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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심장을 움켜쥔 것처럼

불러보았지만 그녀 앞의 남자는 소파에 머리를 기댄 채 잠에 든 것 같았다.

성혜인은 한숨을 돌렸다. 그녀를 무시한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무시당한 것이었으면 매우 어색해졌을 것이다.

반승제가 잠에 들었으니 오늘 일을 해결하기는 틀린 것 같았다. 성혜인은 몸을 일으켜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그의 열린 셔츠에 시선이 닿았다. 담요라도 덮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요를 덮어주려 허리를 숙인 순간, 반승제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두 사람의 거리는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그의 얼굴을 마주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금은 느낌이 달랐다.

그러다 뜨거운 감촉이 입술 끝에 닿자 성혜인은 동공이 커지고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입술 끝에 닿았던 감촉이 점점 입술 안쪽을 파고들려고 했다. 곧 이어 반승제가 성혜인의 입술을 완전히 머금었다.

마치 촉수가 그녀의 심장을 움켜쥔 것 같았다.

성혜인은 놀라서 허리를 곧게 폈다.

반승제는 소파에 기댄 채 다시 눈을 감았다. 마치 조금 전 일어난 일이 꿈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아마도 술기운 때문인지 성혜인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재빨리 담요를 반승제 몸 위에 덮어준 채 황급하게 떠나버렸다.

문이 닫히던 순간, 반승제는 술기운에 약간 풀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여전히 꿈속인 줄 알고 다시 눈을 감았다.

성혜인은 호텔 밖으로 뛰쳐나와 차가운 밤바람을 조금 쐬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다.

손을 든 성혜인은 가볍게 입술 끝을 만졌다.

저번에 게임에서 키스를 30초 했었다.

이번에는 그저 4, 5초 정도 였을뿐인데 저번보다 더욱 생생한 감촉이 오래도록 남았다.

성혜인은 이마를 짚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저 반승제가 내일 깨어났을 때 이 일을 기억하지 말기를 빌었다.

성혜인은 단지 담요를 덮어주고 싶었을 뿐인데 술에 취한 반승제가 성혜인이 자기를 덮쳤다고 생각할까 봐 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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