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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깊이 뿌리를 내리는 듯했다

반씨 저택을 나서자 반희월이 반승제를 따라와 한숨을 내쉬었다.

“승제야, 네 할아버지가 이렇게 화를 낼 줄은 몰랐다. 미안해.”

“고모, 괜찮아요. 이건 저랑 페니의 일이에요.”

페니 얘기를 듣자 반희월의 표정이 식어버렸다.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채찍질도 당했으니 페니 양과는 인제 그만 헤어져라. 아니면 네 할아버지가 더 화가 나면 페니 양한테도 불똥이 튈지도 몰라.”

“고모,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반희월을 알고 있었다. 더 얘기했다가는 복잡할 것 같아서 그저 입을 다물었다.

반승제는 차에 올라탔지만 등을 대지 못하고 앉아있었다.

등이 아프긴 했지만 꽤 참을 만했다.

하지만 이때 성혜인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반 대표님, 저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밤 오시나요?”

반승제는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있었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삐질삐질 나고 있었고 입술도 창백했다.

“응.”

담담한 말투로 대답한 그가 전화를 끊었다.

성혜인도 안심하고 호텔 방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십여 분이 지난 후, 반승제가 엘리베이터 입구에 나타났다.

성혜인은 한숨을 돌리고 그를 향해 인사를 했다. 그리고 찾아온 이유에 대해 말하려고 했다.

“반 대표님, 제가 말하려는 건 반희월 여사님과 관계된 일입니다.”

반승제는 그녀 앞에 가서 그녀를 보지도 않고 카드로 문을 열었다.

성혜인은 그를 따라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옅은 피 냄새를 맡은 그녀가 눈썹을 찌푸렸다.

'반승제의 상처는 이미 나았을 텐데 피 냄새는 어디서 나는 거지?'

반승제가 방으로 들어가 자연스럽게 외투를 벗으려다가 성혜인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멈칫하더니 그대로 소파에 앉아버렸다.

“고모가 네 계약들을 망쳐놨다?”

어젯밤의 일을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키스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성혜인은 별로 큰 감흥이 없었다. 그저 반승제가 그녀를 술에 취한 사람을 상대로 키스하는 변태로 볼까 봐 걱정될 뿐이었다.

하지만 반승제가 먼저 얘기하지 않는데 그녀가 먼저 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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