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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찔려?

하진희는 눈썹을 찌푸렸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앞에 앉은 이 씨는 못 봐주겠는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임 씨 다리도 안 좋은데 앞으로 두 시간은 족히 걸어야 할 거야. 진희는 친구 오토바이 타고 가도 되잖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진희가 반박했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피부가 아플 지경인데 오토바이에 앉고 싶지 않아요. 제 친구는 늙은이랑 같이 타는 걸 안 좋아해서 그냥 가라고 했어요. 아버님 몸은 항상 좋았어요. 많이 걸으면 운동도 되고 좋죠. 그러니까 아저씨, 운전해 주세요.”

이 씨는 화가 났지만 임동원이 이미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니 뭐라고 할지도 몰랐다.

임동원은 뜨거운 햇빛에 따가워서 어지러웠지만 더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기도 어려웠다. 그냥 걸어갈 셈이었다.

하늘에 리조트에 도착한 성혜인은 차에서 내려 뒤따라 들어오는 차를 보았다.

책임자 몇몇이 차에서 내리고 마지막으로 하진희가 내렸다.

하진희는 반승제를 보고는 놀란 나머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는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게다가 기품도 흘러넘쳐 정장을 입은 모습이 묘하게 섹시하면서 도도했다. 이런 사람과 함께한다면 그 어떤 대가도 아깝지 않았다.

하진희는 마음이 급해 반승제의 앞으로 다가갔다.

“반 대표님이시죠? 안녕하세요. 서천에 온 걸 환영합니다. 사실 서천에 아름다운 곳이 여러 곳 있는데 괜찮으시다면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그러는 김에 밥도 한 번 사고요.”

하진희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반승제에게 향했다. 숨길 마음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반승제의 표정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책임자들이 서로 눈치를 보더니 하진희를 끌어내렸다.

하진희는 발버둥 치며 물었다.

“뭐 하는 거예요! 반 대표님이랑 대화하는 것도 안 돼요? 아까는 반 대표님이 오늘 하루 서천에 있을 거라고 얘기했잖아요. 내가 서천 주민으로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데 왜 막아요!”

하진희의 탐욕스러운 시선은 20억이 넘는 차에 머물렀다가 또 반승제의 얼굴에 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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