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회의장에 오기 전에 이미 이창진과 무리들이 자신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끌어내릴 건지는 회의장에 와서 알게 되었다. 이창진의 머리는 매우 비상하다.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강책을 이길 수 없으니 말도 안 되는 미신과 사람들이 신뢰하는 장훈을 이용해 강책을 모욕한 것이다. 하하, 이용진은 신태열보다 한수 위다. 게다가 이용진은 옷차림도 매우 평범해서 무리들 사이에서 전혀 튀지 않았다. 사람들 또한 우두머리가 이렇게 평범할 거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이용진의 성격이다. 김호석은 말했다. “형님, 강책은 이길 수 없습니다. 소헌과 신태열은 강책과 오랜 세월 싸웠지만 매번 졌습니다. 소헌하고 신태열은 그동안 뭐 했는지 모르겠어요.”이용진은 웃으며 말했다. “배부른 소리 하지 마. 신태열도 장훈을 이용했다면 그렇게 당하지 않았어.”이용진도 공을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용진의 장점은 자기 자신을 매우 잘 안다는 것이다.이용진은 본인이 강책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신태열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태열은 장훈을 시키지 않고도 본인이 스스로 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게다가 장훈은 암암리에 강책과 공모하여 신태열을 상대했다. 하지만 이용진은 그렇지 않았다. 때문에 이용진은 신태열보다 수월하게 강책을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용진도 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김호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첨하며 말했다. “신태열이 장훈을 이용했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강책에게 누명을 씌울 생각은 절대 생각 못 했을 거예요. 형님, 정말 대단합니다.”이용진은 김호석의 아첨하는 말에 기분이 좋아 호탕하게 웃었다. 이것이 바로 이용진이 김호석을 옆에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첨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특히 이용진처럼 공을 세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욱 좋아한다. 가끔 겉으로는 듣기 싫어하는 척할
“강책 씨, 왜 웃습니까?!”강책은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저와 연산 시민들 사이에 뭔가 큰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오해?이창진은 말했다.“오해요?”강책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큰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그건 바로, 저는 천인공노할 사람이 아닌 세상을 구제할 사람입니다!”이 순간 강책에게 화를 내던 사람들은 어이가 없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강책, 거짓말을 할 거면 더 그럴싸하게 하시지?자기 자신을 세상을 구제할 사람이라고 말하다니? 혼자 자화자찬하는 거 아닌가?사람들은 아무도 강책의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강책은 사람들의 비난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제가 강남구에 있을 때 어느 날 밤 꿈에 부처님이 나왔어요. 부처님이 저는 하늘의 강룡 나한으로 환생했으니 중생을 살리고 재난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구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연산의 원한이 더욱 심각해져 재앙이 닥칠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 그래서 연산의 원한을 풀고, 용맥을 지키라고 특별히 연산으로 저를 보낸 거라고 했습니다!”사람들은 강책의 터무니없는 말에 모두 어리둥절했다. 혼자 판타지 영화를 찍는 거 아닌가? 강책은 계속해서 말했다. “사실 제가 연산에 와서 원한이 심해진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저는 용맥과 상극도 아닙니다. 즉, 용맥은 제가 연산에 오든 안 오든 재앙을 맞닥뜨릴 운명인 겁니다! 제가 연산에 온 이유는 용맥을 보호하고 기운을 회복시켜 연산의 시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들 제 말을 못 믿으시겠습니까? 제가 화상 그룹을 무너뜨린 것이 연산에 큰 타격을 줬다고 생각하세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 화상 그룹이 어떤 기업인지 잘 생각해 보세요. 화상 그룹은 연산의 피를 빨아먹는 뱀파이어입니다! 화상 그룹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연산과 용맥을 보호하는 것입니다!”강책과 장훈의 말은 완전히 상반됐다. 장훈은 강책을 천인
강책은 이창진의 도발에도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모두 제 말은 근거 없는 헛소리라고 생각하고 믿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부처님이 저에게 준 증거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 증거를 보시면 제 말을 믿으실 겁니다.”이창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증거? 어디 한번 봅시다!”이창진은 장훈의 말보다 믿을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때, 강책이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상자 안에는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가 들어있었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진주를 한눈에 알아봤다. “사리다!”강책은 말했다. “맞습니다. 사리입니다. 이건 제가 강룡 나한이 된 후에 받은 사리입니다. 부처님께서 꿈에서 저한테 주셨습니다. 이 사리는 사악한 기운과 원한을 없애고 전화위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게다가 용맥의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사리를 본 사람들은 갑자기 강책의 말에 신뢰가 갔다. 사리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득도한 고승이 좌화해야만 사리를 가질 수 있다. 수백 년 된 절의 수많은 승려들도 사리를 구경조차 할 수 없다. 사리는 절의 보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다. 비즈니스를 하는 강책은 불교의 교리를 배운 적도 없는데 어떻게 사리를 얻은 것일까?즉, 강책이 전생에 득도한 고승으로 좌화하여 사리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강책은 강룡 나한으로 환생했기 때문에 부처가 사리를 맡겼다는 것이다.그렇다면 강책을 연산에서 쫓아내는 것이 아닌 극진하게 대접해 줘야 한다! 그야말로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창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이게 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일까?이창진은 장훈에게 말했다. “하실 말씀 없으세요?”장훈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을 더듬거렸다. “아… 저기… 그게…”장훈도 강책의 말에 어리둥절하여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장훈은 정말 말문이 막힌 건지 척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때, 무리들 사이에서 김호석이 화를 내며 말했다. “참나, 이렇게 상황을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뭐?사람들의 시선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강책 편을 드는 걸까?게다가 자기가 진짜라고 하면 진짜인가?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이창진도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갔다가 당사자를 보는 순간 목까지 차올랐던 말을 삼켰다. 이 사람에게는 절대 대들어서는 안 된다. 바로 자운절의 주지 스님이었다!!!연산에서 주지 스님의 지위는 장훈보다 높다. 게다가 주지 스님 역시 만인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운절에 가서 향을 피우고 복을 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주지 스님이 부처님이다! 이제 됐다. 장훈은 신의 화신, 주지 스님은 부처의 화신. 두 사람의 말이 정반대라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연산 시민들은 물론이고 이창진과 이용진 그리고 김호석도 모두 넋을 잃었다. 이들은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주지 스님이 강책을 도와주러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두가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이창진은 머쓱하게 웃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주지 스님, 저 사리를 자세히 보셨습니까? 강책이 가지고 있는 사리가 정말 진짜가 맞습니까?”주지 스님은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주지 스님의 말 한마디에 모두들 어리둥절했다. 그렇다면 강책이 정말 세상을 구제할 사람이라는 말인가?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더욱 깜짝 놀랄만한 광경이 펼쳐졌다!주지 스님은 천천히 강책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책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스승님, 드디어 돌아오셨습니까?”스승님? 돌아와?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30살도 안 된 강책이 주지 스님의 스승님이라니?주지 스님의 나이는 올해 60세가 넘지 않았나?!이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심지어 강책도 주지 스님이 왜 자신에게 ‘스승님’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없었다. 이용진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잠시 후, 이용진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 “제가 지어낸 이
다른 사람도 이창진과 같은 생각이었다.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주지 스님의 말조차도 믿을 수 없었다. 때문에 주지 스님은 합당한 이유를 말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없을 것이다. “스님, 저희가 납득할 수 있을 만한 합당한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이창진은 주지 스님에게 말했다. 주지 스님을 두 손을 모은 후 말했다. “좋습니다! 원래 이 일은 절대 비밀이지만 지금 여러분에게 말씀드리지 않으면 제 말을 믿지 않으시겠죠? 제가 왜 강책 씨를 스승님이라고 부르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잠시 후, 주지 스님은 사람들을 쓱 훑어보고 말했다. “바야흐로 30년 전, 저의 스승은 회공 스님이었습니다. 여러분, 회공 스님이 30년 전에 입적하시고 고목나무에 사리를 두었다는 것은 모두 알고 계시죠?”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주지 스님은 계속해서 말했다. “회공 스님께서 입적하신 날 밤, 저에게 비밀 하나를 알려주셨어요. 그 비밀은 바로, 회공 스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대라 금선의 환생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사리로 바른길로 인도하고 용맥을 복원하기 위해서 한 평생 열심히 수련을 하셨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저에게 30년 후에는 새로운 신분으로 연산에 갈 거라고 하셨습니다. 연산이 가장 어려울 시기에 반드시 연산으로 돌아올 거라고 하셨죠. 회공 스님께서 연산으로 돌아오실 때쯤 고목나무에 있던 사리는 스님의 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잠시 후, 주지 스님은 이창진을 쳐다보고 말했다. “강책 스승님이 꿈에서 사리를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30년 전에 이미 정해진 것입니다! 스승님께서 연산으로 돌아오신 이유는 회공 스님 생전에 다하지 못한 뜻인 연산과 용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스승님께서 강책 스승님으로 환생하셨습니다. 제가 강책 사부님이라고 부르는 게 무슨 문제 있습니까?”이창진은 주지 스님의 언변 솜씨에 깜짝 놀라 말문이 막혔다. 주지 스님의 스승님이 강책으로 환생했으니 강책을 스승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사리가 어떻
장훈의 꼴에 이창진은 그에게 더 이상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그럼… 이제 어떡하지?이창진은 두리번거리다가 사람들 속에 서있는 이용진에게 시선이 닿았다. 이 모든 건 애초부터 이용진이 계획한 것이기에 그가 반드시 나서서 수습해야 한다!마음이 급한 이창진과 달리 이용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저 주지 스님 참 대단하네. 저 사람 말이 전부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이 상황에서 저 사람의 거짓말을 까발릴 수가 없다니. 거 참, 답답하네.”이때, 곁에 서있던 김호석이 이용진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중얼거렸다.“형님, 저에게 강책 저놈을 무너트릴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그래? 말해봐.”김호석은 낮은 목소리로 이용진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구구절절 얘기했고 김호석의 말을 들은 이용진은 환하게 웃더니 김호석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대답했다.“너 이 자식 대단하네! 아주 좋은 방법이야. 네가 말한 대로 준비해.”김호석이 깍듯하게 인사를 올린 뒤, 밖으로 달려나갔다.한편, 주지 스님이 사람들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여러분 지금 강 선생님을 오해하고 계신 겁니다. 강 선생님은 용맥을 훼손시킨 범인이 아닐 뿐만 아니라 되레 용맥을 지킨 은인입니다!”주지 스님의 말에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이 지경까지 된 상황에서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던 이창진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조금만 더 하면 강책을 끌어내릴 수 있었는데 사리 한 알과 스님 한 명 때문에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다니.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이창진이 이 일에 더 이상 반전이 일어나지 못할 거라고 실망하고 있을 때, 예상 밖의 상황이 펼쳐졌다.김호석이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와 주지 스님을 보며 말했다.“주지 스님, 강책 저 사람이 스님의 스승이라고 하셨죠?”주지 스님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호석이 말을 이어갔다.“죄송합니다. 제가 주지 스님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이 사실이 너무 황당해서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이
사람들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며 거대한 정사각형 두루마리 그림을 쳐다보았고 그 두루마리 그림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卍”자가 써져 있었다!그 그림을 쳐다보던 사람들은 심지어 어지러움을 호소하기까지 했다.이건 무슨 뜻이지?주지 스님이 제일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선생님, 이 두루마리 그림으로 뭘 증명하라는 겁니까?”“주지 스님, 그리고 여러분, 보시다시피 이 두루마리 그림에는 ‘卍’자가 가득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그림은 세로 만 줄, 가로로 만 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에는 1억 개의 ‘卍’자가 있는 셈이죠!”김호석이 웃으면서 대답했다.1억 개?이건 말도 안 될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은 숫자였지만 확실히 이 두루마리 그림에는 그 정도의 “卍”자가 있었다.모든 “卍”자들은 엄청 작았으니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빽빽하게 모여 있는 파리 같기도 했다.환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보자마자 구토를 유발할 정도였다.이때, 김호석이 말을 이어갔다.“이 1억 개의 ‘卍’자 중에는 딱 하나의 배신자가 있습니다. 그 배신자는 ‘卍’자가 아니라 ‘卐’입니다!”말을 하던 김호석은 종이 한 장을 꺼내 “卍”자와 “卐”자를 적었다. 두 글자는 거의 똑같았지만 방향이 서로 반대였다.두 글자를 한데 놓고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구별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卐”자 하나를 1억 개의 “卍”자 속에 넣으면 그건 아무도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사람들은 김호석의 의도를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다.아니나 다를까 김호석은 사람들의 추측대로 입을 열었다.“’卍’자는 매우 특별한 글자로 불교에서만 쓰는 글자입니다. 만약 강책 저 사람이 정말 살아 돌아온 나한이면 절대 저 1억 개의 글자 속에 배신자가 숨어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 생각은, 강책 저 사람이 이 1억 개의 글자 중에서 단 하나의 배신자 ‘卐’자를 찾아내기만 하면 전 강책 저 사람과 주지 스님의 말을 인정하도록 하겠습니다.”아니… 이건… 사람을 일부러 괴롭히
십 분이라니,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였다.그 짧은 시간 안에 “배신자”를 찾기엔 고사하고 1억 개의 글자조차도 채 읽지 못할 것이다.어찌 됐든 강책은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 살아 돌아온 나한이라는 말은 조금 과장해서 하는 소리인데 십 분 안에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어려운 도전을 하라고 하는 건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해낼 수가 없는 일이다. 절대 해낼 수가 없을 것이다.아무도 강책이 해낼 거라고 믿지 않았으며 심지어 물고기자리도 연신 고개를 저으며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요구예요? 이건 일부러 사람 괴롭히는 거잖아요! 차라리 하늘로 날아오르라고 하지 그래요?”물고기자리의 말에 김호석이 웃었다.“제 요구가 무리한 가요? 다른 글자 하나를 찾으라고 했을 뿐인데. 불교를 믿는 사람이 다른 글자 하나쯤 찾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만약 이렇게 작은 어려움 하나도 극복하지 못하면 어떻게 자신을 살아 돌아온 대라 금선이라고 칭할 수 있겠어요? 용맥은 또 어떻게 복원시키고요?”김호석은 강책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들 생각이었다.이때, 주지 스님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는 상대방이 이 정도로 교활하고 사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했으면 이런 더러운 잔머리를 굴릴 거라고 예상도 못 했다.곁에 있던 이창진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보탰다.“제가 보기엔 이 형제분의 말이 일리가 있는 거 같아요! 강 회장님, 이 도전에 성공하시기만 하면 저희가 회장님 말을 인정하고 더 이상 퇴위도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어때요? 도전하겠어요?”이창진은 강책이 실패할 거라고 확신했다. 조금 전에 이창진도 다른 글자 찾기에 시도했지만 두루마리 그림을 5초 정도 쳐다보다가 하마터면 어지러워서 쓰러질 뻔했던 것이다.다른 글자 찾기는 고사하고 정신을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그들은 강책을 너무 만만하게 보았다.강책이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환하게 웃으며 대꾸했다.“도전성이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