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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0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띵!”

지금 이 순간, 육재훈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머릿속이 온통 혼란스러워졌다.

하현의 한 마디로 용문 부회장 후보이자 대성 그룹 회장인 조씨 집안 도련님이 바로 무릎을 꿇다니?

무릎을 꿇었으면 그만이지!

관건은 그가 직접 개처럼 짖어대다니!?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아무도 반응을 하지 못했다.

“똑바로 무릎 꿇어.”

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멍!”

조남헌은 고개를 끄덕이며 굽실거리더니 몸을 곧게 펴고 얼굴을 들이댔다.

“퍽!”

하현은 따귀를 세게 한대 갈겼다. 조남헌을 때리자 머리가 멍해졌다.

“일을 처리하라고 했더니 일은 안하고 육재훈의 자리를 찾아주러 왔어?”

조남헌은 감히 변명할 수 없었다.

“퍽!”

하현은 손등으로 또 뺨을 한 대 때렸다.

“내가 너보고 사람들이나 괴롭히라고 밟아 죽이지 않고 살려 둔 거 같아?”

조남헌은 여전히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더더구나 꼼짝도 하지 못했다.

“퍽!”

하현은 또 뺨을 때렸다.

“너같이 기회를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한테 기회를 줄 수 있겠어?”

조남헌은 부들부들 떨며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하현은 손을 뻗어 조남헌의 얼굴을 두드렸다.

“내 개가 됐으니 내가 너한테 누구를 물라고 하든 너는 물어야 해.”

“내가 물지 말라고 한 사람을 함부로 물면 내가 너를 죽여 버릴 거야. 알겠어?”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조남헌은 공손한 손자처럼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그는 다시 혀를 내밀고 비위를 맞추는 표정을 지었다.

“멍멍멍!”

장내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다들 몸이 굳어졌다. 눈앞의 이 장면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땅바닥에 누워 있던 육재훈은 자신의 뺨을 한대 때리고 싶었다. 자신의 정신이 혼미하다고 느껴졌다.

하현은 조남헌을 발로 걷어찼고 그 후에야 육재훈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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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은아의 말을 들은 진서기는 황급히 임민아에게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임만아, 너도 너무해. 어떻게 그런 말을 자꾸 함부로 할 수 있어?!”“여기 왔으니 됐어! 우리 다 친구잖아!”“자,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해. 우리 고성양이 언제 오시려나?”“어차피 우리가 오늘 여기 온 목적은 설은아가 고성양한테서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거야.”하현은 살짝 어리둥절해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자신이 이미 설 씨 집안을 도와 오백억의 빚을 받아주었는데 설은아가 또 누군가에게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다니?!나박하도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리며 말했다.“설은아, 무슨 일이야?”“당신은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잖아?! 이번에 금정에 온 것도 더욱 그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시장을 넓혀 보려고 온 거고!”“그런데 돈이 잘 안 도는 거야?”“음. 문제가 좀 생겼어.”설은아는 입꼬리를 살짝 가라앉히며 멋쩍은 듯 눈을 내리깔았다.그녀는 하현에게 이런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하현에게 알려지더라도 할 수 없었다.나박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설은아, 얼마나 부족한데 그래? 말해 봐!”“내 체면도 좀 세워 주면 안 되겠어?”임민아는 나박하를 보며 냉소를 흘렸다.“쓰레기 처리 회사가 이미 멈췄는데 어떻게 은아를 도와줄 수 있다는 거야?”나박하는 조금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내 회사가 동결되긴 했지만 물려받은 것을 포함해서 아직 내 이름으로 된 집이 몇 채나 있어. 만약 필요하다면 그걸 팔면 돼!”하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박하를 쳐다보았다.파산 직전에 자기 앞길도 막막할 텐데 이렇게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 의리는 꽤 있는 놈인가?조상의 집마저 팔려고 하다니?!설은아는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나박하, 그 집은 당신 어머니가 당신한테 넘겨준 마지막 자산이잖아!”“그걸 판다고 해도 난 절대 그 돈 못 받아!”“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130장

    나박하의 말에 설은아는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나박하, 그런 농담 그만해. 누가 보면 오해하겠어!”“오해? 누가 오해할 수 있겠어?”나박하는 껄껄 웃었다.“금정에서 우리 설 사장의 미모와 인품이 빼어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내가 당신을 쫓아다니고 싶어 했던 일도 어제오늘 일이 아닌 걸 뭐!”“됐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옆에 있던 진서기가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내뱉었다.“은아는 이미 임자가 있어!”“이분이시지. 바로 소문난 그 데릴사위 하현. 설은아의 남편이야!”“곧 혼인신고한다고 들었어!”“그러니 당신들한텐 기회가 없다니까!”생각지도 못했던 진서기의 발언에 현장에 있던 남자들은 갑자기 된서리를 당한 듯 어안이 벙벙해졌다.나박하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고 눈동자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가득했다.이 볼품없는 남자가 설은아가 결혼했던 전설의 그 데릴사위라니!다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 같았다.“그런데 최 여사님이 아주 싫어한다던데 재결합이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진서기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오묘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말인즉슨 설은아 정도의 조건이라면 이 데릴사위를 당장 발로 걷어차야 한다는 거야.”“지나가는 아무 남자나 잡아도 이 데릴사위보다는 낫지 않겠어?”“진서기!”설은아는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나무라듯 진서기를 노려보았다.모두가 좋은 친구 사이이고 진서기가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에 한 말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무례했다.그러나 하현은 진서기의 말에 조금도 개의치 않으며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 하현입니다.”화려한 옷차림을 한 십여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 입을 삐죽거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심지어 몇 명의 여자들은 하현의 더러운 시선에 자신의 긴 다리가 눈에 들까 얼른 다리를 모았다.그러나 나박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오히려 자신의 명함을 꺼내 하현에게 공손히 건네

  • 재벌 사위면 될까?   4129장

    소항 회관 2층 888호 룸.하현 일행이 럭셔리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십여 명이 쳐다보았다.그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여자들의 목에는 커다란 보석이 달려 있었고 남자들의 손목에는 금빛이 도는 커다란 시계가 걸쳐 있었다.한 마디로 이 사람들한테서는 부귀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풍겼고 낯선 사람에 대한 경시가 몸에 짙게 베어 있는 것 같았다.설은아 일행이 들어서자 그들은 모두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사람들은 설은아를 보자마자 눈동자에 희미한 빛을 반짝였다.머리를 매끈하게 뒤로 빗어 넘긴 젊고 유능한 남자들의 눈동자엔 설은아를 향한 음흉한 기운이 가득했다.설은아 같은 미녀는 이곳 금정에서도 매우 드문 게 분명했다.“설은아, 서기, 민아! 당신들 다 같이 왔네?”그때 머리가 약간 벗겨진 남자가 싱긋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그의 용모는 잘생기지도 훤칠하지도 않았지만 온몸은 명품으로 뒤덮여 있었다.얼굴에 기름기가 줄줄 흐르고 손가락에 커다란 금반지도 여러 개 끼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졸부임이 분명했다.“나박하, 옷차림이 어떻게 아직도 이래?! 이제 육지로 올라왔으면 물속에서 놀던 티는 벗어나야지!”“좀 신경 써주면 안 돼?”“우리 모임에 자꾸 이런 식으로 오면 우린 당신이 우리의 품위까지 떨어뜨린다고 생각할 거야!”임민아는 차가운 눈길로 비아냥거리며 얼굴 가득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이 틈을 타 설은아는 하현을 향해 말했다.“이 사람은 나박하야. 금정 토박이지. 원래는 그렇게 거물급은 아니었는데 쓰레기 분류 사업에 뛰어든 뒤로 수조원의 자산가가 되었어.”“모두들 그를 두고 쓰레기 왕이라고 칭하지.”“그런데 듣기로는 최근 금정 관청에서 자체적으로 이 사업을 처리하려고 해서 나박하의 사업이 자칫 도산할 수도 있다고 했어.”하현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임민아가 왜 그렇게 무시하는 투로 그를 대했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만약

  • 재벌 사위면 될까?   4128장

    하현은 두 여자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며 그녀들에게 힐끔 시선을 떨어뜨린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은아, 우린 들어가자. 사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진서기는 소항 회관으로 들어가려는 하현의 앞을 가로막으라는 듯 임민아에게 슬쩍 눈짓을 했다.하현은 무심코 발을 떼려다가 줄곧 자신을 무시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임민아가 갑자기 앞을 막자 흠칫 놀랐다.“나한테 무슨 볼 일 있어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현, 더 이상 설은아한테 찝쩍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신은 이미 설은아와 헤어졌어요. 그럼 깔끔하게 물러서요.”임민아는 차가운 말투로 내뱉었다.“사람은 눈치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설 씨 집안사람들은 당신을 전혀 반기지 않아요. 모르겠어요?”“이제 알았으면 썩 꺼져요! 어서!”“이곳은 우리 같은 상류층 사람들이 오는 곳이지 당신 같은 얼뜨기가 오는 곳이 아니에요!”하현은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와 설은아 사이의 일은 당신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지 않나요?”“설은아는 내 친구예요. 그러니 친구로서 당연히 이 정도는 할 수 있죠!”임민아는 턱을 치켜들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은아가 마음씨가 고와서 당신이 이러는 것도 가만히 놔두는 거예요!”“그렇지 않고서 당신같이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역량도 부족한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은아와 함께 있을 수 있겠어요?”“은아는 타고난 미모에 붙임성까지 있는 사람이에요. 봉황이 노는 곳에 어찌 꿩이 알짱거릴 수 있겠냐구요?”“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요?”여기까지 말한 임민아는 콧대를 잔뜩 치켜세우며 위엄을 과시하려 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하현은 한쪽 입가를 살짝 말아올리며 냉소를 흘렸다.이윽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임민아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임민아 씨, 맞죠?”“당신은 스스로가 너무 잘난 줄 아는 사람이군요.”“내가 어떤 사람이든, 자격이 있든 없든 그건 당

  • 재벌 사위면 될까?   4127장

    ”아니야.”하현은 설은아가 갑자기 간민효를 언급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엄도훈이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우리 쪽이 계약할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본 거야.”“그래서 회사 법무팀에 직접 물어보라고 연락한 거야.”하현의 설명을 들은 설은아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아, 갑자기 생각났어. 엄도훈이 당신한테 이러는 걸 보니 간민효가 당신한테 엄청 많은 도움을 줬었나 봐, 그렇지?”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조그만 일에 간민효를 들먹일 필요는 없어.”설은아는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만약 무성이나, 혹은 남원이나, 대구였다면 그녀도 그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그러나 금정은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곳이었다.다른 곳과 비교할 곳이 아니었다.금정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하현이 이런 말을 하니 설은아는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억지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하현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분명 금정에도 그의 포석을 두었음이 틀림없다.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인정하기 싫은 질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이런 생각에 사로잡히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슬기를 떠올렸고 왕주아를 떠올렸고, 동리아를 떠올렸다.그녀의 마음은 더욱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청거렸다.질투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그들의 차는 그렇게 달리고 달려 으리으리한 소항 회관에 다다랐다.화려한 불빛이 눈앞에 일렁거렸고 많은 차들이 오갔다.곳곳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퍼졌고 많은 미남미녀들이 드나들었다.차가 멈춘 후 하현은 설은아를 따라 걸어 나왔고 곧이어 마세라티가 멈추어 서는 것이 보였다.빼어난 몸매에 세련된 메이크업을 한 두 여자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두 여자는 설은아가 금정에서 안 지 얼마 안 된 비즈니스 파트너였다.한 사람은 진서기이고 다른 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126장

    ”그래, 맞아! 아들이 하는 말에 무슨 토를 달아?”최희정은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이 한 말을 완전히 뒤집을 모양이었는지 싸늘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자네, 그렇게 능력이 많아?”“그렇게 은아랑 재결합하고 싶어?”“그럼, 좋아!”“자네가 우리 은아를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으로 만들면!”“나도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게!”“둘이 같이 살고 싶으면 살아도 돼. 그건 내가 허락해 줄 수 있어.”하현은 최희정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나이에 비해 여전히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최희정이 표독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이렇게 계속하다간 양측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질 거란 걸 잘 알았다.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설은아의 모습을 보던 하현이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대구 정 씨 가문 수장이요? 문제없죠!”“설은아를 그 자리에 올려놓겠습니다!”“그래! 알았네! 자네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두고 보겠어!”최희정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며 하현이 식탁에 않는 걸 더는 막지 않았다.식사 자리는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어색하고 불편한 식사를 마친 뒤 이영산 부부가 떠나자 하현은 방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그때 발코니에 있는 설은아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설은아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오늘 저녁 소항 회관에서 모임이라고?”“그래, 꼭 시간 내서 갈게.”“그런데 내가 말씀드린 그 일은 가닥이 좀 잡혔어?”하현은 이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후 내내 휴식을 취한 설은아는 저녁 6시가 되자 단장을 하고 차를 몰고 어딘가로 떠나려고 했다.차에 시동이 걸리자마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하현이 불쑥 조수석 문을 열고 히죽히죽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여보, 어디 가게?”설은아는 원래 하현을 소항 회관에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지만 하현이 조수석에 올라타는 걸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오늘 저녁 중요한 비즈니스 모임이 있어. 친구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125장

    ”그래요?”하현은 최희정에게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우리 처남, 어서 밥이나 먹어!”이영산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아예 하현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겠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최희정은 하현이 자신의 양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음 같아서는 하현을 향해 뺨이라도 한 대 갈기고 싶었다.그러나 문제는 하현이 내놓은 수표와 계약서가 모두 사실이어서 그녀로서도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가짜 처남! 당신은 신분도 가짜라서 한 마디 못하고 있는 거지?”“남자가 되어서 남아일언중천금이란 말도 몰라? 본인이 한 말도 수습하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당신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나 같은 사람보다 훨씬 못한 거 아냐?”하현이 이영산의 체면을 사정없이 깎아내렸다.그는 자신의 아내를 무시했던 이영산을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지금 간이 너무 싱거워? 그렇다면 내가 좀 더 끓어줄까? 그러면 당신의 입맛에 맞게 될 텐데. 어때?”“자네, 그만해!”이때 최희정이 테이블을 세차게 내리치며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아주 기고만장하군!”“오백억 돌려받고 계약 한 건 따낸 것뿐이잖아?”“뭐가 그렇게 기고만장할 게 있어?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고?”“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자네더러 능력 있다고 추켜세울 줄 알았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어쨌든 장모님이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래서 난 돈을 받아왔구요.”“그러면 이제 저는 설은아와 재혼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호적등본은 어딨죠?”“제가 가져가도 되는 거죠?”하현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눈앞의 하현이 못마땅해 죽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절대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허락하지 않으면 하현의 비아냥에 더욱 설 곳이 없어져 도저히 끝까지 버틸 수가 없었다.“설은아, 장모님이 별로 이의가 없으신 것 같으니

  • 재벌 사위면 될까?   4124장

    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그릇을 꺼내 대문 앞에 세차게 던졌다.이어 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사죄해!”“저기 가서 무릎을 꿇으란 말이야!”딸과의 재결합을 허락받기 위해 온 남자라면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을 것이다.그런데 엄도훈한테서 오백억을 받아왔다고?허튼소리도 정도껏이지!이를 본 설유아는 급기야 울상이 되어 말했다.“형부, 그냥 지금 엄마한테 사과하세요. 대단한 일도 아니잖아요...”“수표도 계약서도 진짜입니다.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이라구요!”하현은 설은아가 건네주는 물컵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그런데 제가 무슨 죄를 인정해야 합니까?”“허허! 하현! 쓴맛을 봐야 피눈물을 흘리며 단념할 모양이군!”하현이 완강한 자세를 보이자 이영산은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저따위 가짜 계약서와 수표는 인터넷에 뒤져보면 얼마든지 위조할 수 있어! 당신 같은 사람이 이걸 모른다고?”“만약에 저것이 가짜로 판명된다면!”“당장 이 집에서 나가! 절대 돌아올 생각하지 마!”설은아를 포함해 설 씨 집안의 모든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이영산은 하현이 철저히 없어져 주길 간절히 바랐다.하현이 끼어들어서 그의 수많은 계획들이 틀어졌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으로 관련 사이트를 열어 계약서 번호를 입력해 조회하기 시작했다.최희정은 하현이 하루아침에 오백억이라는 거금을 받아왔다는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고 계속 짜증스러운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조회는 왜 해 보는 거야?”“거두절미하고 당장 무릎 꿇어! 무릎 꿇기 싫으면 당장 꺼지라고!”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경호원 몇 명을 부르려고 핸드폰을 들었다.“어?!”순간 이영산은 온몸에 전율이 올랐다.“이럴 리가 없는데? 이, 이게 어떻게 진짜일 수가 있어?”“믿을 수 없어!”당황한 이영산의 목소리에 최희정은 어리둥절해하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그러고 나서 이영산의 핸드폰을 잡아채듯 가져와 계약서와 대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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