키며 수많은 공을 세웠습니다. 연왕께서 전사하시고 대초 전체가 연왕부를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폐하께서 백성들을 납득시키려면 분명 모두가 인정할 사람을 파견하여 연왕부를 조사할 것입니다. 확실한 증거를 얻어야만 연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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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사접월이 일깨워 주지 않았다면 아무도 어항에 편지를 숨길 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태부인은 울적한 눈빛으로 사접월을 바라보았다. 대리사에서 이런 편지를 찾아내면 연왕부 사람들은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태부인이 연소연에게 명령했다."당장 이 편지를 없애버리거라!"그러자 연소연은 바로 화로를 가져와 편지를 싹 다 태우 버렸다.편지를 태우자마자 호위가 와서 보고했다. "태부인, 도련님. 대리사 대인께서 오셨습니다."그들은 놀라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대리사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 화를 입었을 것이었다.연소연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제가 대리사 사람을 만나고 오겠습니다."태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연소연이 마당을 나서자마자 위응환이 사람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오며 태부인에게 예를 올렸다. "늦은 밤 이리 폐를 끼쳤습니다. 소신은 폐하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소신은 연왕의 충성과 의리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연왕께서 전사하신 것은 대초의 한입니다."연소연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연왕부는 떳떳하니 어떻게 조사하셔도 두려운 것 하나 없습니다."태부인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위 대인이 어떻게 조사하든 연왕부는 다들 협조할 것이오."위응환은 다시 태부인께 예를 올리고 뒤에 있는 병사를 시켜 연왕부를 수색하게 했다.그는 대리사 부하들에게 임무를 안배한 후 다리를 꼬고 땅콩을 먹고 있는 사접월을 보았다.그는 신중한 눈빛으로 사접월을 훑어보았다. 사접월은 그의 시선을 느끼고 땅콩 한 움큼을 건네주었다."함께 드시렵니까?"사접월은 위응환이 오자마자 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연소연한테서 위응환의 이름을 들었을 때, 대리사경은 틀림없이 나이가 많은 늙은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대리사경은 20대의 젊은이였다.그는 조금 여성스럽고 맑고 큰 눈을 가졌고, 눈썹이 짙고 길었으며 널찍한 이마에 코도 둥글둥글했다.이런 관상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성격이 강직하고 의리가 있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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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연소연은 위응환이 사람을 데리고 왕부를 수색할 때 밖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부하들은 아무 데도 가지 않고 곧장 연왕의 사랑방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보고 그의 눈빛은 다시 싸늘해졌다.역시 그 편지들은 누군가 일찍이 준비해 놓은 것이 분명했다.그는 대리사에서 물건을 뒤지는 것을 막지 않았지만, 그들이 수작을 쓸까 봐 걱정됐기에 호위를 보내 그들이 손을 쓰지 못하게 따라다니라고 당부했다.대리사는 연왕의 사랑방을 부술 기세로 뒤지고 있었고, 숨겨졌던 서랍들도 모두 철거되었다.그리고 그 어항은 대리사 신하에 의해 뒤집어져 있었다.연소연은 어항을 뒤집은 사람이 안에 있는 모래를 천천히 거둬내고 확인하는 것을 보았고, 지그시 쳐다보며 그의 생김새를 기억해 두었었다.연소연은 식은땀이 맺힌 그 신하를 보며 물었다."맷돌이라도 갖고 와서 모래를 갈며 찾아보겠소?"대리사 신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연소연을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눈매는 매우 차가웠고 눈빛은 비수처럼 날카로웠다.그는 당황해 가볍게 기침하고는 답했다."괜찮습니다."그렇게 두 시진 동안 연왕부를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위응환은 신하의 보고를 듣고 생각에 잠긴 듯 태부인에게 예를 올렸다."오늘 밤 폐를 끼쳤습니다."태부인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위응환은 빈소에 가서 연왕에게 향을 피우고 나서야 연왕부를 떠났다.그가 문 앞으로 걸어갈 때, 사접월이 하품하며 말했다."위 대인.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귀신에게 물으십시오. 도가는 언제나 대인을 환영합니다!"위응환은 그녀를 힐긋 본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연왕부를 나섰다.사접월이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연소연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연왕부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지 못했으니, 당분간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방으로 돌아가서 쉬시지요!"사접월은 어젯밤 밤새 탁자 옆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인 것이 전부였기에 몹시 피곤해 보였다. "예. 위 대인이 다시 연왕부로 오면 사람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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