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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2화

낮 12시, 성남 공항.

강책은 B2 국제선 입국장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고, 하나둘씩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여성들을 휴대폰에 있는 사진과 대조하며 정단정을 놓칠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정단정의 이름이 적힌 작은 플래카드도 들고 있었다.

그가 대략 30분 정도를 더 기다린 끝에, 흰색 스키니진을 입고 선글라스와 선 캡을 쓴 여성이 출구로 다가왔다.

강책은 한눈에 그녀를 알아보았다.

키 174의 늘씬한 몸매와 뽀얀 피부, 붉은 입술은 사진 속 모습과 똑같았다.

그가 다가와 웃으며 말을 건넸다.

“정단정 씨, 안녕하세요. 정단정 씨 할아버지 되시는 분께서 보내셔서 마중 나왔습니다.”

정단정은 그를 쳐다도 보지 않고 능숙하게 그녀의 짐을 건네며 말했다.

“여기.”

강책은 그녀의 가방을 들었고,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거친 모습으로 강책 옆을 지나갔다.

강책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도 비교적 오만한 사람이었지만 정단정에 비하면 약과였고, 그녀의 오만함은 하늘을 찌르는 격이었다.

강책은 보좌관 마냥 짐을 들고 뒤따라 공항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정단정은 앉은 뒤 선글라스를 벗고 메뉴판을 보기 시작했다.

강책은 의자에 짐을 놓고 앉으려는 찰나에 정단정이 그에게 호통을 치며 말했다.

“당신 신분을 알아야죠!”

강책은 어색함을 숨기지 못하며 할 수 없이 다시 일어섰다.

서경의 위대한 수라군신이 언제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있었는가?

하지만 상대방에게 도움을 간청하러 왔으면 마땅한 대우를 해줘야 하는 법이었다.

주문을 다 한 뒤 정단정은 메뉴판을 한쪽에 놓고 강책을 올려다보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강책 맞죠?”

“네.”

“그래요, 당신 사정은 할아버지를 통해 들었어요.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거절이에요.”

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만난 뒤 불과 몇 분 만에 이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

정단정은 말을 이어갔다.

“당신네들은 좋은 구석이라곤 한 개도 없어요. 엔터테인먼트는 하나의 예술입니다. 당신네들이 복수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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