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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5화 어쩐지 애당초 자기 손으로 아내를 떠나보내더라니

말을 마친 원진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다시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토록 완벽하던 그도 당시연 앞에만 서면 한없이 멍청해지는 것 같다.

당시연은 원래 원진에게 음식을 집어주려고 했지만 원진의 말에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두 사람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분위기는 일순간 침묵으로 변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성혜인은 반승제의 인정이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갚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성혜인은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배를 슬쩍 어루만졌다. 그리고 원진의 농담거리를 지켜보고 있던 반승제는 그녀의 이 동작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바로 그녀를 부축해주었다.

“어디 아파?”

“조금요. 바람 쐬러 나가고 싶어요.”

“내가 부축해줄게.”

그렇게 두 사람은 일어나서 함께 룸을 나섰다.

그들이 떠나자 룸 안에 남겨진 두 사람은 더욱 어색해졌다.

원진은 당시연에게 차 한 잔을 더 따라주었다.

당시연은 눈앞에 나타난 훤칠한 손가락을 쳐다보며 추억에 잠겼다.

원진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큰 키에 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고 안색이 약간 병적인 느낌이 드는 것을 보아 명백한 영양실조였다.

그 후 1년 동안 꾸준히 몸조리한 후에야 비로소 회복할 수 있었다.

“진아, 수능 끝나고 왜 인사도 없이 갔어? 혹시 우리 부모님이 너 곤란하게 하셨어?”

“아니에요.”

이번에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그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원진이 천천히 앞에 놓인 잔을 쥐어 잡았다.

시연 누나라는 말은 아무리 노력해도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묵묵히 원진을 지켜보던 당시연은 입꼬리를 올리고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나 다 쓰다듬은 뒤에야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동작에 충격을 받았고 곧이어 원진은 이미 24살의 성인 남자라는 것을 떠올리며 어색하게 손을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쓰다듬어주는 게 익숙해서... 그때 우리 부모님과 심하게 싸우며 듣기 싫은 말들이 오갔는데 아직 너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못 했네. 어렵게 연락처를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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