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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털 알레르기

한지은은 영악한 여자다. 반승제가 제원에 돌아온 이후 줄곧 호텔에서 묵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와의 사이가 좋지 않아 한 달에 몇 번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부잣집 부부가 이렇게까지 소원해진 상황이라면, 한지은이 BH그룹의 며느리와 마치 아는 사이처럼 거짓말을 하더라도 반승제는 그대로 믿을 것이다. 성혜인을 골탕 먹일 수만 있다면 이쯤이야.

발걸음을 우뚝 멈춘 반승제의 미간에 미세한 경련이 일어났다.

명목상의 ‘아내’라는 그 사람에 대한 반감이 더 생겨났다. BH그룹의 며느리라는 이유로 밖에서 콧대를 세우고 다닌다는 말 아닌가.

“페니 씨가 힘들게 하는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저희 대표님께 디자이너 변경 요청하세요. 예전에도 고객의 부인이 회사까지 찾아와 페니 씨 대신 다른 사람으로 바꿔 달라고 하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한지은의 말에서 진심이 우러났다.

반승제는 그저 무심히 그녀를 한 번 쳐다볼 뿐이었다.

“네.”

그는 단답으로 한 마디를 남기고 그대로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계속 그의 뒤를 쫓아가기 난감해진 한지은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뭐, 어쨌든 이간질은 성공이네.’

반승제가 성혜인에게 불만을 갖게 된다면 작업실에서 성혜인을 대신할 자격이 되는 사람은 과연 누구겠는가?

한지은은 마음이 울렁거렸다. 자신에게도 기회가 생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반승제 앞에서 얼굴만 몇 번 더 비추면...”

이제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사라지는 반승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한지은의 뺨이 붉어졌다.

한편, 성혜인은 얼마나 많은 유언비어가 반승제의 귀에 들어갔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원반을 집어 하늘 높이 던졌다. 그러자 겨울이가 잽싸게 달려가 입으로 물어 성혜인에게 돌아와서는 그녀의 다리 곁을 맴돌았다.

“보채기는.”

성혜인은 겨울이의 머리를 툭 쓰다듬어 주고 다시 한번 원반을 던졌다.

그때, 원반을 던진 방향에서 누군가가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놀란 성혜인이 황급히 소리쳤다.

“겨울아. 돌아와!”

하지만 이미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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