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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개 목줄이 에르메스라니

반승제는 익숙한 목소리에 시선을 들어 앞까지 걸어온 성혜인을 마주했다.

그제야 목걸이의 번호를 확인한 그는 번호가 익숙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겨울이는 성혜인을 보고 흥분해서 일어나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었다.

손에 쥔 돈 봉투가 너무도 눈에 띄었기에 성혜인은 반승제에게 주는 대신 심인우에게 주기로 했다.

“감사합니다, 겨울이가 집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몰래 나갔더라고요. 귀찮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심인우는 잠깐 망설이다가 덤덤하게 돈 봉투를 건네받았다.

성혜인은 그의 손에서 목줄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그제야 목줄의 손잡이에 쓰여 있는 영문을 발견했다.

HERMES

“...”

개 목줄이 에르메스라니. 10만 원으로는 턱도 없었다.

성혜인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물었다.

“이 목줄 얼마예요? 제가 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비난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돈 많은 사람들은 돈을 막 쓰네. 개 목줄까지 명품이라니.’

“페니 씨, 괜찮습니다.”

성혜인은 자신이 10만 원을 준 것이 반승제를 모욕했을 뿐만 아니라 반승제의 비서까지 모욕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미 준 데다가 더 보태주겠다고 하는 것도 애매했고 다시 빼앗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행히 반승제가 컴퓨터를 끄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뺐다.

성혜인은 목줄을 짧게 잡아 겨울이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막았다.

반승제가 성혜인의 곁으로 지나가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겨울이는 반승제가 맘에 들었다는 듯 혀를 내밀고 반짝이는 눈으로 반승제를 바라보았다.

겨울이는 반승제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의 주인처럼 말이다.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페니?”

성혜인이 대답하기도 전에 겨울이가 '멍' 짖으며 먼저 대답했다. 마치 반승제에게 대답하는 듯했다.

반승제는 가볍게 웃고는 그대로 떠나가 버렸다.

성혜인은 부끄러워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그대로 자리에 굳어있다가 고개를 숙여 겨울이를 쳐다봤다.

“널 부른 것도 아닌데 왜 짖은 거야.”

성혜인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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