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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9화 아직도 내 능력을 못 믿겠어?

“됐어요.”

이 집의 남 주인과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은 또 처음이라 도우미는 전전긍긍하며 털을 말리기 시작했다.

아리는 아직 어린 강아지라 털을 말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털을 다 정리하자 서주혁은 바로 아리를 데리고 나가 아리에게 강아지 이름표를 달아주었다.

하지만 아리는 아직 너무 작은지라 이름표 하나를 달았을 뿐인데 걷는 것조차 영향을 받았다.

하여 서주혁은 침실 모퉁이에 이름표를 다시 내려놓고 아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밤중에 서주혁은 아리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었다.

재빨리 침대 머리맡의 불을 켜보니 아리는 자신의 따뜻한 보금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 침대 밑에 웅크리고 있었다.

순간 마음이 급해진 서주혁이 아리를 들어 올려 이리저리 흔들어보았다.

그러나 아리는 눈을 뜨지 않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서주혁은 너무 놀라서 즉시 수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방문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이윽고 무슨 생각이 난 것인지 또 서둘러 트렌치코트를 입기 시작했다.

“아닙니다. 그냥 제가 지금 갈 테니까 병원에서 기다려주세요. 약 같은 것도 갖춰두시고요.”

그는 급한 대로 옷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한쪽에 놓여있던 목도리로 아리의 작은 몸을 돌돌 말고 바로 집에서 나가 차를 탔다.

운전기사를 부를 겨를도 없이 서주혁이 직접 운전에 나섰다.

진료소에 도착한 건 10분 후였다. 그는 아리를 안고 빠른 걸음으로 진료소에 들어갔는데 안색은 세상을 잃은 것처럼 어두웠다.

수의사는 강아지에게 진찰을 해주고 또 여러 가지 실랑이를 한 끝에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주혁 씨, 강아지는 그저 악몽을 꾼 것 같습니다.”

아마 전에 익사할 뻔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잠을 자는 게 불안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몇 의사들이 서주혁을 쳐다보았는데 그는 안에 검은색 잠옷을, 그리고 겉에는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알려진 서주혁의 이미지는 항상 냉정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잔뜩 흐트러진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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