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99화 신경 쓰지 마

“알았어, 언니.”

강연지의 목소리에는 실망감이 묻어났다. 그 말을 들은 강민지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어릴 때부터 이 사촌 동생과는 각별한 사이였다. 이번 강씨 집안의 몰락에 삼촌 강상태도 큰 원인을 제공했지만 그렇다고 강연지와 완전히 등을 돌릴 수는 없었다.

강연지는 어릴 때부터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좋아했다. 번지 점프, 레이싱, 스케이트 등 무엇이든 잘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흥미롭게 여겨지는 수준이었다.

“돈은 네 카드에 넣어뒀으니까, 알아서 써. 삼촌 일에는 더 이상 신경 쓰지 마.”

신예준과 협력하다가 배신을 당해 강상태의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상태는 강연지를 자주 때리기도 했고 심지어는 강연지가 친딸이 아니라고 의심하기까지 했다.

강상원에게는 오직 강민지라는 딸 하나뿐이었다. 강연지도 집안의 유일한 자식이었다. 그런데 이제 강상태는 외부에 사생아가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강상태는 강민지에게도 전화를 했지만 강민지는 그가 신예준과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지야, 삼촌이 밖에 아들이 있다고 말하던데, 넌 혹시 알고 있었어?”

강연지는 잠시 침묵했다. 그 순간 강민지는 뭔가 복잡한 일이 있음을 직감했다.

“연지야?”

“언니, 이 일은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앞으로는 우리 서로 연락 자제하자. 언니가 잘해준 거 기억하고 있어. 그런데 신예준이 나한테 경고 문자를 보냈어. 언니, 이만 끊을게.”

강민지는 초조했지만 이미 전화가 끊겨 있었다.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다는 음성이 들려왔다. 강연지가 차단한 걸까?

강민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연지가 자신에게 해를 끼칠 마음이 없다는 것은 확신했다.

한숨을 내쉬며 강민지는 이제 자신도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정도까지 도와줄 수밖에 없었다.

설날 아침, 강민지는 오후 4시까지 밖을 떠돌아다녔다.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