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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포기

빈승제는 여전히 덤덤한 모습을 보이며 손으로 얼굴을 만지더니 침착하게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포기한 걸 형도 알게 되면 아마 기뻐할 거예요.”

반희월은 순간 말 문이 막혀 입만 벙긋거렸다.

반씨 가문에는 이렇게 치정인 남자가 없고 반기범과 반기태도 밖에 집을 따로 두고 있다.

때문에 그가 성혜인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반승제는 고개를 들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았다.

“주식양도 서류는 심 비서에게 맡길 거예요. 응급처치 끝나고 나면 알려 주세요.”

말을 마치고 그는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반희월은 그만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지금 위독한 사람이 네 어머니다. 승제야, 네 어머니가 누워있는데, 이렇게 급하게 떠나야만 하니?”

“고모, 여기 서 있는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건 없잖아요.”

순간 반희월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눈앞에 있는 반승제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하기에는 반씨 가문의 모든 것을 잘 처리한 반승제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감정이 너무 적다.

가족애도 사랑도 그에게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감정들이다.

하지만 또 성혜인을 위해 희생을 하고 있는데, 과연 지금 그가 하고 있는 희생이 무엇을 대표하는지 모를까?

성혜인을 좋아하고 있을뿐더러 사랑하고 있다.

반승제는 이미 병원에게 걸어 나왔고 그러한 감정이 사랑인지 뭔지 자기도 모른다.

다만 성혜인이 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뿐이다.

차에 올라 그는 경찰서로 향하지 않았다.

교훈으로 삼아 며칠 동안 고생을 하게끔 가만히 두다가 다시 나오게 하면 그에게 더욱 감격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수단인데, 부하의 진급 과정을 길게 늘이면 더욱 많은 충심을 얻게 된다.

차를 몰고 BH 그룹으로 돌아가는데, 너무 냉정한 자기 모습에 자신도 놀라웠다.

하지만 고개를 숙여 핸들을 보았는데, 핸들을 잡고 있는 두 손은 어느새 핏줄이 가득 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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