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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넌 충분히 자격 있어

한밤중이 되어서야 수액 주입이 끝났다. 성혜인은 바늘을 뽑았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때, 정신이 든 반승제가 눈을 떠 성혜인을 바라봤다.

“대표님, 깨셨어요?”

반승제는 목소리가 잠긴 느낌이 들었다. 천장을 한 번 쳐다보고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병원이야?”

“네. 열이 났어요.”

“넌 왜 여기에 있어?”

“가족이 여기에 입원해 있어서요. 마침 대표님을 봐서 와봤어요. 좀 괜찮아요?”

약 기운이 떨어져서인지 등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도 이제 몸이 참을 수 없이 뜨거운 것은 아니었다.

그 덕에 마음은 한결 가벼웠지만 할아버지가 한 행동을 떠올리는 순간 표정이 어두워졌다.

BH그룹의 바쁜 업무라는 핑계는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 할아버지는 어떻게든 그 여자와 아이를 가지도록 요구할 것이다.

반승제은 차가운 콧방귀를 뱉었다.

그의 웃음소리만으로 성혜인은 할아버지가 반승제를 제대로 건드렸다는 것이 느껴졌다.

반승제는 휴대폰으로 심인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씨 집안에서 오늘 할아버지께 연락한 적이 있는지 좀 알아봐 줘요.”

지난번에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도 이런 일을 벌인 거라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이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심인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대표님, 회장님께 전화한 이력이 있습니다.”

반승제의 안색이 무서울 만큼 어둡게 변했다.

“당분간 SY그룹 운영 못 하게 해요.”

지난번에는 정을 생각해서 봐줬는데, 너무나도 뻔뻔한 성씨 집안이다.

성혜인은 그의 옆에 앉아 차갑다 못해 증오심이 느껴지는 그의 지시를 듣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해명도 할 수 없었다.

성휘는 반태승에게 전화를 하기 전에 이런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미리 예상했어야 했다.

반승제는 성씨 집안이 갖고 놀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전화를 끊은 반승제가 성혜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성혜인은 무표정으로 그에게 물음을 던졌다.

“물 드실래요?”

그녀의 눈빛이 맑게 반짝였다. 반승제의 가정사에 전혀 관심 없는 모습처럼 보였다.

“응.”

성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반승제에게 물을 가져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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