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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사람 미치게 만드네

유독 남녀 사이의 일에 관해서 눈이 어두웠던 혜인은 승제의 말뜻을 알아채지 못하고 오히려 당당하게 대답했다.

“응당 제가 해야 할 일인걸요.”

승제는 아무 말 없이 숨이 막히는 것을 막기 위해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뚜뚜...”

갑작스레 통화 종료 소리가 울려 혜인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내가 무슨 말을 잘못 했나? 정말 성질머리하고는,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늦은 밤.

승제가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방바닥은 이미 소독을 마친 상태였지만, 그가 청소하는 사람에게 직접 침대는 거두지 말라고 얘기해둔 덕에 침대는 낮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예전 같았으면 침대 위도 전부 소독해달라고 부탁하던 승제였는데 말이다.

정장을 아무 데나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가려는데 어지러운 침대를 보자 승제의 머릿속에 문득 어젯밤의 일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베개에 늘어진 까만 머리카락은 그녀의 하얀 피부와 선명히 대비되었다.

두 번을 한 것도 모자라 그는 혜인을 창문 앞으로 데려가 한 번 더 시도했다.

창문턱에 걸쳐 밤 풍경을 훤히 들여다본 혜인은 놀라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입으로는 연신 “대표님.”을 외치면서...

이 창문은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로 되었기 때문에 밖에서 누군가 망원경을 갖고 본다 해도 절대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승제는 그 사실을 혜인에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다. 그녀가 긴장해 하는 모습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짜릿하게 스릴있는 기분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그제야 욕실로 들어갔는데 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세면대에 그녀를 품에 가둬두고 키스하던 장면이 또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혜인은 그의 셔츠를 입고 있었고 욕실 거울에는 그녀의 불그스름한 얼굴빛이 비쳤다.

승제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곧바로 찬물 샤워를 했다.

‘사람 미치게 만드네, 그 여자.’

샤워를 마치고 승제는 잠옷을 걸쳤다. 잠옷이 실크소재라 그의 완벽한 몸매가 더욱 두드러지었다.

그는 수건을 들어 젖은 머리를 마구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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