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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내 남자를 숨겼어

성혜인은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아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내일 서천으로 가야 하니 오늘 어디에서 묵든 다 상관없었다. 굳이 포레스트로 가 반승제의 눈을 피해 다닐 바에는 로즈가든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성혜인은 로즈가든에 도착해 따뜻한 물에 씻고 나와 휴식을 취하려 했다. 그때, 바깥에서 누군가가 문을 부실 듯이 두드렸다.

미간이 절로 좁아졌다. 문 앞에 도착해 보니 밖에 서 있는 사람은 임남호와 얽힌 그 여자였다.

여자는 오늘 민낯이었지만 두툼한 눈썹과 아이라인 문신을 해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야, 이 나쁜 년아! 문 열어!”

여자는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두드렸다. 당장이라도 문을 뚫고 들어올 기세였다.

하지만 이 튼튼한 문이 망가지는 것보다 민원 신고를 받는 게 더 빠를 것이다.

맞은 편에 살던 최효원은 계속되는 소음에 잠에서 깼다.

잠옷을 걸친 채 나온 최효원은 문밖에서 분에 찬 여자를 확인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뭐 하는 거예요?”

“이 년이 제 남자를 숨겨서 그래요!”

그녀의 말에 최효원은 눈을 반짝였다. 성혜인의 집 현관문을 바라보는 그녀의 입꼬리가 살포시 휘었다.

‘경헌이와 대표님으로 모자라 다른 여자의 남자까지 꼬셨어?’

최효원은 이 상황을 녹화하면서 여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쪽 남자를 뭐 하러 숨겨요?”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여자는 힘껏 문을 두드렸다.

“내가 어떻게 알아요! 이 년, 자본주도 있다니까요. 아주 나쁜 년이에요!”

여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들을 서슴치않고 뱉었다.

성혜인은 당연히 문을 열지 않았다. ‘적당히’를 모르는 이 여자와 정말 싸운다면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성혜인은 경비실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여자 역시 입주자이기 때문에 경비실에서도 강경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

한편, 최효원은 이 상황을 녹화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곧이어 임경헌에게 반희월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경헌아, 지난번에 어머님 뵈었을 때 좀 당황했던 것 같아. 어머님과 대화해 보고 싶어.”

최효원은 임경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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