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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저 좀 태워주실 수 있을까요

성혜인은 그대로 오후까지 자버렸다. 일어나니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미친 듯이 울리는 핸드폰을 급히 집어 든 성혜인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외숙모 이소애가 건 전화였다. 이소애이 다급하게 물었다.

“혜인아,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아서 걱정했어.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니? 외삼촌더러 널 찾으러 가라고 하려던 참이었어.”

성혜인은 부재중 통화를 확인했다. 다섯 통이나 걸었으니 이소애가 걱정할 만도 했다.

“전 괜찮아요. 어제 너무 늦게 잤더니 피곤해서 못 들었나 봐요.”

이소애는 그제야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럼 오늘 어머니 제사는 갈 거니?”

“네, 이미 일어나서 씻었어요. 이따가 향만 사가면 돼요.”

“향은 이미 외삼촌이 샀어. 외삼촌보고 네가 머무는 곳에서 기다리라고 할게. 일어나면 외삼촌이랑 같이 와.”

성혜인은 전화를 끊은 지 5분도 되지 않아서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나가서 임동원과 만났다.

임동원은 산 물건을 성혜인에게 건네주면서 얘기했다.

“외숙모가 그러는데 네가 어제 늦게 자서 피곤하다며. 내가 운전할 테니 조수석에 앉아서 조금이라도 자.”

“고마워요, 외삼촌.”

조수석에 탄 성혜인은 짙은 휘발유 냄새를 맡았다. 임동원은 이 차를 오랫동안 운전하면서 깨끗하게 관리했다고 해도 휘발유와 가죽의 냄새는 빠지기 어려웠다.

목적지에 도착 한 그들은 산 물건들을 가지고 차에서 내려 무덤을 찾아냈다.

성혜인은 해마다 꼭 오곤 했다. 가끔 일이 있을 때는 며칠 전이나 후에 오기도 했다. 하지만 성혜인은 그녀의 어머니가 이 이유로 그녀를 탓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최근 성씨 가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해 보면 기분이 좋지 않아 엄마한테 꼭 얘기하고 싶었다.

외삼촌은 멀지 않은 곳에서 성혜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덤 주위는 깔끔하게 정리된 흔적이 있었다. 성혜인은 쪼그려 앉아서 열심히 향을 태웠다.

향을 다 태운 성혜인은 눈을 가볍게 비비고 임동원의 곁으로 왔다.

“외삼촌, 이제 가요.”

담배를 피던 임동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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