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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구경할 준비

성혜인의 태연한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치더니 머뭇거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아, 네. 한두 번 정도는...”

‘이런 레스토랑에 한두 번밖에 못 와봤다는 소리인가?’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남의 집안일이기 때문이다.

반승제의 손가락은 자연스레 식탁 위에 놓여 있었고 무심한 듯 흩어져 있는 장미 꽃잎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뤘다. 성혜인은 집안일마저 잊고 그의 손가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얀 손가락과 빨간 꽃잎이 이토록 조화로울 줄은 또 몰랐다. 번뜩 떠오른 영감에 그녀는 자기 전에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반승제는 말없이 자기 손가락을 바라보는 성혜인을 관찰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감탄으로 가득했다. 그가 마침 말을 꺼내려고 할 때,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오는 남녀를 발견했다. 남자는 다름 아닌 서민규였다.

서민규는 성혜인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함께 온 여자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자가 교태롭게 팔짱을 끼고 작은 스킨십을 하면 그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두 사람은 구석진 곳에 자리 잡았다. 그러고는 서로의 손을 만지작대며 가끔 웃음을 터뜨렸다. 서민규는 발그레한 얼굴로 꽤 즐기는 듯해 보였다.

여자는 서민규와 마찬가지로 BK 사의 직원이었다. 서민규는 부서에서 꽤 활발하게 일했지만, 단 한 번도 가정 형편에 대해 말한 적 없었기에 관심을 품고 다가오는 여자가 없었다. 요즘 같은 세월에서는 가정 형편을 우선시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숨기기만 하는 서민규는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졌다.

오늘 밤 여자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가 1억짜리 벤츠를 모는 서민규를 발견했다. 한 달에 몇십만 원밖에 못 버는 월급쟁이가 벤츠를 몰고 다는 걸 보면 분명히 가정 형편이 좋을 것이다. 어쩌면 제원에 부동산이 있을지도 몰랐다.

여자는 일을 핑계로 서민규와 함께 레스토랑에 왔다. 여자에게 먼저 대시를 받아본 적 없는 서민규는 이게 다 벤츠 덕분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평범한 생김새에 돈까지 없는 그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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