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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제멋대로 무리하지 마

반승제는 성혜인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그녀를 부축하며 걸어갔다. 반승제를 성가시게 하고 싶지 않았던 성혜인은 그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성혜인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차가운 벽에 몸을 기댔다. 반승제는 혹시 몰라 그녀의 팔을 잡고 있을 뿐,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열리고 성혜인은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뒤지며 열쇠를 찾아냈다. 하지만 눈앞의 세상이 흔들리는 탓에 도무지 열쇠 구멍에 꽂아넣지를 못했다.

반승제는 어쩔 수 없이 열쇠를 받아 들고 대신 꽂아 줬다. 문이 열리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성혜인의 집 안을 보게 되었다. 깔끔한 현관에는 여자 신발 몇 개만 놓여 있을 뿐, 남자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반승제는 의아한 표정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집안에서는 강아지의 소리가 들려왔다. 진작부터 열쇠 소리를 들은 겨울이는 꼬리를 흔들며 달려 나왔다. 반승제를 발견한 그는 더 신이 나서 재롱을 부렸다.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겨울이와는 초면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대표님... 죄송하지만 저를 소파로 데려다줄 수 있을까요?”

정신없었던 성혜인은 겨울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고 애절한 눈빛으로 반승제를 쳐다봤다. 일부러 그의 곁으로 와서 배를 까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재롱을 부리는 모습에 반승제도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소파 앞으로 온 성혜인은 그대로 꼬꾸라져 버렸다. 나른한 재질의 소파에 부딪혀도 다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반승제는 붙잡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말없이 성혜인의 집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 된 집안에는 남자의 흔적이 하나도 없었다.

‘남편이랑 따로 사는 건가? 아니면 이사를 마저 안했다던가... 그래도 현관에 신발 하나 없는 건 이상한데.’

“멍멍멍!”

겨울이가 반승제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주의를 끌었다. 그러고는 자기 얼굴을 그의 다리에 비비적댔다.

반승제는 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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