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도 안 된다고?석동천은 한 손으로 땅을 짚고 눈물을 흘렸다.도대체 몇 년 동안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지난번에 강책에게 졌을 때는 지금처럼 큰 차이가 없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운동을 하고 나서도 오히려 더 격차가 벌어진 것이지? 그는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강책의 성장 속도는 석동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고, 당시 강책은 석동천보다 강했지만 지금은 더욱 석동천이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게 바로 천부적인 재능의 차이였다. 석동천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스승님, 저는 정말 쓸모가 없습니다!” 이렇게 슬퍼하고 절망하는 모습을 본 종 씨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네가 사서 고생을 하는구나! 난 진작에 너를 말렸는데, 굳이 강책과 마주할 필요가 있었느냐? 강책이 다친 몸이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을 했지만 네 실력은 강책의 3할도 미치지 못하는구나.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군!”석동천은 한 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고, 탓하려면 자신이 너무 무능하다고 탓할 수밖에 없다.“그를 데려가라.”종 씨 어르신이 한마디 하자, 즉시 석동천의 부하 몇 명이 와서 그를 데려갔다.그러자 종 씨 어르신은 강책에게 말했다.“강책아, 네 실력은 정말 이 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구나. 처음에는 이렇게 세월이 흘러서 네 실력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떨어질 줄 알았는데, 방금 네가 한 것을 보니 더 이상 그런 걱정은 없어졌다.”“어서 가서 등록을 하지.” 곧이어 강책은 종 씨 어르신의 뒤를 따라 성공적으로 등록을 하고 지원을 마쳤다. 자격 선발전은 모두 두 라운드다. 1차에서는 우수 용장 4명을 뽑으며, 2차 재선에서는 진정한 강자를 뽑아 수라 군신의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1라운드의 시간은 5일 후로 계획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종 씨 어르신이 강책에게 말했다.“내가 여기까지 도와줬으니 이제 네 솜씨를 기다리마.” “이렇게 많이 도와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정말 감
여러 가지 사소한 일에 계속 신경을 쓴 후, 강책은 결국 모리 하이테크로 돌아와 반나절 동안 빈둥거렸다.그는 커다란 통창 앞에 서서 멀리 경성의 경치를 바라보며 마음도 한결 편해졌지만, 잠시의 여유일 뿐이었다. 강책은 곧 그가 맡은 책임을 떠올리며 어깨가 무겁게 느껴졌다.수라 군신의 직위는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빠른 시간 내에 모리 하이테크가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을 찾아 도 씨 집안의 통제를 벗어나게 해야 했다. 그렇게 되면 도 씨 집안의 가주인 도영승과 정면으로 싸울 수 있게 된다. 작은 아버지를 위해서 이 전투는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강책은 커다란 유리창 앞에 서서 긴 한숨을 내쉬고, 또 하나의 일이 어깨를 짓누르니 강책 같은 철인이라도 쉴 시간이 필요했다.그런데 강책은 경성에 온 후 언제 휴식을 취했던 적이 있었나? 예전에도 안 됐지만, 지금은 더더욱 안 됐다. 강책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비서 정단이 두툼한 서류뭉치를 들고 들어왔다.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책은 그녀에게 등을 돌리며 말을 꺼냈다.“모든 일은 목양일에게 맡기도록 해요, 번거로운 일은 듣고 싶지 않으니.” 그러자 정단이 중얼거렸다.“회장님처럼 일하는 회장이 어디 있어요? 완전히 직무를 거들떠도 보지 않고 모든 일을 목양일에게 맡기는데, 그렇게 목양일을 믿으시는 거예요?”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만약 목양일 조차 믿을 수 없다면,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단은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다른 일은 목양일에게 맡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과학기술연합회의 일은 회장님께서 직접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과학기술연합회?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강책이 물었다.“과학기술연합회가 뭐죠?”그러자 정단이 설명했다.“공식적으로 조직된 조직으로 경성의 각종 과학기술 기업들이 모두 참여해 학습교류와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상황을 보면 각 기업은 기술을 유출하려 하지
이것이 바로 최근 과학기술 총연합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즉, 최근 정부 측에서는 과학기술 총연합회와 연맹하지 않고 정부 측에서 총재를 선발하여 단독적으로 관리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때 마침 에너지 안정화 프로젝트가 도입되었다. 정부 측은 에너지 안정화 프로젝트의 연구를 맡게 될 회사의 회장을 총재 자리에 앉힐 생각이었다.이치에 맞으면 저절로 되기 마련이다. 달콤한 말로 들리지만 함정이 숨어 있다. 정단이 하찮은 표정으로 말했다. “에너지 안정화 프로젝트를 연구하려면 최소 십억은 필요할 텐데, 어느 회사든 쉽게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에요. 십억을 장려금 일억과 총재 자리랑 맞바꾸나요? 누가 장려금 일억 때문에 십억을 들여서 이 프로젝트를 맡겠습니까? 그리고 총재 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있을까요?”정단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총재는 정부 당국과 국민들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아주 중요한 위치입니다. 게다가 수익도 없는데 매년 일도 제대로 안 하는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고 운영 관리까지 책임져야 하죠. 그야말로 죽도록 고생만 하고 좋은 소리는 못 듣는 거죠! 그러니까... 이번 에너지 안정화 프로젝트는 사람들에게 그저 우스꽝스러운 소리로 들릴 뿐, 참가하고 싶지 않은 거죠. 그때 되면 체면 때문에 참가는 하겠지만 그저 큰 노력은 하지 않을 겁니다. 힘들고 돈도 안 되는 총재 자리에 굳이 십억을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까?”정단의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남들은 원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강책은 총재 자리를 간절히 원했다. 단지 과학기술 연합회의 정부 특성 때문이었다. 강책이 과학기술 총연합회 총재 자리를 차지하기만 하면 모리 하이테크 또한 정부 측에 속하게 되어 도가 집안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고, 도가 집안도 모리 하이테크를 함부로 할 수 없다.어쨌든 과학기술 총연합회는 정부 조직이기 때문에 쓸모없는 것만은 아니다. 과학기술 총연합회를 건드리는 것은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도가 집안에서 나설 수 있는
경성, 남방 공항.로라가 파란색 람보르기니 앞에 마치 모델처럼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아름다운 로라의 외모를 감탄하며 쳐다봤다. 심지어 보기 드문 미인 로라를 몰래 사진 찍는 남자들도 있었다. 잠시 후.큰 키의 남자가 공항에서 캐리어를 끌며 걸어왔다. 안 좋은 안색을 하고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기침을 하는 남자의 모습은 누가 봐도 병이 있는 사람이었다. 로라는 웃으며 남자를 맞이했다. 이 세상에서 로라를 웃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특히 남자는 더욱이 드물다. “오빠, 오랜만이야.” 로라는 기쁜 목소리로 짧은 인사를 했다. 로라는 1년 동안 떨어져 지낸 오빠와 드디어 재회했다. 몸이 허약한 남자는 바로 로라의 첫째 오빠 로형민이다. 즉, 오영감의 양아들 중 한 명이다. 로형민이 손수건을 내리고 웃으며 말했다. “로라야, 우리가 드디어 만나는구나. 너무 보고 싶었어.”“오빠, 나도 너무 보고 싶었어.”두 사람은 가볍게 포옹을 했다. 그리고 로라가 로형민의 캐리어를 트렁크에 실었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로라는 시동을 걸자마자 로형민에게 물었다. “오빠, 내가 오빠 몸 안 좋으니까 비서 한 명 뽑으라고 하지 않았어? 설마 돈 아까워서 그러는 거야? 그럼 내가 비서 고용해 줄까?”로형민이 웃으며 말했다. “옆에 누가 따라다는 거 싫어하는 거 너도 알잖아, 나는 혼자 다니는 게 편해.”로라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빠, 몸은 좀 어때?”로형민이 창밖을 쳐다보며 말했다. “똑같지 뭐, 1년 동안 해외에서 고생해서 나아질 기미가 없었지. 의사 선생님도 억제제를 투여해서 최대한 수명을 연장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셨어. 운이 좋으면 30년, 50년 살 수 있고, 운이 나쁘면 당장 내일 아침에 죽을 수도 있지.”아무리 능력 있는 의사와 좋은 의료기기 그리고 효과 좋은 약이 있어도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걸까?로라는 로형민의 말을 듣고 화가 났다. 세 남매가 오영감을 따라
로라는 결국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로형민에게 모두 말했다. 로형민은 로라의 말에 듣고 아무 말도 없었다. 로형민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창밖을 쳐다봤다. 잠시 후, 로라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내가 안 한다고 했지? 오빠가 기어코 말하라고 해서...”“로라야.”“응?”“셋째의 죽음, 양아버지의 병 그리고 너의 상처 똑똑히 기억해.” 로형민이 창밖을 보며 말했다. “강책 맞지? 강책이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해도 내 손으로 죽일 거야!”로라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오빠, 함부로 나서지 마. 오빠 몸도 안 좋은데 강책이랑은 싸우면 절대 안 돼, 강책은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이야.”로라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로형민의 반응이 이럴 줄 알았으면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로형민이 평온하게 말했다. “걱정 마,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 유사가 강책에게 진 것은 우연일 수 있지만 너와 양아버지 모두 강책에 진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야. 강책의 실력은 대단하겠지, 하지만 나보다 더 대단할까?”차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로라는 로형민의 계략을 뛰어넘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로형민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죽음의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 ‘강책, 너는 이제 끝났어!’잠시 후, 두 사람은 어게인 하이테크에 도착하여 회장의 사무실로 향했다. 로형민은 오영감을 보자마자 인사할 틈도 없이 말했다. “스승님, 강책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당황한 오영감은 두 눈을 부릅뜨고 로라에게 말했다. “형민이한테 다 말했니?”로형민이 말했다. “스승님, 로라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이 일은 저한테 숨기면 안 되는 일이에요. 게다가 제가 아들로서 스승님이 강책한테 당하는 것을 어떻게 보고만 있을 수 있어요?”오영감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도 너한테 말하고 싶고 네 도움도 필요하지만 네 몸이 너무 걱정이라 말을 못 했어.”“제 몸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세요.”로형민이 자리에 앉아 최근 어게인 하이테크의 자료를
에너지 안정화 프로젝트 소유권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 흘렀다. 다음 날 오후, 과학기술 총연합회가 주최하는 에너지 안정화 프로젝트 대회가 정식적으로 개최되었다. 경성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책임자들은 모두 대회에 참석했다. 사람들은 프로젝트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정부 측에서 주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참석한 것이다. 사람들이 잇달아 대회장에 들어와 넓은 대회장 안은 가득 채웠다.회사 대표들은 이 기회에 다른 회사 대표와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많은 회사들 중 두 회사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바로 모리 하이테크와 어게인 하이테크이다. 이 두 회사는 경성을 대표하는 대단한 회사이다. 어게인 하이테크는 부정적인 뉴스로 주가가 폭락했지만 실력은 여전하니 금방 일어설 수 있다. 오늘 두 회사의 책임자가 모두 대회에 참석했다. 모리 하이테크의 회장 강책은 연구개발팀의 최대훈 팀장과 함께 대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어게인 하이테크의 회장 오영감은 로라 사장과 몸이 허약한 로형민과 함께 참석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는 좌석에 앉았다. 강책과 오영감은 맨 앞줄에 자리하고 앉았다. 시간이 되자 사회자가 단상 위로 올라와 대회 소개를 한 후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과학기술 총연합회의 주임 양상원이 원고를 들고 단상 위에 올라와 가벼운 기침을 하고 말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선 바쁘신 와중에 에너지 안정화 프로젝트 대회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과학기술 총연합회와 국립 연구소를 대표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양상원이 계속해서 말했다. “여러분 모두 오늘 대회에 대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몇 마디 하겠습니다.”양상원은 프로젝트의 전체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했다. 지루해 하는 사람, 이어폰을 꽂은 사람, 하품을 하는 사람 등 사람들은 모두 프로젝트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사람들의 반응에 양상원도 당황했다. 사실 양상원
양상원은 마음속으로 제발 아무 회사나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너무 갑자기 찾아온 행복에 양상원은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몰랐다. 단상 아래.오영감은 고개를 돌려 강책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모리 하이테크는 이미 많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 생각에는 이 프로젝트는 탐내지 말고 저희한테 양보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강책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오영감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 모리 하이테크는 항상 국가를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도움을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희가 이번 기회에 어떻게 물러설 수 있겠습니까? 오 회장님, 이 프로젝트는 포기해 주세요.”두 사람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양상원은 이 상황이 난처했다. 한 회사만 나오면 됐을 텐데 두 회사가 나올 줄 생각도 못 했다. ‘누구에게 줘야 할까? 제비뽑기를 해야 하나?’그건 절대 안 된다. 여기서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 회사는 분명 양상원에게 원한을 품을 것이다.두 회사에게 미움을 사지 않는 것이 좋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오른 양상원이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들 다투지 마시죠. 이 프로젝트는 두 회사에게 모두 드리겠습니다.”두 회사에게 모두 준다니?강책과 오영감은 어리둥절했다. 양상원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국립 연구소에 두 회사 모두 프로젝트를 인계하라고 전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소유권은 요구에 더욱 부합하는 연구 방안을 제출한 회사한테 드리겠습니다. 시간은 일주일입니다.”양상원은 비즈니스를 아주 잘한다. 이것이 바로 두 회사에게 미움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최종적으로 프로젝트의 소유권을 갖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능력에 달려있다. 때문에 소유권을 갖지 못해도 양상원을 탓할 수 없다. “알겠습니다.” 강책은 양상원의 제안에 반대 의견이 없었다. 막다른 길에서 적을 만나면 용감한 자가 승리한다. 즉, 이기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따내는 것이 합당하다. 오영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저녁, 호텔.한 쌍의 커플이 껴안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이쁜아, 너 때문에 정말 미치겠다!”남자가 덮치려고 하자 여자는 몸을 피했다. “아니, 냄새나니까 샤워부터 하세요.”“아, 맞다 씻어야지.” 남자는 재빨리 옷을 벗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 여자는 조용히 창문을 열었다. 잠시 후, 샤워를 마친 남자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이쁜아, 너도 씻을래?”여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지금 몸에서 향기로운 땀이 흐르고 있는데 씻을까요?”남자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아니, 씻지 마. 이쁜아, 나 더 이상 못 참겠으니까 빨리 시작하자”“네.”남자가 여자를 침대에 눕히자 갑자기‘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남자들이 우르르 쳐들어왔다. 스포츠머리에 아주 흉악하게 생긴 남자가 맨 앞에 서있었다. 남자들은 다짜고짜 동영상 촬영을 했다. 그리고 스포츠머리를 한 남자가 말했다. “개자식,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침대 위에 있는 남자는 매우 당황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순간 남자는 머릿속에 ‘꽃뱀이었어!’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남자는 재수 없다고 생각하고 말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원하시는 액수만큼 드릴 테니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스포츠머리의 남자가 말했다. “쯧쯧, 돈으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명성이 자자한 과학기술 총연합회 양상원 주임이 고작 돈 몇 푼밖에 안 되나?”침대 위에 있던 남자는 바로 양상원이었다. 양상원은 오늘 오후 회의를 끝내고 길거리를 지나가다 주저앉아 울고 있는 여자를 보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여자는 양상원의 위로의 말을 듣고 더욱 대성통곡을 했다. 그러자 양상원의 마음이 흔들렸다. 양상원은 여자와 몇 시간 이야기를 나눈 후 여자에게 완전히 빠져서 아내와 아이에게 야근을 한다고 핑계를 대고 여자와 호텔에 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계획된 일이었을 줄 누가 알았을까?양상원은 이불로 몸을 가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뭘 하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