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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9화 누가 장난치는 거야

설의종의 몸은 아직 회복 중이어서 지금까지 반승제와 정식으로 만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설우현의 말을 들은 반승제는 내심 불안했다. 특히 성혜인과 이혼했던 사실은 설씨 가문 누구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반승제는 지금이라도 설우현을 내쫓고 싶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설의종의 전화가 먼저 걸려왔다.

그날 반승제가 퇴근 후 집에 도착했을 때 마침 설우현이 설의종과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몸 상태는 괜찮으세요? 정말 오셔도 괜찮겠어요?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네, 알았어요. 언제 도착하시는 건가요? 제가 마중 나갈게요. 혜인이는 출산 예정일이 두 달 후라 직접 나가는 건 힘들 것 같아요. 요즘 집에서 잘 쉬고 있으니까 도착하시면 일단 여기에 있는 집에서 쉬세요. 그 후에 네이처 빌리지로 오시면 될 것 같아요.”

설우현은 반승제에게 잠시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깜짝 놀라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화를 끊자마자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인어른이 오신다고요? 언제요?”

설우현은 순간 멈칫했다. 반승제가 전화를 엿듣고 있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상했다.

“내일 오후 6시쯤. 미리 마음의 준비나 하세요.”

이 소식에 반승제는 저녁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설의종이 자신을 책망하러 오는 게 아닌지 불안해했다.

성혜인도 설의종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반승제가 너무 긴장하는 모습을 보고 다독였다.

“너무 걱정하지 마요. 아버지가 당신을 잡아먹으러 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나 반승제는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가정부들에게 집 안 구석구석을 대청소하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겨울이와 흰둥이까지 깨끗이 씻기고 겨울이에게는 털 손질도 시켰다.

성혜인은 그 모습을 보고 너무 과장된 게 아닌가 싶어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자신을 아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성혜인은 정원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가지치기를 한 후 퍼지는 풀 향기를 맡았다. 반승제는 그녀 옆에 서서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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