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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반승제에게 10만 원을 준다면

금방 손을 떼고 가려고 했는데 그 허여멀건 그림자가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사납게 짖었다. 지나가는 사람은 한 쌍의 부부였는데 아마 이 근처의 직장인 같았다.

부부의 손을 잡은 아이는 그 소리에 놀라서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여자는 아이를 자기 뒤로 끌어온 후 사납게 반승제를 노려보면서 얘기했다.

“개를 산책시키는데 목줄도 안 해요? 시민의식이 이렇게 없어서야, 원. 당신네 개가 우리 애를 물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광견병 사망률은 100퍼센트라는데. 개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좀 느껴요!”

그녀의 남편은 반승제의 기품과 그 뒤 수억대의 슈퍼카에 시선을 두었다.

그러고는 급히 자기 부인을 끌어당기며 제지했다.

“당신, 그만 해.”

이런 사람의 기분을 거슬렀다가 큰코다치는 수가 있었다.

하지만 여자는 자기 딸이 더욱 중요했다. 반승제가 무슨 신분인지는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한 편으로는 딸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한 편으로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돈만 많으면 다인가? 시민의식의 '시'자도 모르면서. 개 산책 때 목줄을 안 하는 건 개가 사람을 산책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는 걸 아는지 몰라.”

누가 들어도 반승제에게 하는 말이었다.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얘기했다.

“내 개가 아닙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겨울이는 반승제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반승제를 에워싸고 돌았다.

변명할 방법이 없었다.

반승제는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가 이내 상황을 깨닫고 낯빛이 바로 어두워졌다.

여자는 딸의 눈물을 닦아주며 얘기했다.

“이래도 당신네 개가 아니라고요?”

심인우는 꿇어앉아 강아지 몸의 목걸이를 발견했다.

“여기 전화번호가 적혀져 있네요. 아마도 집에서 뛰쳐나온 것 같은데 제가 주인에게 연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자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저들의 모습을 보아하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기에 더 화를 낼 수도 없었다. 그저 아직 가슴을 들썩이며 울음을 그치려고 노력하는 딸을 데리고 이곳을 벗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심인우는 다급히 목걸이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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