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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가짜 남편 찾기

다음 날 아침. 성혜인은 반승제가 밖에 나가고 나서야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강민지와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민지야, 사람 좀 한 명 찾아 줘. 잠깐 내 남편인 척할 사람이 필요해.”

마침 커피를 들이키던 강민지는 하마터면 다 뱉을 뻔했다.

“콜록콜록...”

그녀는 기침을 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혜인을 쳐다봤다.

“아직까지도 반승제가 네 얼굴을 모르는 거야?”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양손으로 앞에 있던 커피잔을 쥐었다.

그녀에게 반승제는 대표이자 자본주였다.

하지만 매일 밤 그와 함께 보냈던 그날 밤이 떠오르는 걸 보면,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너무 격렬해서 조금 다친 것만 빼면 반승제의 테크닉은 사실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다.

게다가 30초 정도의 짧은 입맞춤이었지만 목구멍에서 뻗어 나온 갈고리처럼 자꾸만 심장을 후벼 팠다.

성혜인은 계속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억눌렀기 때문에 반승제의 눈빛을 봐도 아무렇지 않았다.

네이처 빌리지의 공사를 끝내고 그 여자도 귀국해 반승제가 반태승에게 제대로 해명하고 나면 성혜인의 임무는 끝이 난다.

성혜인은 반승제와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녀의 마음속에도 비밀이 있으니까.

강민지는 한동안 놀란 얼굴로 넋이 나가 있었다. 성혜인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깨닫고 난 후, 머릿속으로 후보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성혜인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고급스러운 강민지를 쳐다봤다. 손톱까지도 매일 전문가의 케어를 받는 데다 비싼 액세서리와 가방까지... 어떻게 봐도 일반 가정의 딸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부잣집 딸처럼 보였다.

하지만 신예준은 강민지와 사귀고 나서 지금까지 강민지가 계속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알고 있다. 너무 순진하다.

성혜인과 강민지는 자란 환경이 다르다. 성혜인은 학교에서 그런 어려움을 겪고 난 후 직장을 찾고 나서도 온갖 사람들을 다 마주해야 했다. 그렇다 보니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편이다.

이와 반대로 강민지는 상아탑에서 나온 공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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