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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8화 결국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성혜인은 이 모든 일이 한시라도 빨리 끝나고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느꼈는지 반승제는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성혜인은 그의 손을 꼭 잡고 잠시 망설이다가 몰래 준비해 두었던 반지를 그의 손가락에 끼웠다.

반승제가 그녀에게 여러 번 반지를 선물했지만 성혜인은 그에게 준비해 준 적이 없었다.

이번에 그가 실종되었던 동안 그녀는 일부러 반지를 맞췄다.

전에 반승제가 선물한 반지는 청혼 반지였지만 성혜인이 준비한 것은 결혼 반지였다.

그녀는 그 반지를 그의 손가락에 끼우며 생각했다. 당시 그녀가 미스터 K(진세운)에게 납치되었을 때 그가 준 반지 덕분에 잠시나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고.

이번에도 그녀는 자신이 준 반지가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주기를 바랐다.

다음 날 아침, 백겸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중 선두에 선 사람은 사라 박사였고, 다른 사람들은 반승제를 옮겨갔다.

배현우 역시 손목에 수갑을 찬 채로 끌려갔다. 거실 문을 나서기 직전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성혜인을 깊이 바라보았다.

성혜인은 그가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것 같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눈을 한 번 깜박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걱정되어 그들을 자동차 옆까지 따라갔다. 그녀는 반승제가 조용히 차 안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갑자기 가슴이 아려왔다.

“배현우 씨.”

성혜인은 갑자기 말을 꺼냈고,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승제 씨를... 보호해 줄 수 있나요?”

이 말이 무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배현우도 이 모든 일의 피해자일 텐데.

그가 말했던 것처럼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저 정체도 없는 불쌍한 존재였다.

배현우는 이 말을 듣고 순간 쓴웃음을 지었다.

성혜인은 자신이 잔인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숙였다.

“내가 헛소리했네요. 당신도 무사히 살아남길 바랄게요.”

배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그녀를 더 이상 보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그의 눈가가 붉어졌다.

반승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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