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5화 이런 걸 얼빠라고 하는 거야

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승제의 감정 변화에 예민했던 심인우는 차 안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 크게 와 닿았다. 차 안의 공기는 조금 전처럼 차갑지 않았고, 심인우는 드디어 조금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기억을 되짚어 보니 반승제에게 뻔뻔하게 들이대던 여자들은 전부 제원에서 사라졌다. 오늘 아침에 만난 여자도 사라지기까지 멀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반승제의 기분이 풀린 덕분에 회사 임원은 고생이 덜할 듯했다.

성혜인은 반승제의 차가 멀어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꿇어앉아 겨울이와 시선을 맞췄다. 겨울이와 함께 보낸 시간이 이렇게나 많은데, 더 자주 보는 강민지에게도 보인 적 없는 열정을 반승제에게 보인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혹시 겨울이가 암컷이라 승제 씨의 얼굴에 반한 건가?’

성혜인은 겨울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반승제의 얼굴은 그녀조차도 그림에 담아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으니까.

“겨울아, 이런 걸 얼빠라고 하는 거야.”

산책을 끝내고 돌아온 성혜인은 마침 포레스트로 들어가는 백연서를 발견했다. 백연서는 같이 살고 있는 반승제와 성혜인이 걱정되는지, 두 사람의 방이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시름을 놓았다.

“회장님이 너한테 또 선물을 보냈다며?”

반태승은 자신이 한 일을 숨길 생각이 없었기에 집안사람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혜인에게 소식을 알려준 사람은 없었다. 그녀를 집안사람으로 여기는 이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백연서는 자기 아들이 바람을 피웠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녀는 한때 윤단미와 윤씨 집안을 결사반대했다. 하지만 성혜인과 결혼한 반승제가 3년이나 집을 떠나고 나니, 차라리 윤단미를 받아들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백연서는 줄곧 성혜인에게 반승제를 넘보지 말라고 일렀고, 바람을 피웠다는 소식이 희소식으로 느껴졌다. 만약 반승제가 윤단미에게 흥미를 잃었다면 다른 여자를 소개해 줄 수도 있었다. 제원에는 수많은 여자가 있었고, 대부분 성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