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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연기 그만해

반승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그의 얼굴에서 냉기가 느껴졌다.

유경아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불안해하며 그들의 뒤를 따랐다.

“회장님, 사모님께서는 해열제 먹고 잠에 들었어요.”

하지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태승은 성혜인의 방문을 열라고 명령했다.

유경아는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옆으로 비켜섰다.

반태승은 반승제를 매서운 눈초리로 흘겼다.

“안 들어가고 뭐 해? 예전에 나한테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 전부 거짓말인 게냐?”

반승제는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반태승이 오늘 누구의 전화를 받고 포레스트까지 찾아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성혜인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입을 떼기도 전에 문이 닫혀버렸다.

표정이 어두워진 반승제는 눈빛마저 싸늘해졌다.

반태승은 유경아에게 문을 잠그도록 시켰다. 유경아는 차마 말리지 못하고 문을 잠갔다.

문을 사이에 두고 반태승은 방안을 향해 말했다.

“승제야, 안에서 혜인이를 잘 보살피거라. 너희 각방 쓰고 있는 게 확실한 것 같구나. 혜인이가 머리를 들고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못살게 굴다니! 앞으로 날 속일 생각 마라. 혜인이가 널 위해 거짓말까지 하고, 얼마나 착해! 오늘 밤 밖으로 나올 생각 말고 같이 자!”

방 안. 반승제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굳게 닫힌 문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당장이라도 베일 것처럼 날카로웠다.

침대에 누워있던 성혜인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긴장한 탓에 손바닥이 땀으로 젖었다.

반태승이 반승제와 같은 방안에 가둬버리는 방법까지 쓸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성혜인은 조용히 이불로 자신의 머리를 바람 들 틈도 없이 꽁꽁 싸맸다.

반승제는 픽 조소를 뱉으며 싱글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그리고 침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연기 그만해.”

그의 말투에서 혐오감이 느껴졌다.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침대를 응시했다.

할아버지가 찾아오도록 일부러 아픈 척하는 것이라 확신했다.

이제 반승제까지 온 마당에 머리는 숨겨서 무얼 하겠는가?

반승제는 얇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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