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속을 쫓아내고 존엄성을 지켰지만 도신의 방송은 중단되어 영원히 조사 플랫폼에서 방송하지 못하게 됐다. 이제 막 뜨기 시작한 크리에이터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강책은 개의치 않고 정단정과 판다 회사 사장 왕사명을 만나러 갔다. 내빈 대기실 안왕사명이 물었다. “두 분이 무슨 일로 갑자기 찾오셨나요?” 강책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기모 엔터테인먼트가 판다 회사의 주식을 사겠습니다.”“저…”왕사명은 강책의 무례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남의 회사를 매수한다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그러나 한편으로는 놀랐다.최근 판다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방송 플랫폼 회사들이 모두 다 돈을 날린 상황이었다. 수익이 좋지 않지만 자본가들이 시장의 흐름을 보고 기꺼이 돈을 투자했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3대 생방송 회사는 조사, 사아, 판다이다. 조사와 사아 회사는 큰 투자자가 있어 자본이 많아 돈을 날려도 꿈쩍없었다. 하지만 판다는 참담했다. B 융자 이후 돈을 마련할 수 없었다. C 융자가 통과되지 않아 수중에 돈이 없어 회사가 곧 망할 지경이었다. 판다가 망하면 조사와 사아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과 다름없다. 사장 왕사명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었다. 이 일로 왕사명은 그동안 밥 생각도 없고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걱정했다. 강책의 말은 바로 왕사명의 희망이었다. 하지만 왕사명은 회사 주식을 팔기보다는 강책이 C 융자 투자를 해주기를 더 바랐다. 왕사명이 웃으며 말했다. “저희 방송을 시청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하지만 주식은 팔 수 없고…그 대신 투자를…”강책은 왕사명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투자는 하지 않고 회사 지분만 사겠습니다.”강책은 매우 단호했다. 왕사명이 넋이 나갔다. ‘어떡하지?’강책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걱정 마세요. 주식만 사고 인수 합병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저희가 지주이지만 판다 회사 운영과 발전에 절대 간섭하
시청자 수가 최고인 시대에서 시청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감히 나를 기분 나쁘게 해? 하하 죽을 각오해!서양속은 직원들이 방송 준비를 하는 것을 보며 밤에 진행할 생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신 한나만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서양속은 한 번에 10명을 찾았으니 시청자들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10명 중 두 명만이라도 성공하면 큰 이득이다. 서양속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았다. 곧 어두워지고 저녁 7시 30분이 되었다. 서양속은 10명의 셰프에게 방송을 시작해 요리 솜씨를 보여주라고 했다. 서양속은 큰 스크린 앞에 앉아 10개의 방송을 모두 열어 흐뭇하게 바라봤다. 시청자가 매우 많았다. 댓글도 빠르게 지나갔다. 하지만…“뭐지? 왜 도신 아니야? 사람이 바뀐 거야?”“헐, 저 사람 누구야? 요리할 줄 아는 거야? 도왕과 도신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진짜 재미없다. 도신 보다 손도 느리네, 좀 더 빨리 못해요?”‘재미없네요. 저보다 요리 못하는 것 같은데 특급 셰프라고 할 수 있나요?’10개의 방송에서 호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셰프 모두 요리만 하고 말을 거의 하지 않아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그러니 이렇게 지루한 요리 방송을 좋아할까?서양속은 자신의 예상과 달라 당황했다. 서양속은 도신 섭쟁이 요리 솜씨뿐만 아니라 입담과 시청자와의 소통 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섭쟁은 빠른 칼질 솜씨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급 셰프같이 거리가 멀어 보기 불편한 것과 달리 섭쟁은 평범한 출신으로 시청자들과 공감대가 맞았다.무엇보다 서양속은 생방송의 재미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요리는 정말 요리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의 생각은 틀렸다. 섭쟁은 정단정의 대본을 바탕으로 요리를 했지만 요리할 때 더욱 생동감 있게 하여 사람들이 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방송에 맞는 음악과 미녀 도우미도 한몫했다. 시청자들은 그의 방송을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산사태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서양속이 어떤 방법을 쓰든 시청자를 잡을 수 없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도신 방송으로 옮겨갔다. 더 무서운 것은 정단정이 남자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정단정 도신 방송을 8시에 진행했다. 더욱이 몸매가 좋은 여자 bj들이 8시 전에 방송하고 게임 bj들도 모두 그 시간대에 방송을 진행했다. 도신이라는 이름을 보고 방송을 들어온 사람들이 보기 지루해져서 다른 방송을 찾다가 미녀 bj와 게임 bj 방송을 보게 되었다. 도신의 이름으로 끌어들인 시청자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너무 잔인했다. 일주 일째 도신이라는 이름으로 판다는 급부상하며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정단정이 도신이 불러온 인기로 미녀 bj와 게임 bj까지 만들어냈다. 한순간에 급상승했다. 판다 플랫폼은 생방송 플랫폼을 장악하여 선두주자가 되었다. 다른 각종 플랫폼들도 판다의 트렌드에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중 조사가 제일 참담했다. 운영이 잘못되었다고 소문이 나면서 시청자가 한꺼번에 빠지면서 1위 방송에서 9위로 추락했다. 이대로 가다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지경이었다. 석양속이 거금을 들여 데려 온 10명의 특급 셰프 중 단 한 명도 유명해지지 않았다. 서양속은 이제 더 이상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서양속은 화가 치밀어 올라 백강 엔터테인먼트로 달려가 큰소리로 욕을 했다. “백신광, 이 자식 너 당장 나와!”잠시후, 백신광이 누군가를 데리고 나왔다. 백신광은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담배를 피우며 서양속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머, 이거 서 사장님 아니에요? 오늘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어요?”“친한 척하지 마, 백신광 네가 나를 함정에 빠트린 거 알지?”백신광이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제가 당신을 함정에 빠트렸다고요? 제가 어떻게요?”서양속이 백신광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했다. “원래 도신이 조사에서 인기도 많고 시청자도 안정적이고 우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로 사이도 괜찮았어
태어나서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봤다. “백신광, 내가 맞서 줄게!”“뭐 하는 거예요?”서양속이 달려들자 백신광은 뒤로 물러섰다. 옆에 있던 경호원이 서양속을 가로막으며 단숨에 제압했다. “백신광, 이리 와!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백신광은 손에 있던 삼배를 버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저 사람 정신 나갔으니 어서 끌고 나가세요.”“네!”경호원이 서양속의 다리를 끌고 나가자 서양속은 계속 욕을 퍼부었다. 결국 그는 길가의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백신광은 귀를 후비며 말했다. “어휴, 정말 질 떨어지기 짝이 없네.”그는 자리를 떠났다. 걸어가며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최근 사건을 생각했다. “좋아 강책, 도신을 앞세우고 판다 플랫폼까지 소유해서 생방송 플랫폼에서 선두주자 됐다니.”“강책, 너 정말 대단하다.”“내가 너를 우습게 봤어. 기다려, 내가 너를 무너뜨려주겠어!” ......그 시각, 기모 엔터테인먼트 회장실강책은 소파에 앉아 차를 식혀 한 모금 마셨다. 정단정은 책상에 기대어 서서 데이터 표를 손에 들고 보면서 즐거워했다. “판다 플랫폼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이미 다른 플랫폼을 뛰어넘어서 2위의 3배, 3위의 20배예요!”“하하, 강책씨는 정말 대단해요.”“조사 엔터테인먼트랑 그 일이 있고 여기저기 찬밥 신세 당할 줄 알았는데 정말 조사를 뛰어넘어서 무너뜨릴 줄 생각도 못 했어요.”강책이 차를 마시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건 다 둘째 치고 무엇보다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존엄성을 지켰어요. 존엄은 돈으로 매길 수 없어요!”“이번 일을 통해 다시는 어떤 회사도 저희에게 맞서지 못할 거고 더욱이 횡포 계약은 못 할 거예요.”정단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이 가장 중요했다. 조사 사건은 모두에게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실력을 보여준 것으로 결코 웃을 일이 아니었다.“그리고…” 강책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한 업계에서 안정적으로 가려면 1등만 잡아서는 안 되고 2,3등까지 모두 잡아야 해요.”
이후 보름 동안 강남의 라이브 플랫폼 업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기모 엔터테인먼트가 판다를 제치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2위 사야 엔터테인먼트가 20억 3위 전기 엔터테인먼트가 11억 원의 지분을 기모 엔터테인먼트에게 매각하면서 1~3위 라이브 방송 플랫폼 모두 기모 엔터테인먼트가 장악했다. 기모 엔터테인먼트는 회사 지분만 샀을 뿐 인수합병은 하지 않았다. 경영진은 바꾸지 않고 원래 하던 직원들이 경영했다. 돈만 주고 경영에 손대 않았으니 유일한 요구는 최대한 크게 하라는 것이었다. 3대 방송사가 엎치락뒤치락 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1위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1등을 하던 기모 엔터테인먼트에게는 모두 수익이 있다. 나머지 수십 개 방송사의 점유울은 다 합쳐도 시장 점유율의 5%도 안 돼 라이브 플랫폼에서는 기모 엔터테인먼트가 독보적이었다. 그날강책은 회의가 끝나고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하자 정단정이 강책을 불렀다. “강책씨.”“네?”“집에 가세요?”“네, 무슨 일 있나요?”정단정이 웃으며 말했다. “침몽 하이테크,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배후 권력자가 매일 회사에 나오는 게 좀 죄송스러워서요.”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익숙해요. 차 타고 오든 걸어오든 다 괜찮아요.”“하하, 저 따라오세요.”정단정은 강책을 데리고 회사 밖으로 나와 하얀색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앞으로 이거 타고 다니세요.”강책이 차를 보고 어리둥절했다. 억대의 값비싼 한정판 롤스로이스였다. “이 차 엄청 비싸죠?”정단정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요즘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으니 이 정도는 별거 아니니 받으세요. 앞으로 다른 회사와 협상할 때 택시 타고 다닐 순 없잖아요.”강책은 정단정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강책은 차 앞으로 가 자세히 둘러봤다.‘정말 좋은 차다!’강책이 차에 타자 정단정에 열쇠를 그에게 주며 말했다. “열쇠 받으세요. 앞으로 이게 강책씨 차예요. 비싼 차니까 소중히 다루세요.”“알겠어요.”정단정은
10분 후, 강책의 차가 본사 근처에 도착했다. 강책은 주차를 마치고 회사로 걸어가자 저 멀리서 정몽연을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 한 남자가 정몽연에게 계속 머리를 기대었다. 정몽연은 싫은 티를 내며 옆으로 비켜섰다. 하지만 남자는 뻔뻔스럽게도 더 다가가며 음흉한 눈빛으로 정몽연을 바라봤다. 강책이 눈살을 찌푸리며 분노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강책아 왔네!” 정몽연은 강책을 보자 구세주를 찾은 듯 달려가 강책에게 팔짱을 꼈다. 남자는 강책을 보고 비웃으며 깔보았다. “이분이 남편 강책이에요?” 남자가 물었다. 정몽연은 안색이 차갑게 변해 말했다. “제 남편 강책이에요. 저 데리러 왔어요. 손 사장님 저 이만 가볼게요.” 강책이 무심한 듯 물었다. “저 사람 누구야?”。”정몽연이 강책에게 남자를 소개했다. “이쪽은 우관 부동산 손중풍 회장님이야. 우리 정가 집안이랑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협력했어.” 손중풍은 계속 정몽연을 탐냈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정몽연의 차 타이어가 펑크 난 것을 보고 기어코 집에 데려다주려고 억지를 부렸다. 그래서 정몽연은 강책에게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했다. 손중풍은 강책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강책의 저렴한 옷을 보고 깔깔대며 웃었다. “정몽연씨, 당신처럼 아름답고 똑똑한 여자가 왜 이런 남자랑 결혼했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가네요.”“돈도 없고 지위도 없고, 듣자 하니 지금 정가 집에서 살고 있다는데.”“정말 남자로서 치욕스럽네요.”정몽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 “제가 누구랑 결혼하든 그쪽이랑 상관없는 것 같은데요?”“상관은 없죠, 근데 이러는 건 제가 몽연씨에게 관심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손중풍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도 몽연씨 차 타이어가 펑크 나서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남편이라는 사람이 걸어왔네요? 이건 데려다주는 게 아니라 같이 택시 타고 가는 거 아니에요?”“몽연씨 같은 귀한 몸이 이런 사람이랑 같이 있는 게 보기 좋을 것 같아요? 몽연씨 소문만 안 좋아질 거예요.” 정몽연은 화가 나
손중펑은 강책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 알겠어요. 설마 몽연씨 데리고 지하철 타려는 건 아니죠? 지하철 타는 게 제 차 타는 것보다 6배나 비싸네요. 하하.”“근데… 지금 퇴근 시간인데… 소중한 아내를 다른 남자들이랑 붐비는 지하철 태우면 마음이 편해요?”“그래도 남자인데…. 남자의 존엄성 좀 지켜주면 안 되나요?”강책은 꿈쩍하지 않고 차 키를 꺼내며 말했다. “몽연아 가자.”“응!”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 손중풍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쓰레기 같은 놈,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해? 자기 분수도 모르고 까부네?”손중풍이 차 문을 열자 뒤에서 여자들 목소리가 들렸다.“어?”손중펑이 뒤를 돌아보니 길가에 여자들이 멍하나 차 한 대를 보고 있었다. “저 차는…. 한정판 롤스로이스?!”차에 대해 잘 하는 손중풍은 한눈에 차를 알아봤다. 저 차를 차는 사람은 어마어마한 부자이다. 이런 차는 아무나 탈 수 없고 심지어 돈이 있어도 수 없는 것이 롤스로이스다. 하물며 한정판?롤스로이스에 비하면 자신의 BMW X6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 손중풍은 평생 저런 차를 몰 수 없다. 손중풍은 눈살을 찌푸리며 혼잣말을 했다. “정가 집안에 저런 차를 타는 사람이 있었나?”손중풍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가 집안에는 절대 저 차를 탈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정중도 벤틀리를 탄다. 그도 한정판 롤스로이스까지는 탈 수 없다. ‘그럼 누구지?’롤스로이스가 길가에 멈춰 서자 손중풍이 얼른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달려갔다. 이런 엄청난 부자는 아무 때나 만나지 못한다. 이번 기회에 얼굴도장을 찍어야 한다. 명함 한 장이 큰 기회를 만들지도 모른다. 손중풍은 롤스로이스 차 쪽으로 바람처럼 달려가 공손하게 창문을 두드렸다.창문이 열렸다.손중풍은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이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우관 부동산 회장 손중풍이라고 합니다. 선생님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폐를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
방금 전 까지 강책의 험담을 하던 손준풍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내 친정집에서 사는 주제에 어떻게 이런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어디서에도 한정판 롤스로이스 차를 빌릴 수 있는 곳은 물론 빌려줄 사람은 더더욱 없을테고 정몽연의 차라고 하기에는 그녀의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며 정중의 차는 아닌 것이 뻔했는데, 그리고 이 차는 그저 돈의 요구만이 아닌 신분의 요구가 만족할시, 살 수 있는 차 종이다. 강책은 손을 내밀고 손준풍의 명함을 받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아이고 손사장님 , 지나치게 예의가 바르시네요, 저한테 명함까지 주시다니요. 잘 보관해 두겠습니다.” 손준풍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 가고 싶었다. ‘거물’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굽신 거리고, 혹시 같이 일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명함까지 준 것 이였는데, 그 ‘거물’이 강책인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강책은 담담하게 “아, 손사장님의 BMW X6차보다는 제 차가 조금 더 좋아보이죠?” 라며 물었다. 손준풍은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했다. 190억 한정판 롤스로이스와 1억 8천의 BMW X6은 비교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강책이 일부로 자신을 놀리는 것이 분명했다.손준풍은 이제와서야 방금 전 강책이 내뱉은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웃긴 건 손준풍 자신은 그의 말을 믿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를 비웃으며 지하철이나 타러가라고 말한 것이였다. 자업자득으로 그를 비웃은 만큼, 창피함도 그대로 그에게 돌아갔다. 강책은 명함을 휙휙 저으며 “갖고 있을게요, 필요하면 전화할거구요. 그럼 이만.”라고 말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그 자리에는 손준풍만 덩그러니 남았다. 손준풍은 낮은 목소리로 “강책 이 쓰레기 같은 놈!” 이라며 욕을 했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하고는 혼잣말로 “안돼, 강책 네 따위가 감히 나한테 모욕감을 줘?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거야. 네 아내로 갚아야 할거라고! 두고 보라고!” 라고 중얼 거리며 정가본사로 향했다. .. 도로에서, 상쾌한 바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