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허경 신체 안에 독 성질의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반인이였다면 벌써 세상을 떠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허경은 증상만 나타날 뿐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았다. 만약 유진명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강한비의 증상은 침대에 눕는 것 조차도 힘든 심각함을 보일 것이다. 유진명이 “다들 어떻게 보십니까?” 라며 물었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강책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의 의사들은 대충 내용은 알지만 명확한 병의 근원이 어디서 났는 지 알 수 없었다. 병이기도 하고, 독이기도 하고, 선천적인 것 일수도 있고, 후천적인 것일 수도 있다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유진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매달마다 의사를 찾는데 실패를 해왔기에 기대를 한 것은 아니였다. 그는 “세 분들께 선물 준비해주세요.” 라며 부하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린 뒤, 자리를 뜨려는 준비를 했다. 이때, 강책이 뭔가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그는 자신의 ‘기’를 허경의 신체에 넣고는 기경팔맥에 집중했다. 곧이어 심각함을 깨닫고는 질문을 던졌다. “허경씨, 혹시 요근래에 더러운 음식을 먹은 적이 있습니까?” 많은 의사들이 하는 전형적인 질문이였다. 허경은 제정신이 돌아오지 않아 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유진명이 그를 대신해 대답했다.“하루 세끼 모두 영양이 풍부하고, 여러 영양소의 밸런스가 맞는 음식을 드시고 계십니다. 절대로 더러운 음식 같은 건 없어요. 만약, 필요하시다면 메뉴 목록까지 뽑아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책은 미소를 지어보았다.“제가 말한 건 그게 아닙니다.” “그럼 어떤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제가 물어보고 싶은 건, 허경씨께서 요즈음에 자극적인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 지 여쭙는 겁니다. 그런 약은 미세한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체 내장 여러 곳에 자극을 주어 신체 능력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에는 두뇌쪽에 이상을 줄 수 있으며, 환각 증상이 보이게 됩니다.” “이게...”표정에도 아무런 변화
유진명은 강책의 가는 길 내내 미소를 지으며 그를 직접 바래다 주었다. 누가 보아도 유진명은 강책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았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의사들을 만나왔지만 그는 처음으로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강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건 제가 바로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강회장님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중한 유진명의 대답에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았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젊은 사내가 그를 향해 다가갔다. 다름아닌 강책에게 패배한 젊은 의사 모지안이였다. 그는 잘못된 처방약으로 인해 환자의 병증을 악화시켰던 탓에 머지않아 모리 하이테크의 사람들에게 쫓겨나 오랜시간 동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모지안의 얼굴표정에는 좌절감과 실망감이 드러났다. 양자리는 바로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싸움이라도 할 것 같은 모습입니다만.” 모지안은 고개를 젓고는 “오해하셨습니다. 저는 강교수님께 사과를 드리려 하는 겁니다.” 라며 말했다. 양자리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그의 강단을 감탄했다. 강책이 모지안에게 다가가고는 미소를 지어보였다.“젊은 패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이 패기마저도 없다면 이 사회에서 살아갈 맛이 있겠습니까?오늘 일은 모교수님께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저한테 사과할 필요는 없으시고요.” “아니요. 다 저의 섣부른 판단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환자의 병증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처방약을 멋대로 지어 복용한 제 잘못입니다. 강교수님께서 강남구에서 왔다고 하셔서 무시한 것도 사실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틀렸습니다.” 모지안은 고개를 숙이고는 성실한 태도로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죄송하지만 한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세요.” “강교수님, 의술과 의덕 어떤 쪽에서도 빠짐 없고, 유본부장의 시선까지 사로잡은 교수님의 실력에 감탄했습니다. 제 스승이 되어 주세요!” 강책은 순간 머리가 윙윙 울렸다. 모지안의 부탁이라는 말에 많은 것을 생각해보았지만 스승의 제안에
임지란은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네 뜻은 의사선발에서 탈락됬다는 소리야?” 강책은 고개를 젓고는 “그건 아니에요.” 라며 답했다. 이어서 모리 하이테크가 의사들을 고용한 일들을 임지란에게 간단하게 얘기해주었다. 강책은 강한비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허경의 병이 완치되어서야 강한비를 만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라는 말을 전했다. 임지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그래도 강한비랑 아직 만날 기회는 있다는 거잖아. 네 아버지가 맞는 지 아닌 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야.” 라며 말했다. 이때, 강책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 다음으로 그가 뱉은 말에 양자리와 임지란이 충격적인 표정을 지어보였다.“허경의 병이 완치가 되어도, 만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임지란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무슨 소리야?” 라며 물었다.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허경을 진찰한 결과, 가지고 있는 병이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유전이 아니라, 인조적인 병이에요.” “인조라니?” “허경의 몸 전체에 다른 정도의 손상이 존재합니다. 신체 안에 독이 들어간 것 같아요.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판단능력이 떨어져요. 하지만 저희가 알고 있는 선천적인 증상이 아니에요.” 임지란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알기 쉽게 말해줘봐.” 라고 말했다. “즉, 허경이 오랜시간동안 독 성질을 가지고 있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약 때문에 몸에 이상이 나타났고, 결국에는 뇌쪽까지 퍼져서 환각증상을 띄고 있는 겁니다.” 양자리는 경악했다.“총수님 말씀대로라면, 어떤 사람이 일부로 허경에게 계속 그 약을 복용해서 그의 사고판단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겁니까?” “응,맞아.”방 안의 모든 사람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허경의 증상은 강한비보다 훨씬 더 가벼운 셈이다. 강책의 말대로라면 강한비는 어쩌면 지금까지도 누군가에게 약을 받으면서 통제를 당하고 있는 중 일것이다. 이 일을 꾸민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강한비를 죽이지는 못하고, 그를 완전한 지적장애로 만
모리 하이테크 안, 회장실.똑똑똑-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유진명이 문을 열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이어서 탁자 앞으로 다가가고는 “회장님, 오늘 의사선발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라며 입을 열었다. 이때, 유진명의 앞에 있는 사람은 신비에 쌓여있던 모리 하이테크의 회장 강한비 였다! 그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결과는?” 이라며 물었다. “회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번 선발에서 숨어있는 스파이를 찾아냈습니다.” “누구지?” “소크라 의사입니다.”강한비는 살짝 고개를 들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표정에는 실망이 가득했다.“내가 제일 우려했던 결과가 나왔구나. 소크라 의사는 우수한 의사일세, 만약 그의 도움이 있다면 내 병도 완치가 되었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야. 완치가 불가능하다면 생명이라도 길게 늘려줄 수도 있어. 아깝고, 슬프고, 한숨이 가득하네. 그런 우수한 의사가 결국 스파이였다니. 누가 보낸 스파이 인지는 알아냈어?” “로라입니다.” “뭐? 그 여자였어! 오영감이 경성에 오고나서, 어게인 하이테크를 건설하는 바람에 항상 나랑 경쟁하더니 결국 우리 시장까지 가로챘어. 우리 인재들 까지 고용하더니, 뻔뻔하게 나오는 행동까지 모두 꼴볼견이야! 특히 그 로라라는 여자는 오영감의 제일 큰 무기일세. 진짜 다시는 상대하고 싶지 않은 여자야. 언젠간 내가 꼭 제대로 지옥을 맛보게 해주겠어!” “지금 당장 없애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니야. 어게인 하이테크 뒤에는 조가집안이 서있어. 아직까지는 조가집안과 전면으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아니야. 도가 집안이 일을 다 처리하면, 그 기회를 틈타서 조가 집안, 어게인 까지 모두 쓰러뜨리면 되는 거야.” 그는 말을 끝내고 손을 휘저었다.“일단은 잘 알았으니까 나가보게.”평소라면 강한비의 말에 바로 발걸음을 옮겼던 유진명이지만, 오늘은 머뭇거리며 우유부단한 행동을 보였다. 강한비는 “또 무슨 일이 있는 거야?” 라며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 의사선발을
유진명은 강한비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오랜 시간동안 강회장의 곁에서 일을 해왔었지만 그는 단 한번도 호들갑을 떨거나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강회장님, 괜찮으십니까?” 강한비의 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이어서 몸의 떨림이 유진명에게 까지 전해졌다. 놀라움, 미친듯이 웃음을 터뜨리고, 다시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마치 머리에 나사가 빠진 것 같았다. 유진명은 깜짝 놀라 “강회장님, 지금 장난치는 거 아니지요? 왜 그러십니까? 의사! 의사!” 라며 외쳤다. 하지만 강한비는 손을 허공에 휘젓고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강책이라니, 강책이라니! 하하하하,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강책의사와 아는 사이십니까?” 강한비는 미소를 지어보였다.“나랑 강책이 어떤 사이인지 알고는 있나?” “모릅니다.” “강책은 내 친아들이야!”..어게인 하이테크, 개인오락실 안.회장 오영감이 당구봉을 들고 혼자서 당구를 치고 있다. 이때, 로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영감이 허리를 곧게 피고는 당구봉을 닦으면서 물었다.“어떻게 되었지?” 로라는 다리를 꼬고는 고개를 저었다.“실패했습니다. 강한비 그 늙은 여우가 얼마나 교활한지 아십니까? 허경이라는 사람을 이용해서 치료를 받게 하고, 허경의 병을 완치한 의사만이 강한비를 직접 만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허경을 실험용도로 쓰고, 의사를 전혀 믿지 않는 행동을 보이고 있어요.” 오영감을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당연하지. 그 여우가 어떻게 직접 나서겠어? 그럼, 소크라는 포기한건가?” “네. 거만하고, 사람을 시도때도 없이 무시하는 사람이 어떻게 조용히 그 사람들의 지시에 따르겠습니까? 게다가, 그 병증이 특이하다 못해 기괴하다고 하더군요. 소크라가 허경의 치료를 완치한다고 해도, 강한비를 죽이는 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요.”“그래, 어게인과 모리, 조가집안과 도가집안의 싸움인거야. 보기에는 평화롭기 그지없으나, 사실 피바람이 오기전의 징조라는 것이지. 이제 머지않아 큰 전쟁이 일어날거야.
시간은 오후 2시, 장소는 원명식당.강책은 이메일로 받은 내용대로 일찍 원명식당에 도착했다. 양자리뿐만 아닌 임지란까지 자리에 데리고 왔다. 만약 자신의 부친 강한비와 만나게 된다면 임지란의 존재가 중요했다. 그녀는 강한비가 자신의 규칙을 버리고 강책을 먼저 만나자고 제안을 한 것은 강책의 처방약에 놀라움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추측했다. 강한비가 강책의 진짜 부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도 나머지 두 명이 필요했다. 차가 멈추고, 세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강책이 앞서서 원명식당의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한 보안요원이 막대기를 들고는 “비키세요!”라며 소리쳤다. 강책은 “저희는 식사를 하러 왔을 뿐입니다.”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늘 식당은 모리 하이테크가 전부 다 예약했습니다. 관계자가 아닌 이상 들어갈 수 없어요.” 강책은 보안요원에게 “저희가 모리하이테크의 초대를 받은 사람들 입니다. 특별히 먼저 도착한거고요.” 라며 말했다. 보안요원은 “오? 그럼 초대장은 들고 오셨습니까?” 라며 물었다. “아니요.” “모리 하이테크 사원증이라도 있습니까?”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을 함부로 들여보낼 수는 없습니다. 기자 아니십니까? 보아하니, 좋은 기사를 쓰실 분들은 아닌 것 같네요.” 양자리는 화가 났다.“지금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늘은 강회장님이 특별히 참가하시는 자리입니다. 제가 맡은 임무는 관계자 외에 다른 사람들은 절대로 들이지 아니하며, 당신같은 기자들은 더더욱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입니다. 시간 낭비 그만하시고 다른 곳 알아보세요.” 양자리는 초조하고 화가 났다. 보안요원이 손님을 기자로 생각하여 출입을 불허하는 그의 모습은 어이가 없었다. 강책은 앞으로 다가가 보안요원에게 말했다.“저희들은 모리 하이테크 유본부장과 아는 사이입니다. 지금 유본부장님한테 물어보시면 아시게 될겁니다.” 보안요원은 강책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저기
경비원들은 이 목소리가 매우 익숙했고, 뒤돌아보지 않아도 유진명임을 알 수 있었다. 슬며시 곁눈질을 하자, 역시나 유진명이 보였다. "본부장님, 어쩐 일이십니까?” 보안팀장이 부랴부랴 걸어갔다. 앞에 도착하자마자 유진명은 손바닥을 치켜들며 보안팀장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다. "본부장님, 이게 무슨……”그러자 유진명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모르겠나? 강 선생님은 우리 회장님께서 직접 초대하신 귀한 손님인데, 당신이 감히 이런 분에게 손을 쓰려 하다니!” 보안팀장은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이 몇 사람은 정말로 유진명을 알고 있었고, 몰래 사진을 찍으러 온 신문 기자 따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 오해십니다!” 보안팀장이 연신 용서를 빌었지만, 유진명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나한테 말하지 말고, 강 선생님에게 용서를 구하세요. 만약 강 선생님께서 용서를 하시지 않는다면 그다음 일은 당신도 잘 알고 있겠지!”보안팀장은 재빨리 강책에게 달려가 주저 없이 곤두박질치며 강책에게 무릎을 꿇었고,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 "강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감히 강 선생님을 못 알아 뵀습니다, 제발 이 우둔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자 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그래서 내가 일찍부터 유 본부장님을 찾아가라고 했는데 왜 제 말을 듣지 않은 거죠?”보안팀장은 다급해졌다. 만약 그가 명찰이라도 차고 있었다면 누가 감히 가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강책이 걸친 옷을 합치면 20만 원도 되지 않는데, 당연히 그를 얕잡아볼 수밖에.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겉으로는 말할 수 없었다.보안팀장이 연신 절을 하자 다른 경비원들도 무릎을 꿇었고, 강책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징계를 조금은 내리겠습니다, 지금부터 해가 질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으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보안팀장은 미친 듯이 기뻐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에게 용서를 얻어내고 무릎을 꿇는 것이 직장을 잃고 모리 하이테크에 죽임을 당하
"회장님, 강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사실 유진명이 말을 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강책이 오는 걸 봤고, 특히 강한비는 강책의 몸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부자가 다시 상봉하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아들아!"강한비는 벌떡 일어나 두 손을 떨며 감격스러운 얼굴로 말을 잇지 못했다.강책은 어떻겠는가? 그는 강한비를 보는 순간 이미 그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아봤다.10년 만에 만나도, 얼굴이 변해도 아버지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버지!”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멍해졌다. 강책만이 강한비에게 왜 그렇게 중시되는지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강책은 강한비의 친 아들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아들을 중요시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디 있겠는가? 10년 동안 만나지 못했더라도 부자간의 정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다.이 사랑은 오래된 술과 같아서, 먼지로 뒤덮인 지 오래될수록 이 술은 더욱 향기로워진다. 부자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격에 겨워 포옹했다.강책은 드디어 친가족의 따뜻함을 되찾았다. 그러자 유진명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부자의 재회라니, 정말 뜻깊은 순간입니다. 회장님, 축하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잔을 들어 강한비가 자신의 아들과 만나게 된 것을 축하했다.남자는 눈물이 있어도 쉽게 흘리지 않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지금 강책은 비록 수라군신이라 할지라도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 앞에서 그는 영원히 아이일 뿐이다."참, 아버지, 임 씨 아주머니도 오셨어요.""임 씨 아주머니?"강한비는 순간 반응을 하지 못했다, 유진명은 분명 강책과 양자리 두 사람만 온다고 했는데, 한 여자를 더 데리고 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임지란은 일찌감치 옆에서 감격에 겨워 울고 있었다. 그녀와 강한비는 오랜 동창이자 친구이며, 강한비를 오랫동안 사랑했고 계속해서 그 사랑을 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몇 년 만에 다시 강한비를 보니 억눌렸던 감정이 한꺼번에 방출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