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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들킬까 봐 무서워?

그의 손길은 거침없었다.

놀란 혜인이 급히 일어나려는데 승제가 다시 눌러 앉혔다.

그녀는 가녀린 손가락으로 승제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아직 축축한 걸 보니 샤워를 마치고 나서 채 말리지도 않고 바로 나온 모양이었다.

혜인이 역시 금방 샤워를 하고 나온 것이었지만 그녀의 머리카락은 이미 거의 마른 상태였다. 어깨 뒤로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들 사이로 손바닥만 하게 작은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

그제야 그녀는 승제가 왜 경비실에 그렇게 말하라 부탁했는지 알 것 같았다.

승제는 혜인이 결혼한 몸인 줄 알기 때문에 이 집에도 분명 서민규와 같이 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까 분명 통화에서 서민규의 목소리도 들었으니까 말이다.

그 때문에 승제는 거짓말로 일부러 혜인을 지하주차장으로 유인해 말 그대로 서민규 몰래 은밀하게 사랑을 즐기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시간은 그다지 늦은 시간이 아닌 고작 밤 9시밖에 되지 않아서 언제든지 이웃들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었다.

불안했던 혜인이 그에게 무슨 말을 전하려는데, 승제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미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는 격렬한 키스를 퍼부어댔다.

키스가 너무 격렬해서 숨이 쉬어지지 않아 혜인이 버둥거리던 그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려 다급히 가서 확인하려 했다.

필연인지 우연인지,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서민규였다.

민규는 이선의 분부를 받았다. 이선 역시 지난번 민규가 승제의 커프스를 잃어버렸던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혜인과 그가 서로 괜찮은 관계인 것을 알고 민규에게 혜인이와 식사 약속을 잡으라 말했다. 다 같이 혜인을 달래주려고 말이다.

사실 이선은 이렇게 하면 혜인이가 반승제네 디자이너이니 자연히 그의 앞에서 BK사에 대한 좋은 얘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생활은 늘 눈치가 빨라야 하는 법이다.

많이 긴장했던 혜인은 벨 소리가 울리자 전화를 받아 이 상황을 잠시 멈추고 싶었다.

그러나 더욱 큰 손이 그녀보다 빨리 핸드폰을 잡았고 그대로 꺼버렸다.

고요했던 차 안은 두 남녀의 거침 숨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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