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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예뻐?

우산을 쓰고 가는데도 얼마 가지 못해 바짓단이 전부 젖어버렸다.

그때, 성혜인 옆으로 차 한 대가 멈춰서더니 경적을 울렸다.

신이한일 거라 생각한 성혜인은 성가시다는 눈빛으로 옆을 쳐다봤다.

창문이 살짝 내려가고, 차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반승혜였다.

“지금 운전하면 차 많이 막힐 거예요. 어서 타요.”

성혜인은 차를 세워 뒀던 방향을 쳐다봤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비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차에 몸을 실었다.

빗물과 습기가 차단된 차 안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성혜인은 당연히 반승혜를 데리러 온 반씨 가문의 차라고 생각했다. 운전석에 앉아있는 반승제의 운전기사와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

창문에 기댄 반승제는 파일을 손에 쥔 채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어색한 이 자리에 반승혜가 있다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반승혜의 얼굴은 흥분한 듯 옅게 붉어져 있었다.

“페니 씨, 지금 학생들 사이에서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알아요? 서수연 걔가 그렇게 떵떵거리면서 다녔는데, 경찰서에 잡혀가다니! 서씨 집안에서도 지금 서수연 빼낸다고 혼비백산이겠죠?”

“총장이랑 학과장도 그래요. 그렇게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뒤에서는 사기 행각이나 벌이고 있다니. 소름 돋아 정말!”

반승혜는 반승제를 슬쩍 툭툭 밀었다. 반승제가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자,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오빠. 서수연이 분명 자기 오빠한테 가서 일러바칠 텐데, 이것 때문에 페니 씨 괴롭히면 안 돼. 알겠지?”

성혜인은 가슴이 울렁거렸다. 오랫동안 지지고 볶으면서 마냥 순진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자신을 지켜주려는 반승혜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반승제는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무심한 한 마디를 툭 뱉었다.

“응.”

반승혜의 미간이 순간적으로 확 좁아졌다. 집에 도착하고 난 후, 운전기사가 건넨 우산을 잡으며 당부하듯 말했다.

“페니 씨는 오빠가 데려다주는 걸로 해. 나 그림 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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