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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당신 미쳤어요?!

반승제는 말없이 휴대폰을 꺼버렸다, 마치 임경헌의 문자를 본 적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성혜인은 자신의 그림이 반승제 본인에게 전달됐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최효원이 만든 야식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할 준비를 했다. 겨울이도 얌전히 누워서 귀를 쫑긋거렸다. 성혜인은 최근 했던 일들을 생각하다가 금세 단잠에 빠졌다.

이튿날 아침, 성혜인은 아침밥을 먹자마자 바로 공사 현장으로 출발했다. 신이한 덕분인지 새로 뽑은 직원은 아주 빠릿빠릿했다. 성혜인이 디자인적인 지시를 내리면 금방 알아듣고 빠르게 공사를 해나갔다.

공사가 문제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난 성혜인은 재료 리스트를 꺼냈다. 서천에서만 만드는 옥단 장판 빼고는 전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녀의 인맥으로 비교적 싼 값에 거래할 수 있기도 했다.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옥단 장판이었다. 이를 위해 조만간 직접 서천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았다.

성혜인은 공사 현장에서 떠나기 전에 휴대폰을 확인했다. 어젯밤 집에 돌아가지 않았더니 수많은 전화가 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라도 자기 뜻을 밝혀야 했다. 안 그러면 집안에서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다.

2차 융자가 끝난 다음에는 반승제에게 아부할 필요가 없었다. 원래 하던 대로만 해도 회사가 잘 운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혜인은 부재중 통화를 못 본 척하고 출발하려고 했다. 이때 한지은이 갑자기 다가와서 창문에 노크했다.

한지은은 저번에 조희준과 바람을 피우다가 부인한테 잡힌 적이 있었다. 그의 부인도 만만한 사람이 아닌게, 한지은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려 그녀의 평판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요즘 양한겸에게도 찝쩍대지 못하고 있었다.

‘또 시비 걸러 온 건가?’

성혜인은 창문을 내리더니 덤덤한 말투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한지은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우리 회의하는 날이잖아요. 근데 제 차가 고장나서... 어차피 가는 길인 것 같은데 회사까지 데려다줄 수 있죠?”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차가 고장 났으면 택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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